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나는 TV에 그 사람이 나오는 것이 좋기도 하지만 싫다
내 실화고, 그 사람이 절대 누구인지 내 입으로 밝힐 생각이 없다.
그냥 너무 답답하기에.. 정말 친한 친구 이외에 말한 적 없는 내용을
이 곳에 처음 밝힌다.
나는 중학교 1학년 때 앞으로 언급할 그 운동선수랑 같은 반이였다.
어떤 운동인지 밝히게 된다면 유추할 수 있기에 굳이 쓰지 않을 것이다.
나는 중학교 때 소위 말하는 은따였다.
자리를 옮겨서 수업을 들을 때 책이나 휴대폰이 없어지는 일은 일상다반사였으며, 그나마 있던 예전 친구들마저 날 멀리했다.
수업시간에 조를 짜야 할 때 나와 같은 조가 되기 싫어하는 것을 늘 보고 느껴야 했고 내 자존감은 바닥을 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운동선수인 그 애가 학교에 나왔다.
등교를 해도 잠깐 있거나 주로 연습 때문에 학교를 빠지는 일이 잦았기 때문에 그 날도 '그냥 곧 집에 가겠지.' 라고 생각 했었다.
그러나 체육시간까지 그 운동선수는 있었다.
체육선생은 조를 무작위로 짜서(혹은 친한 사람들끼리 조를 짜라고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춤을 추라는 과제를 냈다.
(그 당시 TV에서 유명했던 춤이 있었고, 그 춤을 추는 아이들이 많았다.)
우리 조는 그 운동선수와 다른 아이들과 나.
같은 조에 선별된 것을 알자마자 날 쏘아보며 한숨을 쉬던 그 눈을 나는 아직까지도 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운동선수는 본인이 아는 춤이 있다며 그것으로 정하자며 첫 체육시간은 그렇게 끝났다.
시간이 흘러, 다음 체육시간이 되었고 춤을 알려주겠다며 직접 이것저것 지도를 해주기 시작했다.
처음추는 춤이지만 정말 열심히 따라했다. 모르는 부분은 여러 번 물어가며 이해하려 했다.
하지만 끊임없이 한숨을 쉬며 화내던 모습. 완벽하게 다른 아이들과 똑같은 자세를 했음에도 더 제대로 하라는 말. 킥킥거리며 비웃는 아이들 사이로 내 사춘기 시절의 마음은 금이 가버렸다.
그래도 더 보고 따라하고 열심히 하는 마음을 알아주겠지 라며 내 자신을 다독였다.
그 다음 체육시간이 되었다.
다른 아이들은 벤치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 애는 나보고 혼자 춤을 춰보라고 했다.
그래서 다른 아이들은 왜 벤치에 앉아있고 나 혼자 춤을 춰야하느냐 라고 물어보았고 돌아온 말은, "다른 애들 볼 필요 없고 너만 하면 되니까."
역시나 비웃는 다른 아이들 모습에 또 다시 내 마음은 상처를 받았다.
이후 다른 친구에게 최근에 들은 이야기를 잠깐 첨부한다.
그 친구네 반도 똑같은 과제를 받았고, 체육시간으로는 한참 부족한 시간을 메꾸기 위해 공원에 모여서 춤연습을 했다고 했다.
그리고 그 친구네 조를 제외하고도 여러 명의 각기 다른 반, 다른 조 아이들이 모여 연습을 했다고 했다.
아마도, 내 생각이지만.. 우리 조 아이들은 서로 모여서 연습을 했고, 내게는 따로 알려주는 것 없이 체육시간에만 기본적으로 알려줬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10년이 넘게 지나서 이젠 무뎌질만한데 쓰는 와중에도 또 입맛이 쓰다.
그 이후 체육평가가 좋지 않자, 나를 쏘아보던 그 애를 10년이 더 지난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TV에 나온 그 애를 볼 때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구나 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마음 한켠에는 사춘기 때의 내가 생각나기에 마냥 그 애를 좋아할 수가 없다.
그냥 요즘 자주 매체에 나오기에 반갑기도 하고 씁쓸한 마음도 함께 있기에.. 그냥 그 뿐이다.
+)추가내용 :
지도했다는 내용은 모두에게 알려줬다는 것이지 개인적인 지도가 아닌 안무에 대한 내용.
말 그대로 다른 아이들과 같이 했기에 몇 번 추지 않고 자세한 것은 그나마 같은 조에 있던, 나를 상대적으로 덜 괴롭히던 친구에게 물어보며 익혔다.
내가 어느 부분을 모르겠다고 얘기하면 화부터 냈다.
왜 나만 모르냐며 모르면 모르는대로 알아서 애들 보고 따라하라며 날 더 위축시켰다.
그리고 그 애는 내가 체육시간 이외에 춤 관련해서 물어보면 철저하게 무시일관했다.
조 애들끼리 모여서 이야기를 할 때도 물론 똑같이 무시했다.
이게 댓글에서 말한 챙겨준 거라면 참...
체육 춤 관련 때문에 물어볼거 있다고 핸드폰 번호 알려달래도 귀찮다는 얼굴로 씹었으니까.
댓글에 말했던 고마운 마음? 티 안나게 도와주는 것? 그런 말 한 사람들은 꼭 다시 한 번 이 글 봤으면 좋겠다.
경멸어린 시선으로 계속 쳐다보던 그 앳된 얼굴이 지금 tv에서 나오는 그 얼굴이랑 아직도 겹쳐보인다.
내가 비약해서 적은 내용이 있지만
적어도 그 사람이 나를 챙겨줬다는 생각을 절대 안했으면 좋겠다.
그 애는 조별과제에서 다른애들을 챙길 때 나는 빼놨고, 나는 다른 친구에게 끝까지 물어가며 찾아 배웠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