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자리 박사과정 학생 때문에 돌아버리겠다

외국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데 몇달전에 인도인 박사과정 여학생이 내 앞자리에 자리 배정받아 왔다.

연구실에 책상이 세개인데 이 학생과 내책상이 바로 마주보고 있어서 얼굴들면 서로 보이는 그런 배치다.

문제는 이 학생이 공부도 열심히 안하고 계속 뭔가 손짓을 한다는거다.

뭘 하고 있다는 티를 내고 싶은가 본데, 프로그램 좀 만지다가 안되면 양손을 옆으로 들면서 어깨를 들썩이는 제스쳐를 하고, 뭔가 알겠다 싶으면 손가락 딱 하면서 아하! 하는 그런 만화에나 나오는 제스쳐를 취함. 존나 과장되게. 그리고 계속 몸을 흔들면서 춤추는 듯한 몸짓을 하고 콧노래까지 흥얼거리길래 쳐다봤더니 콧노래는 멈추더라.

뭘 계속 물어보는데 듣고 있으면 정말 기초적인 프로그래밍을 몰라서 묻고 있다. 기초적인 프로그래밍 같은건 모르면  혼자서 공부를 해야되는데 그것도 아님.

남의 프로그램을 받아서 어떻게 돌아가는건지 알 생각은 안하고 그냥 결과만 나오면 쓰고, 자기가 고쳐서 안돌아가면 안돌아간다고 물어봄. 

그리고 사람들이 좀 바빠 보이면 농담같은건 눈치 봐가면서 해야되는데 존나 바빠 디지겠는데 뭘 물어볼것 처럼 말 걸어서 말 받아주면 별 쓰잘대기 없는 이야기나 함.

시물레이션 고치고 새로 짜고 하는 일이 태반이라 한번 집중력 흐트러지면 다시 집중하기 존나 빡센데 얘 때문에 돌아버리겠다진짜.

내 모니터 모고 있어도 계속 앞에서 앉았다 일어났다 손짓 하고 앞에서 알짱거리니까 존나 거슬린다. 

진짜 이런게 어떻게 박사과정 합격했는지 모르겠다. 이미 지난 1년동안 결과가 없어서 지도교수한테 찍힌 상태고 이대로면 아마 올해 테스트 못넘기고 쫓겨날거 같은데 내 1년도 같이 날아갈거 같다. 진심 좆같다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