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푸념
집안 사정상 대학교 졸업 하자마자 장사를 시작했다
아버지가 법인 운영하다 도산이 됐는데
연대보증 땜에 쌓인 빚이 12억이 넘었고
그중에 부동산 담보대출이 끼어있어서 당장 우리가족이 쫒겨나지 않으려면
다달이 300이상을 갚아야 했다
때문에 월급 이삼백 받는 회사원으로는 도저히 살아갈수가 없어서
이돈 저돈 끌어모아 장사를 시작했다
매출이 나쁘진 않다
매달 빚갚고 5인 가족 먹여 살리고 있으니..
근데 진짜 요즘 죽고 싶단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정확히 표현하면 죽는다기보단
그냥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다
매일 그런건 아닌데
가끔 오는 씹새끼들의 인격모독을 받고 있다보면
내가 인간이 맞는건가 싶기도 하고
그냥 손님 응대하라고 훈련받은 개새끼가 된 기분이다
멍한 상태로 일하다가 퇴근하면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줄담배 몇까치를 피운다
손님 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내 신경을 칼로 쑤신다
나 쟤랑 일하기 싫다, 갑자기 좀 쉬어야 겠다, 손님한테 굽히기 싫다... 등등
인간이 100명 있으면 정말 불만이 100가지 200가지가 나온다
담배피면서 멍때리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이 고통이 언제쯤 끝날까
5년? 10년? 20년?
내가 죽으면 과연 이 고통이 끝날까
다음생엔 부잣집 개새끼로 태어나고 싶다거나
뭐 해면으로 태어나 숨만 쉬고 살고 싶다는 글을 보면
예전엔 '어휴 한번 사는 삶을 저렇게 무료하게 보내고 싶다는걸까' 싶었는데
요즘엔 진짜 부잣집 개새끼 팔자가 나보다 낫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