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이별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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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8 00:06
첫 번째는 여자친구가 이자카야에서, 지하철 개찰구 앞에서 사람들이 보던말던 엄청 울었었고
두번째는 내 자취방에서 내 자신이 신기할 정도로 내가 엄청 울었다.
두 번의 예행연습으로 비교적 담담하게 이별을 고했지만
여자친구는 아직 받아 들이기 힘들어 보였다.
2년간의 반동거 같은 생활을 했었고 내 일본생활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추억을 나누고 있지만 이제는 끝내는게 맞는거 같다.
처음에는 여자친구가 잘못인 줄 알았고 그다음은 내 잘못이라고 생각했고 지금은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 누구도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번 주말 자기가 직접 짐을 찾으러 와야겠다는 그녀를 무슨 표정으로 문을 열어주고 무슨 말로 대해줘야 할지 모르겠다.
30을 바라보는 나에겐 그녀는 가끔 버거울 정도로 뜨거웠고, 결혼을 생각하는 나에겐 철없어 보이기도 했지만
20대 초반의 뜨거운 사랑을 경험하지 못한 나에게 20대 초반의, 불같이 누군가를 좋아하는 그 감정을 가르쳐준 그녀.
여자친구와 싸우고 친구와 전화를 하며 헤어지면 더 예쁘고 좋은 여자 만나야지라고 우스갯 소리로 말했지만
이번 주말이 지나고 나면 한동안 왠지 어떤것도 하고 싶지 않을것 같이 무기력해질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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