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얼마나 찌질한지 느꼈다
QyK650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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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0 02:35
대학 근처 고시원에 산다
고시원이 그렇듯 방음이 좋지 않다
이건 몇달 전 이야기인데
지금은 비었지만 옆방이 조금 시끄러운편이었다
노래 부르는건 자주 있는일이고
가끔이지만 통화를 할 때면 웃음소리가 너무 시끄러웠다
그래서 밤 11시, 옆방이 통화할 때 가서
문 두들겨서 나오게 한 다음 시끄럽다고 최대한 차가운 표정으로 따졌다
다행히 나보다 어린 신입생처럼 보였고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다
그 후론 전보다 조용했다
글을 쓰는 지금, 방금 있었던 일이다
평소 문을 쌔게 닫고 다니는 방이 몇 있는데
당연하지만 문을 쌔게 닫으면 고시원 벽이 울린다
그 중 하나가 방금 문을 쌔게 닫고 나와 고시원 밖으로 나가는 소리가 들려 계획을 세웠다
기다리고있었다는걸 티나지 않게
부엌에서 대기한 다음 그 사람이 들어갈 때 뒤따라가
또 문을 쌔게 닫으면 한마디 하려고했다
그 사람은 담배를 피러 나갔다 왔는지 금방 들어왔는데
'이런 시발'
키가 190에 몸무게는 100은 우습게 넘길 것 같았다
당연히 쫄은 나는 아무말도 못했고
그 사람은 나보다 더 안쪽의 방이었는데
그래도 내가 있어서인지 문을 막 쌔게 닫지는 않았다
오늘 제대로 깨달았다
몇달 전은 옆방에 어떤 사람이 있는지 몰라서
생각없이 따지러갔던거고
나는
나보다 강해보이는 사람한텐
공공생활 시설에서
당연히 지켜야할 매너 좀 지키자고
한마디 못하는
찐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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