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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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8 16:07
집에서 혼술하다가
알콜이 부족해서 편의점을 갔다
편의점에서 맥주사고 나오는 길에 취기도 올랐겠다
가면 안되는데 하면서 전 여친 집앞까지 걸음을 옮겼다
원래 가던 길인냥 휘적휘적 가면서 흘깃
잘못 갔던 길인냥 돌아오면서 곁눈질로 또 흘깃
무심하게 돌아가는 실외기 위로
어설픈 방묘문이 달린 옷 방 창문에서 한 번
이사하기 전 창틀을 닦아내며
볕이 잘들어와 좋겠다고 말했던 큰 방 창문에서 또 한 번
그 짧은 길을 몇 번이나 돌았을까
갑자기 켜지는 형광등 불빛에 놀라 담벼락으로 숨어버렸다
몇 달 전만하더라도 이럴 때면
설렁설렁 맥주 봉다리들고 놀러가고 그랬는데
'나 맥주 생각한 거 어떻게 알았어?'라며
궁뎅이 팡팡 뚜드려주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젠 다 늘어난 츄리닝 바지만 남았구나
아니 손에 든 봉다리만 남았구나
봉다리 안엔 니가 그렇게 좋아하던 맥주밖에 없다.
한동안 괜찮았다 생각했었는데
한참동안 괜찮다 생각했던거지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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