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팔느낌도 괜찮네
에타에서 영화추천받으려고 어떤사람이랑 댓글로 얘기하다가 갑자기 그사람이 쪽지로 넘어와서 얘기 이어갔어
영화얘기 좀 더 하다가 졸려서 추천해준거 한번 봐봐야겠다고 잘자라고 하고 끊을 생각이었어
보통 저렇게 간단히 얘기하고 할얘기 끝나면 끝나는게 일반적이니까ㅋㅋㅋ
근데 일어나서 보니까 새벽에 자기가 추천했던 영화 한번더보고 후기를 남겼더라고?
그래서 나도 영화보고 후기남기고 추천해줘서 고맙다고 쪽지보냈어
답장으로 자기는 야간알바라 이제 답장못해주겠지만 자기도 추천해준거 재밌게 봐줘서 기분좋다고 다른영화도 추천하면서
올해 잘 정리하고 내년에는 행복하라는 등 되게 장문으로 말을 예쁘게 하길래 이제야 얘기 끝내는구나 싶었지
그래서 나도 영화 한편 추천해주고 내년에는 더 행복해지라고 덕담하고 끝냈어
근데 다음날 아침에 보니 새벽 5시에
오늘은 알바가 힘들었네 하면서 자기가 추천해준영화가 좀 헷갈릴 수 있다고 이것저것 설명해주면서
늦었는데 좋은꿈꾸고 잘자라고 또 와있더라? 얘기 끝난거 아닌가 싶었는데 말을 이렇게 예쁘게 하는 사람은 보기 드물어서
얘기는 이어갔고 이사람 덕에 나름 하루의 시작이 기분 좋았음
이렇게 하루에 한통씩 장문으로 열몇줄씩 써서 쪽지를 주고 받으니까
부모님세대때 했던 펜팔이 이런느낌인가 싶더라
누군지도 모르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랑 이렇게 편지쓰듯 얘기한다는게 신선했어ㅋㅋㅋ
안그래도 상대방도 펜팔느낌이 난다고 하면서 이렇게 웃으면서 대화해서 기분좋다고 하더라고
영화얘기가 언제끊길진 모르겠지만 예쁘게 말하는 사람이랑 대화하는게 기분좋은 일이라는걸 새삼스레 느끼게 됐음
아무튼 지금도 계속 하루에 한통씩 주고 받고있는데
이사람이 같은학교 사람이지만 난 올해 졸업이라 고향으로 왔고, 볼일은 없겠어서 실제로 만나보고 싶단 생각은 안들더라
에타하다가 실제로 여자 만나본건 딱 한번있는데 그닥 예쁘진 않아도 성격이나 말하는게 맘에 들어서
몇달 티격태격 알콩달콩하다가 그닥 좋게는 안끝났거든
이사람은 그냥 이렇게 기분좋게 대화만 하다가 끝내고 싶다는 생각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