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중반에 대기업으로 이직했는데
걍 술 조금 취해서 적는 글이니 한 눈으로 읽고 다른 눈으로 흘려 보내길 ..
내가 20대 후반에 석사 졸업하고 중소, 중견, 스타트업 재직하다가 이제 대기업으로 이직했다. 이직하고 보니, 뭔가 ... 크게 다른 건 못 느끼겠다
직업은 프로그래머. 다만, 테스트가 빡세고, 프로그램 배포전 단계가 굉장히, 무지막지하게, 정말 욕나올 정도로 내부검사팀에서 사소한 거 하나하나 다 따지는 게 스트레스 수준이긴한데. 이거 외엔 별다른 게 없다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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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일. 토요일 오후에 회사 팀원들하고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주말 출근하고 술 한잔 했는데. 술자리 조차도 별다른 게 없네. 대기업 직원이라고 특별한 게 전혀 없다.
이 이야기를 40대 과장님한테 했더니, 우리 직종이 유별나게 큰 차이는 없다고 하시네. 영업이나 기구설계쪽에서 일하면 대기업 직원이란 메리트가 굉장히 크다고 한다. 근데 나는 뭐 .... 잘 모르겠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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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주를 맡긴 SW가 하나 있어. 외부 회사 팀장님이랑 직원 2명, 총 3명이 금요일에 우리 회사 방문하셨지. 같이 사내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는데, 그 회사 직원이 대기업 다녀서 부럽다고 하더라. 뭐 ... 어느 정도 인정. 대기업 다니는 게 좋긴하지. 우리 부모님도 좋아하시고.
다만, 나는 정시채용으로 입사한 게 아니라, 과장 진급은 없다고 봐야 한다. 사내에서도 진급할 사람은 보이거든. 가령 팀장님이 "야!! 누구 대리야!! 상무님이랑 식사한다. 따라와" 이런 이야기 듣는 애들 100% 확률로 정시채용 출신임. 나는 이런 애들 누르고 진급할거라 생각하지 않음. 그냥 이 경력 갖고 60세까지 이사님. 본부장님 소리 들으며 중소, 중견에서 월급 받고 싶을 따름. 그래서 현 경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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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11월 2일.... 토요일 직원들과 함께한 술자리 공기가 무거웠다. 나도 생각이 많아지고 쓸데없이 글도 남기게 되었네.
그래도 익명이라 마음대로 글 싸지를 수 있다는 게 기분은 좋다 ㅎㅎㅎㅎ 개집왕 고마워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