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가 나 보고싶으시대
외할머니가 나 어릴 때부터 똥기저귀 갈아주시고 밥 맥여주시고 생선 가시 발라주시고 어렴풋이 기억나는데
초등학생때 부모님이 이혼 하셔서 엄마랑 나 동생 둘 이렇게 넷이서 살았거든 차도 없고 엄마도 일하느라 쉴 수 있는 명절 날에만 1년에 한 번 정도
버스타고 내려가서 삼촌들이랑 계곡가서 수박도 먹고 고기도 먹고 농사 지으셔서 과일들 따서 주시고
근데 성인되고 내가 엄마랑 성향차이도 심하고 정상적인 가정환경이 아니 었던데다가 어릴때부터 쌓인 여러가지 것들이 있어서
서로 대화를 안하는데 또 동생이 차가 있어서 나만 빼고 가족들이 동생 차 타고 명절에 내려가고 그러더라 그래서 못 뵌지 2-3년 됐거든
근데 오늘 일 하다 쉬는 시간에 폰 보니까 외할머니한테 전화가 와 있는거야 내가 전화를 드리면 드렸지 무슨 일 생긴 줄 알고 순간 오만가지 생각하면서
전화드렸더니 할머니가 무릎 연골쪽이 안 좋아서 수술 받고 집에 누워 계시는데 자꾸 내 생각이 난다고 왜 안오냐고 자기 안보고 싶으시냐고
우는 소리로 얘기를 하시는데 내가 올해 설날에 전화드렸을때는 건강하시다 그랬거든 그랬더니 엄마한테 얘기 못 들었냐고...최근에 수술 받으셨다고
나 들은게 없는데... 그러시면서 이제 나이도 있어서 자기 갈 날이 얼마 안 남은거 같은데
자꾸 꿈에 내가 나온다고 보고 싶다고...그런 말 하지 마시라고 못 찾아뵈서 죄송하다고
나만 빼고 가족들이 가니까 따로라도 시간내서 갔어야 하는데 진짜 내 자신도 원망스럽고 엄마라는 사람도
짜증나고...내가 그래도 엄마랑 사이가 괜찮았을때 우리 외할아버지랑 외할머니랑 삼촌들이랑 가족사진 한 번 찍자고 그렇게 말을 해도
그 귀찮음 때문에 흘려듣더니 지금까지도 없는 것도 화나고 하
일요일에 혼자 다녀오려는데 할머니 꽃 사다드리면 좋아하실까?
밥도 해드리고 싶은데 명이나물 이런거 좋아하시는데 할 줄 아는게 없네 뭐 해드리면 좋아하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