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말이나와서 쓰는 생각 (길다)
봉준호 감독의 말 "악인 없는 비극이고, 광대 없는 희극이다"
그런데 그 댓글엔 부자가족은 '날벼락을 맞은 평범한 사람', 가난한 주인공 가족과 집사 부부는 '쓰레기'라고 욕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이 영화가 그렇게 얕은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일본영화에 대한 파쿠리라는 말도 있지만)
현대사회는 인식하기엔 항상 복잡할 수 밖에 없다.
모두가 인사이더로서 객관적으로 본인이 살고 있는 사회를 관찰 할 수 있을까?
우리는 모두 각자의 입장에서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의 단편적인 부분을 보고 산다.
그런 의미에서 '부자가족'은 과연 '날벼락'을 맞을만큼 평범한 가족이었을까?
대표적으로 '기생충'과 그 '숙주'를 구분 짓는 행동을 계속 보여주는 '박사장(이선균)'은 그 자신의 업보에 당한 것이 아닐까?
여기서 우리는 '부'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부'라는 것은 과거 농경사회처럼 노동력과 1:1의 교환비로 얻어 내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의 노동은 다른 이의 노동보다 몇십배를 넘어서 몇천배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어디서 오는가? 순전히 개인의 노력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는가? 나는 이것들이 불가항력적인 요소에 의해 차이가 난다고 본다. 부모로부터 비롯되는 유전자(지능), 가정환경 그 외에도 수많은 우연의 결과로 우리의 노동력, 즉 '부'가 결정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부'의 차이로 인한 차별이 합당한가? 합당하다하지 않다고 한들 '가난한 자'가 현대 시스템 속에서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가진 자'가 주는 조그마한 양식을 받아 먹는 것 이외에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그러나 인간은 단순히 먹고 입고 잘 수 있다고 살아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박사장은 김기택의 존엄성을 계속해서 해하려고 한다. 그리고 영화의 클라이막스에서 김기택(송강호)은 잠시 기생'충'에서 벗어나 자신을 분노를 표출하여 박사장을 찌른다. 그러나 이미 그를 패배자를 만들어버린 친절하지 못한 시스템 속에서 그는 다시 '기생충'으로 돌아간다.
딸이 죽어가는 상황 속 그 동안 희미하게 꺼져가던 존엄성을 버릴 수 없어 일어났던 김기택이 악인인가? 같은 인간임에도 불가항력적인 요소에 의해 '기생충'과 '숙주'로 구분 짓게 만든 사회가 악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