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슬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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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3 22:33
어머니가 저를 못 알아봅니다
3년 전 치매 진단받으시고
알음알음 아는 인맥 동원해서
'치료'아닌 '연명'을 하고 있었는데
치매란 것을 인식하고 보니 너무 빠르게 안좋아졌어요
오늘 일 갔다가 집에 오니
당신께서 저를 보시곤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더군요
누구신데 들어오냐고
그러면서 가장 급하게 부르는 이름이 뭔지 압니까?
제 이름이에요. 제 이름.
어디있냐고, 도둑놈 들어왔으니까 제발 좀 내쫓아달라고
진정시켜보고, 내가 당신 아들이다. 제발 기억해봐라
울부짖으며 소리쳐도 저를 두려워만 하시고 기억은 못하더군요
집을 잘 못 찾아온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말씀드리고서
그대로 집을 나왔네요.
제 나이 스물 여섯 입니다.
막막합니다.
다시 집에 들어갈 용기가 나질 않습니다
영영 돌아가지 못할까봐서요
다시 들어갔을 때 그대로인 모습이라면
그대로 인정하는 것 같아서요. 그 어머니의 모습을.
줄곧 외면해왔었습니다. 마치, 모든 사람은 죽음을 맞는다는, 그런 저명한 사실같았던
'치매'라는 병이 저희 어머니를 완전히 옭아매는.
더이상 1958년생, 제 26년을 헌신으로 가득 채워준 그 어머니가
존재하지 않게되는 그 특이점을요.
그런데 찾아왔네요.
외면하지 말고 준비했어야 했을까요?
이미 지난 일을 다시 말하는 것, 이미 결심하고 행동으로 옮긴 일을 후회하는 것. 이 두가지가 가장 멍청하고 한심한 짓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는데요.
미치도록 한심합니다. 제가요.
너무 너무 너무 후회가 됩니다.
오늘 아침 메뉴는 소고기 된장국이었습니다. 제가 끓여드렸죠.
그 된장국을 보며, 지금의 어머니는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실까요?
그 된장국을 만든 사람을 생각 할 때, 제 '이름'을 생각하실까요 아니면 제 '얼굴'을 생각하실까요?
저는, 어머니에게 무엇으로 남아있는 걸까요?
저는 앞으로 어머니에게 무엇이 되어야 하는 걸까요?
그냥 한탄글이었습니다.
잠깐 정신이 너무 나가서 어디에다가라도 말을 해야
제 정신을 지금 움켜쥐어들어가는
이 망할 부정적이고 암울한 생각들이
지워질 것 같았습니다.
저는 이제 사회 초년생이 되었습니다.
남들에게 말하면 모두가 알만한 병원의 간호사로 취직했습니다.
취직하자마자 코로나때문에 진짜 개고생을 했지만요.
근데요, 제가 바쁘다고 어머니한테 작년에, 2021년 된게 몇일이나 지났냐마는, 생신선물을 못드렸거든요?
축하한다도 못해줬고요 제가 뭐 꽃도 못드렸어ㅇ그게 너무 후회가 많이돼요 진짜 저는 왜그랬을까요 뭐가 그렇게 바쁜일이 있다고 그거를 못해줬을까요?그게마지막그런건줄앟았으먼제가 안그랬겠죠.안그랬겠는데 그걸 어떻게 아냐구요 그냥존나불효막심한놈이었는디그게 마지막 기억인 것 같잖아ㅛ 어머니한테 제가 제가 뭐호보일거같냐고아까말했잖아요 뭔지는 몰라도 제가 생각하기엔그리떳떳한모습은아닐것같아요 너무 슬퍼요진짜
3년 전 치매 진단받으시고
알음알음 아는 인맥 동원해서
'치료'아닌 '연명'을 하고 있었는데
치매란 것을 인식하고 보니 너무 빠르게 안좋아졌어요
오늘 일 갔다가 집에 오니
당신께서 저를 보시곤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더군요
누구신데 들어오냐고
그러면서 가장 급하게 부르는 이름이 뭔지 압니까?
제 이름이에요. 제 이름.
어디있냐고, 도둑놈 들어왔으니까 제발 좀 내쫓아달라고
진정시켜보고, 내가 당신 아들이다. 제발 기억해봐라
울부짖으며 소리쳐도 저를 두려워만 하시고 기억은 못하더군요
집을 잘 못 찾아온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말씀드리고서
그대로 집을 나왔네요.
제 나이 스물 여섯 입니다.
막막합니다.
다시 집에 들어갈 용기가 나질 않습니다
영영 돌아가지 못할까봐서요
다시 들어갔을 때 그대로인 모습이라면
그대로 인정하는 것 같아서요. 그 어머니의 모습을.
줄곧 외면해왔었습니다. 마치, 모든 사람은 죽음을 맞는다는, 그런 저명한 사실같았던
'치매'라는 병이 저희 어머니를 완전히 옭아매는.
더이상 1958년생, 제 26년을 헌신으로 가득 채워준 그 어머니가
존재하지 않게되는 그 특이점을요.
그런데 찾아왔네요.
외면하지 말고 준비했어야 했을까요?
이미 지난 일을 다시 말하는 것, 이미 결심하고 행동으로 옮긴 일을 후회하는 것. 이 두가지가 가장 멍청하고 한심한 짓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는데요.
미치도록 한심합니다. 제가요.
너무 너무 너무 후회가 됩니다.
오늘 아침 메뉴는 소고기 된장국이었습니다. 제가 끓여드렸죠.
그 된장국을 보며, 지금의 어머니는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실까요?
그 된장국을 만든 사람을 생각 할 때, 제 '이름'을 생각하실까요 아니면 제 '얼굴'을 생각하실까요?
저는, 어머니에게 무엇으로 남아있는 걸까요?
저는 앞으로 어머니에게 무엇이 되어야 하는 걸까요?
그냥 한탄글이었습니다.
잠깐 정신이 너무 나가서 어디에다가라도 말을 해야
제 정신을 지금 움켜쥐어들어가는
이 망할 부정적이고 암울한 생각들이
지워질 것 같았습니다.
저는 이제 사회 초년생이 되었습니다.
남들에게 말하면 모두가 알만한 병원의 간호사로 취직했습니다.
취직하자마자 코로나때문에 진짜 개고생을 했지만요.
근데요, 제가 바쁘다고 어머니한테 작년에, 2021년 된게 몇일이나 지났냐마는, 생신선물을 못드렸거든요?
축하한다도 못해줬고요 제가 뭐 꽃도 못드렸어ㅇ그게 너무 후회가 많이돼요 진짜 저는 왜그랬을까요 뭐가 그렇게 바쁜일이 있다고 그거를 못해줬을까요?그게마지막그런건줄앟았으먼제가 안그랬겠죠.안그랬겠는데 그걸 어떻게 아냐구요 그냥존나불효막심한놈이었는디그게 마지막 기억인 것 같잖아ㅛ 어머니한테 제가 제가 뭐호보일거같냐고아까말했잖아요 뭔지는 몰라도 제가 생각하기엔그리떳떳한모습은아닐것같아요 너무 슬퍼요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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