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 임영웅은 내 마음속 새아버지..
우리 이모랑 엄마랑 임영웅 콘서트 갔다가 콘서트장에서 나오면서 이모가 울엄마를 영상으로 촬영한 걸 어젯밤에 받았다.
엄마가 중학교 여학생마냥 얼굴이 빨개져서는 재잘재잘 어떤 노래가 어땠고 뭐가 좋았고 하면서 웃는 모습 난생 처음 봤다.
우리엄마 60 평생 일만하면서 고생했는데, 몇년 전 은퇴하고서는 우울증와서 건강도 악화되고 이렇게 사람 죽는구나 했다. 근데 죽으라는 법은 없는지 그 때 미스터트롯이 방영되고, 우리엄만 원래 트로트 잘 듣지도 않고 노래라곤 김광석 노래나 간간히 듣는 사람이었는데 임영웅 첨 볼때부터 눈이 번쩍번쩍 하더라
우울증때문에 밥도 잘 안먹고, 핸드폰도 뭣도 잘 안했었는데 임영웅 우승하고부터는 나한테 먼저 연락와서 유튜브도, 팬카페도 가입하는 법 알려달라카고 임영웅 관련된 기사나 자랑거리 맨날 카톡으로 보내주고 전화도 한다 ㅋㅋㅋ
한평생 연예인은 커녕 마땅한 취미거리도 없고 술도 안하시고 나한테 뭐 해달라고 요구한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임영웅 관련해서 콘서트 티켓 예매해달라, 뭐 뭐 같이 가보자 하는게 넘 좋음.
ㅈㄴ말도 안되는 소리지만, 10년 전에 돌아가신 우리 아부지 이니셜이 '임영웅'처럼 'ㅇㅇㅇ'이다. 노래도 기똥차게 잘하셨는데... 요즘은 울아부지가 엄마 심심하지 말라고 보내주셨나 하는 망상도 해본다.
첨엔 촌스럽게 뭔 트로트가수여~ 햇는데 엄마때매 하도 많이 듣다보니까 이제 진짜 내 취향이 바뀌어버린건지, 아님 임영웅이 원래 노래를 디지게 잘하는건지도 모르겠다. 암튼 제발 오래오래 롱런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