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때 힐리스 타다가 넘어진게 너무 속상해요.
제가 초등학교 5학년때...
당시 신인가수가 힐리스를 신고 데뷔했고 힐리스가 정말 엄청나게 유행이였어요.
저도 엄마한테 졸라서 힐리스를 샀고 열심히 타고 다녔어요.
하루는 동네에 언덕이 있었는데, 그 밑을 타고 내려오다 넘어졌어요.
넘어졌다 일어나니 제 왼손이 푹 꺼지더니 왼손에 힘이 안들어가더라고요.
계속해서 힘을 줘도 힘이 안들어가고 아파서 울면서 집에 갔어요.
그때나 지금이나 저희 부모님 두분 다 일을 하시거든요.
집에 돌아가서 엄마한테 전화를 했는데 (그 날 엄마가 핸드폰을 두고가셨어서) 안받으시고 아빠한테 했었나?
뭐 어떻게 해결했는지 연락 안되던 엄마한테 전화오고
얼마 있다가 집에 구조대원와서 들것에 실려서 앰뷸런스 타고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 찍고...
골절이라해서 한달동안 깁스하고 그랬던 기억이 나요.
근데 이게 왜 이제와서 속상하냐면요.
어제 아빠가 친구들 만나시면서 술 한잔하시고 오셨는데 얘기하시더라고요.
저 키우면서 속상했던 일이 하나 있는데 그 손 다쳤을 때라고 하시더라고요.
아들이 손에 힘이 안들어간다고 아프다고 울면서 전화하는데
가까우면 집에 달려가서 병원이라도 데려갈텐데
타지역에서 있어서 병원도 못 데려가고
자긴 아무것도 못했던게 너무 속상했다고 얘기하시더라고요.
저는 그 날이 대낮부터 앰뷸런스가 오니 무슨일 있나하며
온 동네 사람들 다 모여서 들것에 실려가는걸 쳐다봤던게 엄청 부끄러웠고 한달동안 깁스해서 귀찮았던 그런 기억정도로만 생각하며 살았었는데
이제와서 보니 그게 부모 속상하게 만들고 대못박는 순간이었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다쳤던게 이제와서 너무 속상해요.
어렸을때나 지금이나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한 것만큼 효도가 또 없는 것 같아요.
여기 형님들도 항상 건강하고 행복해서 효도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