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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신천지 이야기 많은데 본인 전도 맛본 썰 푼다 -2편-(장문)

AgEPnMG4 8 883 3

전편 : https://gezip.net/bbs/board.php?bo_table=anony&wr_id=761125 


[4]

어느 날 선생은 전에 이야기했던 그 선생(헷갈리니 편의상 왕선생이라 하겠음)의 사무실로 나를 데려갔다.

왕선생은 처음에 선생을 통해서 내 이야기를 듣더니 굉장히 난색을 표했다.

자꾸 이렇게 돈 안받고 상담해주는게 동종업종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자기가 굉장히 곤란해진다고 했다.

선생은 연신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며 이 사람(나)이 되게 좋은 사람인데 마음의 상처가 너무 크다면서 왕선생님이 꼭 좀 도와주십사 한다고 했다.


왕선생은 왠지 중고등학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꼬장꼬장한 음악선생의 느낌을 풍기는 중년의 여자였다.

자신의 자격증을 보여준 왕선생은 아까도 선생과 이야기했지만 원래 이런거 하면 안된다면서, 이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 자신의 입지가 굉장히

곤란해질 수 있으니 부디 비밀로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무상으로 나를 이렇게 성심껏 도와주는 사람이 곤란해질 수도 있다는게 이게 뭐라고 비밀을 누설하겠는가? 당연히 그러겠노라 이야기를 하였다.


내 다짐을 들은 왕선생은 자신의 사무실은 실제 내담자가 많이 오는 편이라 여기서 이야기를 할 수는 없고, 대신에 서면에 자기가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스터디 룸이 있으니 거기로 올 수 있겠느냐고 이야기했다. 물론 비용은 없이.

스터디 룸의 상호명은 생각이 안나는데 서면의 경찰공무원 학원 인근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가면 주변에 항상 담배피는 경시생 새끼들이 있었음.


나는 당연히 하겠노라고 이야기하며 왕선생과 1주일에 1회 만나는 스케줄을 짰다.


왕선생과의 상담은 그냥 나의 이야기를 했던 선생과의 상담과는 다르게 확실히 뭔가 전문적인 느낌이 났다.

그녀는 나에 사례와 선생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종합해봤을때 나에게 맞는 상담치료방법은 무언가 큰 존재에게 기대어 그의 사랑을 받는 것인

영성치료가 적합하다고 하였다.

나는 종교를 따로 갖고 있지는 않았지만 천주교 신자였던 어머니를 통해서 예수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었고, 평소 미국 드라마를 많이 봐서

성경에 대한 로망(양놈들은 기독교 국가기 때문에 드라마에 굉장히 자주 등장함)이 있었기 때문에 알겠다고 하였다.


뒤늦게 알은 것이지만 이것이 바로 '신천지 공부방' 이었으며 나는 이 상담 활동을 약 1개월 정도 지속했다,


[5]

왕선생과의 상담을 지속하면서 나는 앞서 말한 활동도 열심히 진행하고 있었다.


어느 날, 평소와 다를 것 없이 경성대 맥도날드 2층에 모여 우리를 담당하는 여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아직도 이 때가 기억난다.

이 날은 나와 한 명의 남자만이 있었는데 그 여자를 기다리며 우리는 시시껄렁한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그 때 어떤 중년의 여성이 들어오더니 나와 이야기를 하던 남자를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싸구려 무속인이나 할 법한 그런 이야기를 줄줄이 쏟아냈다.


나는 우습게도 사이비나 미신을 믿지 않았고, 그런 것을 이야기하는 인간을 혐오하고 있었고 성격도 더러운 편이었기 때문에 당장 그 싸구려 무속인에게

위협적인 말을 내뱉으며 그냥 조용히 꺼지길 권유했다. 

그런데 그 싸구려 무속인에게 이야기를 들은 내 곁의 동료가 굉장히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무속인에게 아무런 대꾸도 못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상황이 생기면 아무리 나라고 해도 분위기를 파악해서 더 이상 위협을 가할 수 없었다.


