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익명 > 개나무숲
개나무숲

오늘의 깨달음

aQDCKzy0 1 61 1

점심때 짬뽕이 땡겨서 배달어플 중식집을 뒤져보다가


소고기 짬뽕이 특가길래 허겁지겁 주문하고 최소주문금액 채우려 잡채밥 곱배기를 하나 더 시켰다.


둘 다 혼자먹을거라서 점심엔 짬뽕 저녁엔 잡채밥 남으면 내일까지 먹어야지 하는 심정으로.


사실 잡채밥을 시킨 이유가 최소주문금액을 맞추기 위해서였는데 볶음밥보다 천원 더 비싼데도 최소주문금액을 채우지못하여


곱배기를 추가까지 한것이었다. 평소 잡채밥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데 불짬뽕에서 할인된 만큼 기분좋게 웃돈을 내고 주문하고


먼저 기대를 가득 품게했던 소고기짬뽕을 먹어보니 정말 가격이 믿지기 않을 만큼 굉장히 맛있었고 만족스럽게 아점을 떼웠다. 


오후가 넘어갈 때쯤. 또 슬슬 배가 고파 잡채밥을 꺼냈다


그런데 왠걸 다시보니 잡채밥이 담긴용기 사이즈가 일반용기인게 아닌가?


나는 분명 곱배기를 시켰는데 보통으로 보내다니 이런 개같은 경우가 있나 했지만 열어보면 다르겠지


하고 그냥 뚜껑을 열고 숟가락을 들었는데 아니 슈발? 짜장소스도 안얹어준게 아닌가!


무려 9천원이라는 큰 금액을 지불한 잡채밥인데 이건 좀 너무한게 아닌가 해서 빡쳤지만 아침 10시쯤 주문한 것을 이제와 어떻게 물리겠나


다신 이집에서 시키지 말아야겠다 하고 한술 떠서 입안에 넣은 순간


은은하게 매케하게 올라오는 오묘한 향.. 중식 특유의 그 화려한 불맛이 솓구치던 나의 불만을 모조리 태웠다 


거기다 주문이후 냉장고에서 5시간을 추위에 떨었음에도 불구하고 야채들은 여전히 사각사각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알게된 것이 일반적으로 곱배기를 시키면 소스와 밥의 량만 늘어나는데


이 집은 메인인 잡채건더기를 더 때려넣어준 것이었다. 오오오!


짜장 소스가 없는 것도 신의 한수였던 것이다. 춘장과 기름에 절여졌다면 이토록 강렬한 불향이 없었을테니 말이다


분노 뒤에 찾아온 행복한 반전 때문에 나는 너무나 즐거운 저녁식사를 하게되었다


결국 오늘 내가 얻은 깨달음은..


음식은 확실히 비싼만큼 맛있다! 그리고 잡채밥이 비싼 이유가 있었구나!

1 Comments
Xn3z1NQx 2020.06.10 18:10  
요리왕 비룡이냐 ㅋㅋㅋㅋㅋ

럭키포인트 1,209 개이득

오늘의 인기글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