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은 게 아니라 별로 안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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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3 15:21
궁상 떨라고 쓰는 건 아니고. 어릴 때 7살 때 아버지 이혼하시고 누나는 방황하면서 지내다가 알콜중독으로 간경화 와서 작년에 죽었고. 나는 공무원시험 5년째 알바하면서 준비중인데 계속 집에 대소사가 있어서 공부 집중을 연속으로 할 수 있었던 시간은 5년 동안 2달 정도 있었던 거 같다. 사실 내 나이가 30살인데 희귀난치병 앓은 지 12년 정도 됐다. 중학생 때 까지는 항상 노력 없이 반 1등은 했었는데 몸이 아프고 나니까 공부하기 정말 힘들더라. 어제도 자다가 아파서 깼었고. 근데 이젠 엄마도 얼마 전부턴 아프고 이제 시험 한 달 남았는데 역시나 내가 공부에 집중할 시간은 세상이 주지 않는 거 같다. 뭐 강철 멘탈들이야 전쟁통에도 공부하겠지만 지극히 평범한 내 감정으로는 쉽지가 않다. 그동안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얼마나 더 열심히 살아야 한 발작이라도 앞으로 걸어갈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 엄마도 초등학교밖에 못 나와서(초등학교밖에 못 나온 걸 무시하는 건 절대 아니고, 엄마가 사람들이랑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안 되는 원인을 나 나름대로 찾아 본 거다.) 대화할 때 예를 드는 거나 말하는 문맥이나 이런 게 하나도 안 맞아서 대화 자체도 힘들고 또 자기 맘에 조금이라도 안 들면 말만하면 화부터 내기 바쁘고 집에서도 답답하다. 지금 내가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안식처는 죽는 상상을 하는 거다. 마음이 정말 편해지고 몸 아픈 것도 여러가지 어려움도 모든 게 죽는 순간 끝난다는 게 마음 편해진다. 나만 이렇게 힘든 거 아니겠지만 이런 힘든 얘기 주변 사람들한테 하고 싶지도 않고 이런 게시판 있길래 써본다. 위로 받고 싶은 건 아니고 오히려 너네들 위로가 된다면 다행이라 생각한다. 그것만으로도 내 삶의 존재 가치는 있었다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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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초등학생때부터 부모님이 일주일에 5번은 부부싸움하고 끝나면 아버지한테 항상 뚜들겨 맞았다
차라리 학교있는게 좋았고 초인종 너머로 아버지가 술에 취했는지 아닌지 확인후 자는척을 해야했고 자는척하다가도 일어나서 두들겨 맞았다
친구들한테는 티내기 싫어서 더 밝은척했고 속은 계속 곪아서 차라리 죽고싶다고 상상한게 한두번이 아니다.
고딩이되고나서 부모님과 떨어져 지냈다.
그런데 그 영향을 친형이 고대로 이어받았다 아버지가 없으니까 그대로 하더라 잡심부름 내가 다 했다 항상 양보해야하고 자기 화냐면 이유를 만들어서 때리고
집도 부유하지도 못했다 빨간딱지도 붙었고 고등학교 분납금도 제대로 못 내서 항상 밀리기 일수였고 학교에서 지원 받으면서 다녔다. 교복도 내몸에 3배는 더 큰 교복을 입히고 돈아깝다고 더 클거라고 바닥에 끌면서 다녔다. 또래들은 다하는 영화관, 시내구경 그런것도 없었다 용돈이 없어서 맨날 핑계대면서 피했다 그러니 친구들도 멀리하고 줄었다
고등학교 3학년때 영화관을 처음 가봤다. 처음 가본 티를 내기싫어서 친구보고 표를 같이 끊게했다 하는 방법을 모른다고 말하기 싫어서ㅋㅋ
근데도 결국 티는 났다. 입장전 표를 확인하는데 나는 표를 내고 들어가는 줄 알고 그냥 들어갔더니 뭐하냐고 친구가 웃더라ㅋㅋ 그냥 별거 아닌데도 가난해서 몰라서 그랬다는 자격지심에 봤던 영화 내용이 기억도 안난다.
인생 반틈을 그렇게 사니 성격은 점점 소심해졌다. 세상이 원망스러웠다. 근데도 버텼다.
내 인생 가족탓이라고 망치기 싫어서 꾹 참고 버텼다 공부 못해서 안해서 2년제 대학갔다. 학교 끝나면 평일엔 고깃집에서 불판닦고 갈고 주말엔 피시방 야간알바하면서 그때 처음 내가 원하던 옷, 신발 사봤다.
나는 내가 토끼와 거북이 전래동화에서 거북이라 생각하며 조금씩 바꿔갔다. 느려도 결승점을 먼저 통과하는건 꾸준한 거북이라 생각해서다.
지금도 물론 평균이하다. 근데 아직 내 인생 끝난거 아니라 생각하고 조금씩 천천히 계속 바꿔나가려고 한다.
얼굴 모르는 친구야 니가 말하는 시험 남들 1번에 통과할때 2배 3배 시간 걸려도 통과하자.
느려도 조금씩 나아가면 되지않겠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