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늦은 것 같다.
27살인데
뭐랄까, 난 내가 생각해오던 그런 인생을 살 수 없을 듯 해.
거창한 것을 바랐던 건 아니다. 그냥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나고 좋은 사람이랑 행복하게 연애하고 결혼하고 가정 꾸리는 것.
ㅋㅋ 써놓고 나니까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거창한 것일 수도 있겠네.
아무튼, 내 주변엔 아무도 없다. 나도 사랑하고싶고 사랑받고싶은데 뭐가 문제인걸까
문제를 인식한다고 한들 사람은 안변한다는데 나이 먹을만큼 먹은 지금에 와서 고친다고 해봐야 뭐 얼마나 고쳐질 것이며
오랜 시간 걸려 고친다고 해도 내게 진짜 사랑이 찾아올까?
나이 30줄에 하는 사랑은 진짜 사랑이 아니라더라. 돈보고 집안보고 하나부터 열까지 머리아프게 재고 따지고.
이제 내가 바라볼 수 있는 사랑은 그런 토쏠리는 계산밖에 남지 않은게 아닌가.
너무 늦어버린 것 같다. 도대체 언제부터, 어디부터 잘못된걸까.
이젠 그냥 나는 원래 이렇게 태어난 놈이니 이렇게 살다가 죽으라는 것 같기도 하다.
아까 이야기했듯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데, 결국 이 추레한 몰골도 원래 내가 가지고 태어난 내 모습이 아닐까싶어.
지금까지는 아닐거라고, 나도 할 수 있다고 어떻게든 재미있게 조리있게 이야기해보려고 노력도 해보고
꾸며도 보고 했는데 이젠 지친다. 내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시궁창 속이야.
다 그만두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