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지한데 결혼이야기 어케 꺼내지?(긴글)
내 아부지는 전형적인 경상도 가부장적인 남편이자 아버지셔
우선 나는 32살 외동딸이고 타지에 나와서 혼자 살고있어
내가 왜 이런 고민글을 적게됬냐하면
원체 가부장적이시고 아부지와 내가 깊은대화를 별로 안해봤고
무슨말만 꺼내면 어린게 뭘안다고 이런 식이거든.
어느정도냐면 큰아버지가 돌아가셨고 그 장례식에 가족들 다모여서
일처리나 부의금 처리 장례식비용처리에대해 이야기하는데
큰아버지 아들인 사촌오빠가 마흔이 다되가는데도 무슨말 꺼내니까
애들은가만있으라고 어른들이 알아서 한다고 말하실정도..
뭐 우리가족이 돈을 더 가져올려고 그런식으로 말씀하신건아니고
아부지가 장례비용 다내주시고 부의금도 아부지 문객들 비용도 오빠한데 더주고 그러긴하셨다만..
무슨 느낌인진 알겠지?
암튼 금전적인 지원을 꼭 해주실려하시지만 그만큼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걸 싫어하시는 분이야.
이제 나도 나이꽉찬 노처녀가되어가기도하고 정말 잘맞는 사람 만나서 결혼까지 생각하게됬단말이지
이미 남친하고 나는 대략적인 이야기는 다 오간상태고 마음도 다 확인했어.
남친네 가족도 몇번뵈었고 그쪽 집은 우리아들이 하고싶으면 하는거지 이런 분위기야.
문제는 우리아부지인데, 엄마랑은 어느정도 이야기를 했는데 아빠랑 정말 말을 꺼내기가 힘들어
워낙에 뭔말만하면 애가무슨 니가뭘안다고 이런식이시고
나는 아버지의 딸이고 어리기때문에 의견을 내거나 아버지의 의견에 다른 의견을 제시하기만해도
화낼때도 계셨거든. 엄마는 그래도 나랑 친구처럼 지내주기에 엄마한데 부탁했는데..
엄마도 워낙 아버지를 어려워하고 무서워하셔서 크면서 항상들은말이 아버지 화내시니까 뭐하지마라
아버지 무섭다 뭐하지마라. 아부지 화났다 뭐하지마라. 항상 아버지의 눈치를 봐야했거든.
엄마도 그래서 아부지한데 말을 꺼내기 힘들어해.
더더욱 남친이야기는 꺼내기 어려운게 학생때 우리집에 남자친구가 전화했었는데
아부지가 그걸 받곤 일주일넘게 삐져서 나한데 말도안하신 전적이 있기도하고
32년 살아오면서 남자친구있냐 남친어떤애냐 이런 질문을 일절 안하셨어.
그래서 내가 몇번 부모님 가게에 남자친굴 데려갔는데
처음엔 인사하는것도 하는둥 마는둥하시고
그다음부턴 와도 뭐 오느라 고생했다 먼길오느라 수고했다
하며 웃으시는데 나는 아는 우리아빠 특유의 영업용미소를 지으셔..
처음부터 뭐하는앤지 묻는건이상한데 네다섯번을봣는데도 별말도안하고
그냥 고생했다 수고했다 웃고 정적... 남친 안절부절하고 나도 남친한데 미안해죽겠고..
아부지가 나한데 따로 뭐하는 친군지 물을만도한데 묻지도않으시고
거기다 남친이랑 같이 다녀간 날엔 어김없이 술드시곤 나한데 전화해선
딸 아빠 배신하지마라, 우리딸 사랑한다, 아빠랑 같이 살자 이런이야길하셔.
평소엔 그런표현 절대 안하시는분이거든. 맨날 가시나 뭐하노 하고
쓸데없이 돌아다니지말고 건강관리해라 끊는다. 이정도만 말하시는분인데 ..
이전부터도 나한데 결혼하지말고 그냥 혼자 살아라 이런이야기도하시고
또 친구분들이랑 전화하면서 서로의 자식 안부물을땐
장난이시겠지만 가시나 한 4억에 팔아치워야지 이런이야기도 하시고..
워낙에 아버지랑 깊은대화를 해본적이없고 해볼기회도없어서
정말 어떤 생각이신질 모르겠어.
그래도 내나이쯤되면 물어보.지않을까 했는데..
29살쯤엔가 한번 말해볼려했는데 아빠가 쓸데없는 되도않는 소리한다고 말 자체를 못꺼내게 하셨거든.
그래서 진짜 좀 어떻게 큰맘 먹고 이야길 해야할것같은데
해본적이 없다보니 도무지 어떻게 말을 꺼내야할지 모르겠어
그냥 슬쩍 던지는 정도론 씨알도 안먹히는거같아
글쓰다 가만생각해보니까 이름이 뭔지도 안물어보셨어..하..ㅡㅡ
적다보니까 남자친구한데 너무 미안해지네..
내가 어떻게 말을 잘꺼내야 그래도좀 아부지랑 대화라도 해볼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