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가살이 중인데 정말 힘들다.
어떤 게 힘든지 적자니
내일 아침이 될 때까지 적게 될까 봐
적긴 힘들고
그냥 엄마가 생각이 나서 편지를 쓸 만큼 힘들다.
보내지는 않을 건데 누가 내 마음 좀 알아줬으면 좋겠어서 적기만 했어.
내가 처가살이를 하면서 느낀 건데, 결혼을 할 사람이 생기고, 생각이 생기면 이유불문하고 부모와 따로 사는 걸 추천해.
이미 나 빼고 다 알고 있는 사실일 수도 있겠지만 다시 한 번 알게 된 거라 생각해 주라.
나는 바보 같지만 잘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근데 정신병 걸릴 것 같아.
군대에 있을 때도 사람을 이렇게 미워한 적이 없는데, 너무 밉다 장모가.
철도 안 들었고, 경제 개념도 없고, 정리도 안 하고 ...
무엇보다 성인군자인 척을 엄청 해.
쉽게 말해 사람 좋은 척.
집에 오면 개 ㅈ같은 회사 상사가 있는 기분이야.
진짜 극단적으로 생각해서, 내 개인적으로 회사 상사는 개 ㅈ같으면 욕하고 그만둘 수 있는 경우의 수라도 있거든?
근데 장모는 그렇게 할 수도 없어..
참고 살아, 내 아내 엄마니까.
또 내 아들한테 할머니이기도 하고... 아들한테는 잘해 주시니까 장모님이...
적으면서 느껴진다, 내가 참 많이 망가졌다는 걸 뒤에서 욕이나 하고 ...
한심하고 스스로가 졸렬한 게 느껴진다.
근데 다 인정하고 정말 힘들다.
다 컸는데 엄마가 보고 싶을 만큼 힘들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려면 양가 부모 그 어떤 쪽하고도 같이 살면 안 될 것 같다.
내가 한 배려, 존중 딱 내가 한 정도만 나한테 해 줬으면 좋겠다....
오늘은 너무 힘들고 외로워서 울다울다 여기까지 와서 글을 적었네 ...
여기까지 읽어줘서 고마워
어디 가서 말도 못해... 이런 거는 누워서 침..뱉기니까
우리 부모한테 말하면 일만 커질 거고 속상해 하실 게 뻔하니까...
아내한테 말하자니... 좀 마음이 그래
그래도 본인한테는 둘도 없는 엄마일 거니까...
내가 뒤에서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면 배신감 들고 속상해할까 봐 말하기 어려운 것도 있고 ....
맥주 한 잔하는 것도 눈치 보인다, 일하는 척하면서 적는다.
아까 엄마한테 편지 쓸 때는 질질 짜면서 적었다...
제목에는 처가살이라고 적긴 했지만
남자든 여자든 딱 배우자와 자식끼리만 사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
옛날 어른들 어른 모시고 살았던 거 참 대단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