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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현타와서 쓰는 불쌍한 우리엄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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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할머님 치매 걸려서 가족끼리 분쟁있다는 글보고 생각났는데 어느집이나 힘든일 많겠지만 우리집도 참 개판이구나 싶어서 넋두리좀 하겠습니다


엄마는 8남매중 막내 아빠는 10남매중 막내다 ㅋㅋ..

아빠는 평생 버는족족 위에 사기치고 도박하는 큰아빠들한테 돈갖다바치고 그것땜에 나 애기때부터 엄마랑 싸우다가 결국 친가랑 손절했다


옛날에 서울에 땅이 많았다던데 다 위에 큰아빠들 뒤처리해주느라 팔고없고 엄마랑 나랑 동생은 손절했지만 돌아가실때까지 용돈 드린건 우리아빠밖에 없었다


엄마도 8남매중에 지원 제일 못받았는데 결국 우리집이 친가외가 통틀어서 제일 잘살고있다.. 내가 엄마뱃속에 있을때 엄마가 과일이 너무먹고싶었는데 먹을돈이 없어서 못먹었고 억척같이 돈 모아서 나 초등학교때 미국유학 보낼때 엄마아빠는 김치랑 밥만 먹었다는거 크고나서 알았다


아무튼 그것때문에 할머니 할아버지 모시는건 엄마가 다 하는데 다른 남매들은 재산분할 문제때문에 싸우다가 명절엔 오지도 않는다 오직 엄마랑 나랑 내 동생만. 참고로 우리엄마는 막내에 딸이라 재산분할 문제에 염두도 두지 않았다

할머니 할아버지를 미워하기는 싫지만, 가끔 정신이 오락가락하실 때 엄마한테 "니가 우리 돈 뜯어갈라고 수발 들어주는거 다 안다" 이런식으로 말하는게 엄마한테 얼마나 큰 상처가 됐을지 난 상상도 안 된다


아빠는 나랑 동생 교육에 쓸데없이 돈 많이쓴다고 싫어하고 엄마를 참 많이 때렸다

결국 둘다 대학은 잘 갔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도 참 패륜아였다 아빠를 주먹으로 때리고 칼로 찌를뻔도 했었으니까


두 아들 대학 다 보내고 군대도 다녀오고 엄마가 양육비 때문에 참고참았던 이혼 드디어 하게됐다

아빠가 정법이라는 사이비에 빠져있단것도 서울에 있는 난 나중에 알았다


이혼하고는 엄마한테는 말하지말고 한번 꼭 읽어보라고 책도 보내줬는데 그 사이비교주새끼가 쓴 책이었다


쓰레기같은 아빠지만 그것도 남편이라고 이혼한 뒤에 엄마는 참 많이 힘들어했다 남편욕을 할데가 없으니 맏이인 나랑 통화할 때만 마음놓고 우실 수 있었나보다

군대에서 매일 전화드렸던 것처럼, 엄마가 걱정이 돼서 매일 전화드렸다


어느날 엄마는 내가 당신을 걱정하는 게 내가 취업준비하고 공부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이제 걱정하지 말라셨다

엄마는 내나이 때 이미 날 낳고 이악물고 사셨는데 열심히 안 산 내가 너무 부끄럽다


난 나름 명문대 나왔는데 공부를 안해서 전공내용도 하나도 모르고, 겨우 졸업가능한 학점이라 사기업 어디에서도 안 받아준다

그래서 수천만원 들여 보낸 대학간판, 학점 안보는 공기업 준비한다


내일 한국사 시험인데 공부 덜 했다. 3번째 보는 전기기사 시험도 얼마 안 남았는데 그건 더 안했다.

밑에 회사생활 글 쓴 친구도 보니까 나랑 동종업계에 나이도 같던데..


성인이후로 난 우울해본 적도 누군갈 질투한 적도 없었는데

그럴 자격도 없는 내가 지금은 우울하고 질투가 난다


무엇보다 우리엄마가 너무 불쌍하다

엄마도 대충 아신다 내가 열심히 안 한다는걸


난 왜이모양일까 좆같다 나도 우리엄마 용돈 드리고싶다


한국사 마저 공부하러 가야겠다..

5 Comments
fdxj0aaV 2021.02.06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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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VXyRCKe 2021.02.06 04:39  
ㅍㅇ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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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xRnmL48 2021.02.06 05:32  
임마 더 열심히 살어 더더더
나도 엄마가 혼자 중학교도 못나오시고 우리 키우셔서 얼마나 마음아픈지 모르겠다
보너스 나올때마다 50, 100씩 보내고 매달 30씩 보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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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kIaPyx2 2021.02.06 09:47  
화이팅이다! 열심히 안하는거 알았으니 이제는 열심히해서 될일만 남았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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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fAU8BRV 2021.02.06 09:58  
글을 너무 못쓴다  슬픈 내용 같은데 하나도 안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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