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들 여자 질문 좀....
쓰고 보니 좀 기네용 ㅎㅎ
대충 먼저 요약하면
오랜만에 만난 고향 친구에게 이성으로 보이고 싶은 나. 이런 나의 마음을 알까? 하는 얘기임
일단 나는 26먹은 대학생이야
지방에 살다가 학교 땜에 상경했음
그래서 고향 친구들이랑은 완전 친한 애들 아니면
연락을 안하고 사는 흔한 상경한 촌놈이지
저번 달에 코로나 터지고 자가격리(명예사) 오지게 할 때 심심해서 틴더를 깔았었어.
나가지도 못하니까 채팅이나 해야지 하고 했었음. 그러다가 하루는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외출을 했지. 하필 주는 술 거절하기도 힘든 자리라 주는 대로 받아 마시고
완전 개꼴아서 집에 왔어. 다음 날 아침에 숙취 도는 머리 잡고 일어나서 '아 오늘은 집에만 있어야지' 생각이 들더라.
침대에 누워서 새벽 사이 틴더에 생긴 매치들 쭉 보고, 메세지 돌린 뒤에 숙취 해소를 위해 명상을 하고 있는데
한 명이 날 아는 체하는 거야. 사진도 없는 프로필이라 누군지는 모르겠는데 날 아는체 하니까
'내가 아는 사람을 넘겼을리가 없는데 뭐지?' 생각하면서 얘기를 좀 해봤지.
알고봤더니 나 고딩 때 학원에서 내가 짝사랑했던 애인거임 ㅋㅋㅋ
당시에 그렇게 막 친한건 아니고 학원 옆반 애인데 시간 대가 겹쳐서 자주 마주치고 서로 얼굴이랑 이름 알고
종종 얘기한게 다임. 근데 남중남고 다니던 나는 그거로 충분히 반했음(예뻐서)
그러다가 서울 오고 걔는 경기권 대학가고 해서 그냥 그 땐 그랬었지 하는 추억으로 남는 줄 알았는데
뜬금 매칭이 된거야
얘는 서울로 대학원을 오고 얼마 안되서 혼자 심심하고 코로나 때문에 어디 가지도 못해서 시작해봤대
얘 사진을 봤으면 기억 못할리가 없는데 생각이 안나는게 기억이 사라진 전날 꽐라 상태 때 넘겼나 싶어.
살짝 설렘 반 반가움 반 섞인 맘으로 쭉 얘기하다가 같이 밥이나 먹자하고 만나서 밥을 먹었다.
물론 밥만 먹은건 아니고 소주도 한잔하고 소맥도 두잔하고 칵테일도 세잔하고 그랬는데
2차 때부터 애가 좀 술기운 도는게 보이더라 그래서 술이나 깰 겸 코노를 가자고 했지
그렇게 술집에서 나오는데 애가 계단을 너무 위태위태하게 내려가는거야
그래서 손 잡아주고 내려왔는데 애가 그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내 팔에 팔짱을 딱 끼더라
순간 당황하면서 '아 얘가 좀 취했구나' 딱 생각이 들었는데 나도 그 때 술기운 좀 돌아서
그냥 즐겼다 그 상황을... 그렇게 같이 코노가서 몇곡 때리고 술이 좀 깼는데
술이 깬건 나만 깼는지 애는 그대로 팔짱끼고 한 잔 더 하러 가자고 함
사실 나도 술이 깨기는 어림도 없었는지 그대로 계속 내버려뒀고
노래방에서 나와서도 칵테일바 가서 한잔 더 하고
막차 시간 되니까 집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집 보내려는데
코로나 때문에 지하철 일찍 끊기는지 모르고 있다가 막차도 끊긴거임
여자애는 집이 가까워서 택시를 태워보내려고 택시 잡는데
애가 나는 가서 버스 끊기기 전에 가서 타라고 하고 나는 일단 너 택시 태운다해서 택시 잡으려고 손 흔들고 있는 상황에
애가 나를 살포시 안더라 이 때 살짝 이성의 끈이 나갈 뻔 했다가 다시 붙잡고 집을 보내긴했는데...
그 이후로 매일 연락은 하고 지내
다만 대학원생이 약속이 그래 많아서 2주 정도 얼굴 못보고 있는데
솔직히 걔는 나한테 그렇게 이성적인 감정이 있는가는 좀 회의적이긴 해
연락이야 보통 30분에서 1시간 내로 답장이 오긴하는데 뭐 그거는 그냥
얘가 나랑 연락하기 싫은건 아니다 정도인거 같고
아마 다음 주에는 볼거 같긴한데 이거도 내가 조금 보채는 느낌으로 보자보자해서 보는거야
상황은 대충 이런데, 내가 어떻게 이성으로서 어필을 할 수 있을까가 고민임 ㅋㅋㅋ
이러다가 대충 친구 정도로 딱 남을거 같은 느낌이거든
저번에 만났을때는 애가 한참 서울로 대학원 와서 혼자라 외롭고 우울하다고
입에 달고 살던 때라 기운차리라고 만났는데 그러고 나더니
정말 애가 기운 차리고 놀러 다니더라고 핳...
일단은 그래... 그냥 형들 생각 자유롭게 얘기해줬으면 좋겠어
지금 내가 설레는건 맞는데, 연애 쉰지 좀 오래되서 그런걸 수도 있고
또 동시에 괜히 씁쓸하게 까이는건 싫어서 한발 못 내딛는 중이기도 해
그리고 괜히 내가 열정만 앞세우다가 친구로도 안남을 수도 있겠다 생각도 들기도 하네
그냥 생각만 많은 새벽이야 긴 글 읽어줘서 고맙고
친한 후배들한테는 괜히 설레발치다가 쪽팔릴거 같아서
걍 자주오는 데가 여기에 남겨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