5만원에 친구 하나 손절한 기억
손절인지 익절인지 모르겠지만
서울에서 막 취직해서 원룸 보증금 + 월세 + 기타 비용들로 월급이 다나가고 식비도 쪼들려서 살 때였음.
그 때 간만에 연락와서 돈 빌려달라는 친구가 있었음.
난 돈 빌려주는 것에 별로 인색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이유가 뭐냐고 간단히 물어보고 빌려줬지.
뭐 여자친구랑 여행가는데 지가 내는 돈이 하나도 없어서 밥은 자기가 대접하고 싶대나?
'언제까지 갚겠다고 하면서 자기도 돈 들어올데가 무조건 줄 수 있다' 말을 하길래 그 때까지는 남은 돈으로 식비도 해결할 수 있겠다 싶어서 빌려줌.
물론 나도 돈이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남은 돈이 이것 뿐인데 너가 그 날짜에 반드시 갚을 수 있다 하니 빌려주는 것이라고 언질도 하면서 빌려줌.
약속의 시간이 됐는데 이 새끼가 뭐 아직 돈을 못받았다고 1주일만 더 달라더라고.
그래 1주일 시발 내가 좀 그지같이 먹으면 되지 하고 버텼슴.
그 1주일이 또 됐는데 연락을 씹더라.
그 때 든 생각이 아 난 그냥 5만원만도 못한새끼구나 싶더라고
여기서부터는 돈이 문제가 아니었음.
연락 받을 때까지 했지. 받더라.
추궁을 했지 너가 약속한 기한을 넘어서 기한을 연장해줬는데도 왜 내 연락 일부러 받지도 않고 씹냐고 했더니
받을 돈이 있다고 했던 그 돈으로 지 생활비를 해결했더라? 시발?
거기서 개지랄떠니까 신기하게 돈이 또 나오더라. 돌려막기 한 것 같은데
그 때 이후로 어중간하게 친한 얘들한테는 돈 절대 안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