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가 악필이라서 싸웠다 (스압)

여자친구가 가끔 집에왔다 갈때 쪽지같으거 두고가고 생일이나 크리스마스때 편지같은거 줬었는데

너무 너무 악필이었다. 가끔 진짜 알아보기도 힘든 글자도 있어서 좀만 더 잘 써달라고 해왔었다.

근데 며칠 전에 내 생일이라서 편지를 받았었는데 그걸 오늘 읽었다.

3장의 편지 읽는데 너무너무 알아보기 힘들었다. 열심히 쓴거는 알겠는데 좀만 더 예쁘게 써달라고 쪽지같은거 받을 때마다 말해왔었고

그래도 내가 남자친군데, 자기 남자친구한테 주는 편지를 그렇게 쓴다는게 좀 이해가 안됐다.

그래서 좀 장난식으로 편지 알아보기힘들다, 다음에도 알아보기힘들면 읽지도 않고 반납할거다 이렇게 톡보내니까

전화와서 자기가 열심히 썼는데 그런식으로 말하냐면서 울더라.

처음엔 그냥 서운해서 울먹거리는줄 알고 귀엽네 싶었다가 엉엉 우는거 보고 ㅈ됐다 싶었다.

그래서 내가 미안하다 달래주고 하니까 왜 그런식으로 말하냐면서 ㅈㄴ 몰아세우더라.

그래서 나도 내 생각을 말했다.

편지를 쓰는데 읽을 사람을 생각하고 써줘야 하지 않냐고, 알아보기도 힘들고 이때까지 니가 쪽지같은거 남길때마다

잘 써달라고 말 해왔는데 생일날 받는 편지에도 이렇게 돼있어서 좀 더 잘 알아들었으면해서 그렇게 카톡보냈다고.

그러니까  첨엔 오빠가 읽기 힘들거란 생각못했다 그러면서 사과를 하더니만 얘기를 자꾸 하다보니까

내 말투가 존나 직설적이고 장난으로 하는말로 사람 상처 준다면서 그거가지고 계속 얘기를 해서 싸웠다.

편지 얘기 마무리 짓다가 갑자기 자기가 불만있는 얘기로 새가지고 뭐라하니까 ㅈㄴ 지치더라.

생리시작해서 그런지 논리고 나발이고 기분내키는대로 뱉어대더라. 퇴근하고 와서 저런 짜증 듣고 앉아있다보니까

나도 짜증나서 화낼거 같으니까 끊는다 이러고 끊어버렸다.

그래서 기분 ㅈ같아서 어디 얘기 할데도 없고 여기다 끄적인다.

여자친구가 어린데다가 존나 욜로라서 지 하고싶은대로 하고, 미래도 별 생각안하고 사는 타입이라서 그런지 참 생각이 짧구나 싶은 생각을 자주한다

아이돌 빨고싶으면 존나 그거만 빨고 돈모을때는 돈 ㅈㄴ 모으다가 덕질하고 여행가고.

나 만나고 나서는 그 에너지를 나한테 쏟게 됐고, 몇번 헤어지려고하다가 그래도 내말은 잘 들어서 

이거 저거 지적해서 사람구실 어느정도하게 만들어놨다. 주변친구들도인정하고 걔네 가족들도 인정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자거나, 집에서 뒹궁뒹굴안하고 청소라도 하거나, 미래를 위해서 알바안할때는 공부를 한다던지.

완벽하진 않지만 꽤나 많이 바꼈고 나도 고맙고 대견하다고 생각한다. 좀만더 자기 앞가림 하려는 의지가 보이면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근데 점점 이게 힘든가보더라. 자기는 자유롭게 글씨도 ㅈ대로 쓰고 졸릴때 자고 눈떠지면 일어나고 꼴리는대로 살고 싶은데

내가 ㅈㄴ 압박을하니까. 솔직히 내입장에선 압박도 아니고 보통사람 하는대로 하라고 한거 뿐인데.

이런저런 지적하면서 많이 싸워왔었다가 최근에 잘 싸우지도않고 사이도 좋았었는데

이번 계기로 여자친구랑 결혼은 무리라고 생각하게 되네.

너무 자주 싸울땐 우리 성격이 너무 안 맞는다 이랬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가치관이 안 맞았던거 같다.

성격은 잘 맞았던거 같다. 둘이 있을때 내가ㅄ같은 짓 하면 잘 받아주고 서로 이상한짓 하고 킬킬대면서 웃고 이런게 잘맞았고 재밌었다.

사람 고쳐쓰는거 아니라는거 알면서도 계속 고쳐보기는 하는데 나도 점점 지친다.

솔직히 말하면 괜찮은 사람만 나타나면 내가 환승할거 같다.

물론 양다리는 안걸칠거다. 그냥 조금 호감 가는 사람있으면 그사람한테 대쉬하기 전에 여자친구랑 헤어질거다.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써보니까 뭔가 머릿속 정리도 되고 괜찮은거 같다.

어떤 코멘트도 감사히 보겠다. 모두 좋은 인연 만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