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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어떻게 해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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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큰아빠 ㅈㄴ 불쌍한 사람임.. 망막색소변성증이라고 점점 눈이 안 보이게 되는 병이 있음


그거 때문에 눈 안 보인지 한 10년 됐음. 다행인건 월급쟁이 아니고 사업 하던 사람이라서 눈 안보이게 된 이후에도 먹고사는 문제는 직접적으로는 없었음


그러다가 작년 초에 우연하게 암에 걸린걸 발견함. 폐암 4기였음. 발견할 당시에 이미 뼈까지 전이가 된 상태였음. 발견한 것도 뼈가 부러지게 되면서 사진 찍어서 알게 된거임


병원에서 3~6개월이라고 함. 그래도 생각보다 오래 버텼음. 한 1년 2개월 정도 더 살았다 그때부터


그러다가 뭐..산소호흡기 달고 연명치료는 딱히 안 하고 돌아가심. 사실 할 수 있는게 없음. 폐암 말기는 5년 생존률이 0퍼임. 걍 선고 받는 순간 죽음은 결정되는거고 남은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의 문제였음.


60도 안 된 나이임... 우리 집 할머니 할아버지 다 살아계심. 아들이 눈 안보이게 된 것도(유전병임) 자기 탓 할텐데 할머니는 큰아들 장례식까지 겪게 됨..


할머니는 고모들이 케어할거같음.. 의미가 있겠나 싶지만


진짜 문제는 우리 아빠인데, 아빠가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 걍 다른 감정표현 별로 없고 화만 내는 그런 스타일임


나는 큰아빠 장례식 하면서 아빠가 우는거 처음봤음ㄹㅇ..3일 내내 움


장례식 끝나고는 괜찮을줄 알았는데 오늘 퇴근하고 와서 '형님 생각이 계속 난다. 생각이 나면 다른 생각을 해서 그 생각이 안 나게 해야하는데 그것도 안 되고 계속 생각난다' 이럼


우리 아빠가 작은 카페를 해서 혼자 일함. 요즘 코로나 때문에 알바 없고 걍 하루 종일 혼자 있는다고 보면 됨. 손님이랑 이야기를 할 리도 없으니 걍 하루종일 혼자만의 생각 속에 빠져있는거임. 그래서 뭔가 더 취약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혹시 비슷한 경험 있었던 사람 있음? 뭐 시간이 약이겠지만서도.. 왕래가 많았었어가지고 나도 좀 힘든 상태임.. 근데 아빠한테는 형이니까 아마 나의 상실감에 비할 바가 안될거 같은데..내가 뭐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있을지..

11 Comments
76WXv14z 2021.05.25 01:06  
우리아빠도 할머니 돌아가셨을 때 엄청 우셨지
아빠의 누나, 나한텐 고모도 암으로 돌아가셨음

뭐 아들로써 할 수 있는건 딱히 없더라
그냥 그때 아부지랑 술을 가장 많이 마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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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6MUqLJ 2021.05.25 01:06  
[@76WXv14z] 아빠가 술을 못 마심ㅋㅋ 당연히 나도 못 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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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jzlGwOs 2021.05.25 01:07  
아버지한테 전화 많이드려

힘들 때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으면 정말 안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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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BzrkAG 2021.05.25 01:07  
그냥 옆에서 서로 힘돠는것밖에 답 없어보이는데..
옆에 있을 시간이 많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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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PS8j2xV 2021.05.25 01:10  
너가 학생이거나 백수면 같이 일도와드리는게 최곤데
그게 안되면 누구라도 옆에 붙혀주는게 제일 낫지않을까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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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HdkzxS3 2021.05.25 01:27  
누군가 계속 옆에 있어주는게 가장 좋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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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6QC7u8a 2021.05.25 01:38  
시간이 해결해주기를 기다려줘야하는데 아부지 옆에서 같이 있어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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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cvKaZi 2021.05.25 09:52  
찾아뵐 수 있을때마다 찾아가서 뵙고 그래 아부지 많이 힘드실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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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HVUkYC 2021.05.25 10:04  
별수 있나 자주가서 커피에 케잌 사먹으면서 말동무 해드리고 좀 우울증 심하신거 같으면 정신과 진료 한번 받으시라고 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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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Q1dlVQ 2021.05.25 10:16  
전화자주드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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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YFzIs5 2021.05.25 10:20  
아버지께선 아버지대로 잘 이겨내실거다
넌 그냥 곁에서 위로 해드리고 말 걸어 드리고 그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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