이 싸구려 무속인은 자기가 이겼다는 표정으로 계속해서 동료에게 이야기를 하더니 급기야 우리 곁에 앉아서 신기의 타겟을 나로 돌렸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싸구려 무속인은 정말 내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사실을 줄줄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가.


나의 대학교 전공, 부모님이 이혼하여 편모가정에서 내가 자란 사실, 이후 어머니는 재혼했지만 동생이 말썽이라는 사실..

정말 이것은 내 가족이 아니면 알 수 있는 그런 사실이었다. 

그렇게 나와 동료에게 자신만의 신기를 토해낸 싸구려 무속인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유유히 가게를 나갔고, 나는 이 신기한 경험을 지인들에게

이야기하며, 이 싸구려 무속인은 그게 아니라 진짜 신기를 받은 인간이라고 믿어버리고 만다.


눈치 빠른 독자들은 알겠지만, 이 싸구려 무속인은 신천지 포교 맴버 중 하나였으며 저 내밀한 사실은 다 선생에게 들은 것이었을터이다.


[5-1]

왕선생의 상담과 편지를 쓰는 활동은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

이제 활동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야하는데 경성대 맥도날드에서 우리의 활동을 담당하던 여자(편의상 편지녀라고 하겠음)는 공교롭게도

나랑 동갑인 여자였는데 그리 예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못나지도 않은, 적당한 마스크와 적당한 몸매를 지닌 그런 여자였다.


몇 개월 활동을 통해서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보니 자연히 친해지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서로의 나이를 알게 되고 서로 말도 트는 그런 사이가 되었다.

이 편지녀는 엉뚱한 구석이 있는 여자였는데 뜬금없이 전화와서 바다가 보고 싶다고 광안리까지 걸어가자고 한다던지, 저녁에 자기가 일이 있어서

부경대 근처에 왔으니 잠깐 보고 싶다고 부르더니 노상에서 캔맥주를 권하는 그런 여자였다.


군대를 전역한지 얼마 안된 혈기넘치는 남자에게 이 편지녀는 굉장히 매력적인 여자였다.

조금씩 이 편지녀에 대한 호감이 쌓여가던 중, 편지녀가 영화가 보고 싶은데 같이 보겠느냐고 권유해왔다.

영화는 '인사이드 아웃' 이거 찾아보니 2015년 개봉작이네. 그럼 2015년에 포교당한거임.


나는 이미 그 영화를 봤지만 호감있는 여자가 보자고 하는데 거절하겠는가? 영화를 한 번 더 봤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 일본식 식당에서 간단한 저녁 식사와 술을 마시며 일본에 관한 쓸 데 없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결국 그 날 밤, 우리는 서면 모처의 모텔에서 섻스를 했다. 


이후에 나도 그렇지만 그 여자도 사귀자는 이야기는 안했다. 가끔 활동이 끝나거나 내 서면 왕선생의 상담이 끝나면 만나서 노닥거리다가 섻스를 하곤 했다. 난 편지녀가 뭐하는 여자인지도 몰랐고, 어디 사는 여자인지도 몰랐다. 그냥 호감이 있었고 섻스를 했고 그랬다. 지금 생각해보면 웃긴 일이다.

8 Comments
NnQhgm32 2020.02.27 00:43  
신천지한테 아다 떼인 썰 ㅇ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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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EPnMG4 2020.02.27 00:43  
[@NnQhgm32] 아다는 아니었다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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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yKVJ4gj 2020.11.21 12:27  
[@AgEPnMG4] 편지녀 개꿀맛이었겠누 나도 신천지 만나야겠다

럭키포인트 396 개이득

YyKVJ4gj 2020.11.21 12:27  
[@YyKVJ4gj] 섹 천지
AacNHt4l 2020.02.27 00:47  
ㅅㅅ포교 부럽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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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LbpfuxB 2020.02.27 00:49  
조어오오온나 재밌다
글도 진짜 잘쓰네
3편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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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DV37Tof 2020.02.27 00:51  
3부내놔ㅡ.ㅡ

럭키포인트 2,454 개이득

rRa7iqjU 2020.02.27 01:00  
흥미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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