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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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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기른 고양이가 주말 새 갑자기 아파지더니 홀랑 가버렸다.


망할놈


어차피 수요일날 만날거라 수요일까지만 버텨달라고 그렇게 빌었는데

서울행 기차 타자마자 뭐가 그렇게 급했는지 호다닥 가버렸다.


이럴거면 어제 왜 걸었냐 너

왜 다시 밥먹고 물먹고 왜 그랬냐


꼼짝 못하고 누워있다가 겨우 일어나서

비척비척 돌아다녔잖아


자꾸 차가운 곳으로만 가길래 

너 좋아하는 전기 장판 위에 올려줬잖아

너 좋아하는 이불 덮어줬잖아 


근데 왜 그땐 가만히 있고

생글생글 눈도 맞추고

부르면 대답도 하고 그러더니


나 없을 때 홀랑 가버리냐

이 나쁜 놈아


못난 주인 만나서 시골에서 서울로, 서울에서 본가로 왔다갔다 고생만 죽어라하고

이제 다시 넓은 집으로 다 같이 살 수 있는데 왜 지금 가냐고 왜


텅빈 사무실에서 혼자 끅끅 거리다가 

찍어둔 사진이라도 보려했는데 못난 주인 답게 니 사진이 더럽게 없더라


그나마 개집에 니 사진 올린게 생각나서 그거 보러 왔다


아직까지 마냥 뽀얀데 왜

집에 가면 있을 것 같은데 왜


이제 내일 모레면 너 좋아하는 박스 많이 생기는데

왜 거기 들어가지도 못하고 가냐


일부러 너 좋아하는 굵은 박스로 주문해서 짐싸고 그랬는데

이제 이거 누가 갖고 놀아......

9 Comments
CpvEuxzj 2020.12.28 13:38  
먼저가서 너 기다리고 있는데 다시 만날때 그때 다 주면된다

마음정리 잘하고 나중에 다시 만날때 너한테 먼저 뛰어올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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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SNgjIQ4 2020.12.28 13:48  
에효 나도 울댕이 13년 키우다보내고
퇴근해서 집오면 내내 울었던 기억밖에 없다.
그때 하던 드라마가 도깨빈데 이놈의 드라마는 재방도 자주해서 ost만 나와도 눈물난다 아직도

나는 새로운 댕이 델꼬와서 그나마 괜찮아졌는데 글쓴이도 잘 극복해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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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MfEAxQ 2020.12.28 13:55  
힘내소. 적어논거 보니까 그래도 있을때 잘해줬네. 난 가고나니까 왜 통조림 좀 더 줄걸 안줬을까 좀더 놀아줄걸 이런생각 많이 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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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q0mVvfH 2020.12.28 13:59  
힘내여~ ㅠㅠ
언제나 반려삶을 살았던 누군가를 떠나보내는건 넘무나 힘든일이죠.. 사람이든.동물이든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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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AVBcVQc 2020.12.28 15:10  
냥이도 글쓴이보고 싶어서 버티다 간걸거에요 아직 위에서 기다리고있으니 나중에 보면 웃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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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Yb9jx6 2020.12.28 16:41  
야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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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kSDqyFH 2020.12.28 18:13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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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9PjRWxl 2020.12.28 18:18  
나도 냥이 키우는데 너무 맘아프네
마음 잘 추스렸음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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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Q2vWRL4 2020.12.28 18:26  
힘내세요
저도 강아지 하나 보냈는데 그때 이후로 못키웁니다
어릴때부터 키워서 그런지 못해준게 너무 많아서 미안하더라구요
한동안 계속 울더라도 물건을 치우셔야해요...
물건 보이면 더 힘들어요
요즘도 강아지 보면 너무 귀엽고 좋은데 키우고싶다는 생각은 안드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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