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목요일이다

어제 2주기라 납골당 갔다오니까 좀 쓸쓸하네
요새는 공원처럼 해놓더라 세상 좋아졌어

속이 좀 그래서 여기다 써 봄

그니까 처음 만난게 친구때문에 만났어
자기 친구 중에서 너무 소개시켜주고 싶은 애가 있는데
상처가 많고 사람 정이 필요한애래

그걸 왜 날 소개시켜주냐 됐다니까
너는 괜찮대 너면 충분할 것 같다는거야
막무가내라 받긴 받았는데 문자를 보내도 시큰둥해
별로 재밌지가 않더라
근데 내가 만나면 말을 들어주는 포지션인데 키보드 워리어라
텍스트로 대화하는거는 쉴새없이 하니까 얘도 점점 관심있는게 보이더라

다들 하는 개인사 좀 얘기하고 공감하다보니까
대뜸 너는 우리가 무슨 사이야? 그러더니 사귀자고 말해달래
여자라서 듣고싶대 17살 여자애치고는 당돌했어 나한테만
솔직히 한번도 못본 사람인데 사귀는건 좀 그러니까 연락하고 2달만에
처음 만나자고 약속을 잡았네?

처음 만나니까 긴장도 되고 그래서 먼저 나가있었는데 볼 일이 있다고
조금 늦는데...이 년이...ㅅ...  오면 전화한다길래
다 있잖아 시내마다 만남의광장 거기 앞으로 나와하는 곳말야 그 옆
 3층에있는 카페가서 시원한거 뭐 마시면서 창 밖만 보고 있었지뭐

근데 걔 같은 사람이 걸어오는거야 멀리서
바로 전화해가지고 멈춰봐 했더니 딱 멈춰
사진도 못 봤는데 그냥 말한 느낌만으로 필이 왔나봐
와 이게 인연인가 하는 착각에 빠지면서~
아 솔직하게 말하면 그 때 과분하다는 생각부터 들었으
나한테 안어울리게 예뻐서

그래서 바로 내려가가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