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다 개집형들께 고민상담
kV8BFh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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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1 08:07
이 글은 그냥 내가 삘받아서 쓰는 글임.
어쩌면 남들이 보기에 복받은 놈이 팔자 좋은소리 한다고해도
사실 할 말은 없음.
그러니까 음씀체로 씀.
내 나이 20대 후반...
우리나라 중산층과 비교해서 평범하지 않은 집안에서 태어나서
어릴때부터 내가 누릴 수 있는건 다 누리며 살아왔음...
철없을 시절, 부모님이 얼마나 치열하게 세상을 살아가시는지
세상을 좀 일찍, 그리고 비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됨...
그때부터였을까...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은 한가지 길이 아니고 무수히 많다는것,
성공이란 것이 어떠한 금전적인 가치나 사회적 지위에 기반하지
않는 다는것도 알게 됐지만
누군가에게 지는것은 수치였고, 남들보다 뒤쳐진다는 것은
용납할수 없는 일이 되어버림...
그 중에서 나는 공부가 가장 보편적이고
리스크가 적으며, 남들보다는 조금 나은 삶을 보장해준다고 믿게 되었지...
그래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그리고 쿨하게 감내하며
또 누릴 수 있는 특권을 누리며 학창시절을 보냈어...
어쩌면 내 삶에서 가장 빛날 시절이었지...
모두가 부러워 할만한 고등학교를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고,
세계적으로 나름 알아주는 대학교를 조기졸업했고
그리고 이름만 대면 알아주는 유수의 기업에 당연스레 취직도 했음
또래보다 더 높은 연봉, 회사의 이름으로 높아지는 내 사회적 지위
그리고 더 이상 또래 여자애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언제든지 만날 수 있어졌지...
그때부터였을까,
난 미래에 무엇이 되어있을까?
어떤 사람이 되어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역할을 하게될까? 하고
노력하던 마음이 내 속에서 사라져버렸어...
지금의 나는 이미 어떤것으로 정의해야 할 지 모르는 누군가가
되어버렸고, 10년 20년 후의 미래도 이 곳에서 머물면 자연스레 따라오는
결말이 정해져있는 소설의 한 장면을 살아가는 기분을 가지게 된 것이지...
물론 다시 리스크 테이킹을 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는 것도
잘 알고있지만, 이미 무엇인가 되어버린 내가 주는 안정감때문에
포기라는것의 무게가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져 버린 것도 알고있어...
더 이상 누군가를 이기거나, 높은 목표를 도달하기 위해
도전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운 내 모습을 보며,
지난 십수년간 치열하게 살아오던 내 모습이 마치 남 같아 보이기까지 하는걸..
분명 개집에도 좋은 형들이 많으니 어떤 조언이던 욕이던 좀 해줘...
다시한번 내가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긴 글 읽어줘서 고맙고,
사람없는 아침 익게에 싸질르는게 역시 최고야...
질문 받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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