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자친구랑 결혼해야하나 말아야하나 (쪼끔 스압)
취직하고 타지생활 시작하게 돼서 외로움에 어플돌리다가 지금 여자친구 만났음
솔직히 어플도 진짜 사람이고파서 한거지 여자친구 만들기가 주목적은 아니였음.
말 좀 통하는 사람있으면 밥먹고 놀고 그러다가 지금 여자친구랑 대화도 좀 잘 통하고 얘기하면 재밌어서
자주보게됐는데 여자친구가 어느날 고백했음.
친구도 연인도아닌 애매한 사이싫다고 확실하게 선긋자고.
그때는 그냥 외롭기도 했고 어플돌려서 다른사람만나고 노는것도 지치니까 그냥 ㅇㅋ하고 사겼었음.
여자친구는 나를 엄청 좋아해주고, 걍 알바만 하는애라서 우리집에 눌러살다싶히 생활을 했었음
타지생활하는데 큰 힘이 되기는 했는데 주구장창 우리집에 눌러 붙어있으니까 내 자유시간이 없는게 ㅈㄴ 짜증나서 그걸로 ㅈㄴ 자주싸웠음
요즘에도 그렇고.
맨날 투닥거리면서 붙어있으니까 정도 많이 들고, 하는짓도 귀엽고, 개그코드도 잘맞아서 나도 지금은 처음에 비해서 꽤나 좋아하게됐음.
물론 여자친구가 날 더 좋아하는거 같음. 원래 아이돌 덕질 오지게 하던 앤데 지금은 덕질 거의 접고 그 에너지를 나한테 쏟아내고 있는거 같음.
에너지를 쏟아낸다 해봤자 그냥 우리집에 눌러앉아있는거지만.
나이도 슬슬차고 직장도 잡았고하니까 결혼을 생각하게 되는데 얘랑은 도저히 미래가 안 그려지는거임.
학교를 다니지도 않고, 알바가 시프트식이라서 나랑 싸우고 자기집 돌아가면 그때 며칠 하다가 오고.
그리고 내주변에 아무한테도 얘기못했는데 애가 중졸임. 고등학교 다니다가 뭐때문인지 몰라도 학교가는게 너무 스트레스라서
학교 안 나가다가 관뒀다고 그러더라고. 병원갈 정도로 상태가 안좋았다고 하던데 학교관두고 점점 괜찮아졌다고 하더라고.
나한테 처음 중졸이란거 말 했을때 내가 그래도 졸업장은 있어야한다, 검정고시라도 준비해라 이런지가 몇개월이 지났는데
하려다 관두고 할려다 관두고 이럼.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오는데 하루종일 집안일 같은거도 안하고 집에서 빈둥빈둥대다가 나 퇴근했다고 놀려고 하는거보면
진짜 철딱서니너무 없는거같아서 기가참. 그 시간에 공부를 하던지 생산적인 활동을 좀 하라고 해도 하루 이틀 그러다가 말고
이게 지금 몇개월 반복이 되고 있음. 여자친구도 내말에 동의하는지 노력은 하는데 완전 욜로의 결정체라서 잘 바뀌진 않는거 같음.
요새 결혼얘기 몇번 나왔었는데 말하는 뉘앙스가 내가 결혼의 확신을 주면 자기는 동기부여가 확실히 돼서 성실하게 바뀔수 있다고 말하는데
애가 진짜 동기부여만 되면 잘 할거 같은 생각이긴 한데, 사람이 바뀐다한들 그 천성이 어디 가는게 아니라서 고민됨.
당장 자기가 즐겁고 재밌는거 하는데 온 에너지를 쏟아버리고 미래는 하나도 생각안하는데 이런부분이 너무 맘에 걸림.
근데 또 나랑 사귀면서 지멋대로인 부분 고쳐오긴 고쳐왔어서 내가 좀 더 괜찮은 사람으로 바꿀 수 있을거 같기도하고 그런 생각도 듦.
애매한 시기에 정식입사를 하게 돼서 신입연수를 내년에 받게됐는데 내년에 제대로 대학 나와서 제대로 배운 여자애들 보면 눈돌아갈거 같기도 하고 그래서 요새 머리가 너무 아픔.
내가 쓴글 몇번 읽어봤는데 답정너인거 같긴함.
나도 이성적으로는 지금 여자친구랑 결혼은 절대 안되다고 생각함. 내 친구가 이런 상황이면 나도 그랬을거 같음.
주변에서 너무 이성적이다, 너무 칼같다 이런말도 들어왔어서 나도 끊어내야한다고 생각하는데도
그래도 감정적인 부분에서 많이 걸리는 거 같음. 근데 이게또 그 사람에 대한 사랑이란 느낌보다는
정, 의리 이런 느낌이 더 강함. 그래서 결혼에대한 로망이 있던 나로서는 기분이 찝찝하기 그지없다.
가끔 주변사람들한테 상담을 해도 만에하나의 가능성으로 지금 여자친구랑 결혼할 수가 있어서
중졸이란 거는 말 못했었음. 기억안날정도로 꽐라가 됐었어도 말안했더라고.
그래서 그냥 이렇게 속 시원하게 고민 한번 털어보고 싶었음.
조금 긴글이지만 읽어줘서 고맙고 어떤 코멘트도 감사히 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