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수술 후기
애가 셋
아내가 수술 전까지 보이콧을 선언.
그래 때가 되었지 하며 병원으로..
초딩 때 포경수술 이후 처음 누워보는 수술대
하반신을 가리는 커튼이 쳐지고.
제모부터 해드립니다~ 다행히 남자 간호사.
병원 가기 전에 집사람이 제모할 때 저기 되면 어쩌냐하며 놀렸는데.
긴장 때문인지. 아무런 느낌도 자극도 없다.
그저 사각사각 슥슥 면도하는 소리만.
선생님 들어오십니다~
거칠지만 노련한 손놀림으로 정관을 만져서 확인한다.
이렇게 거칠게 만져주며 가지고 놀던 총각 때 만났던 친구가 생각나서 실소가 나온다.
자~ 길 찾았구요. 이제 마취 합니다. 따끔해요~
예방주사 맞던 익히 알고 있는 따끔함이 오히려 긴장을 풀리게 했다.
마취 했으니 아프진 않겠지 라는 방심이었다.
우선 오른쪽 시술 시작합니다~ 절개합니다~
내 시선의 끝에는 묘하게도 시계가 있었다.
오전.. 11시.. 20분.. 5초..
따끔.. 사전에 안내 받은 5미리 절개 절차일 것이다.
뭐.. 이정도야 뭐...
음..? 따끔? 마취 했는데? 엥...?
슥슥... 아랫배가 당기는 느낌.
아아. 정관을 끄집어 내어 자르고 묶고 지진다 이거구나.
이제 살짝 아파요~
지잉~~ 전기가 흐르는 소리.
찌잉!!!!!! 허억!!!!!! 억!!!!!!! 으어어엇!!!!!!!!!!!! 크헛. 으어...........
전기로 뭔가를 지지는 느낌 + 초딩 때 여자애 놀리다가 발에 맞고 몇초 뒤 찾아오는 남자들만 아는 고통
나도 모르게 발끝까지 힘이 들어가서 허리가 들려버린다.
자~ 한번 더요~
ㅁ니ㅏㅇ홈ㄴㅇ 흐어어어!!!!!!!!!!!!!!!!!!!!!
오른쪽 절개 - 정관 자름 - 위쪽 지짐 - 아랫쪽 지짐 이런 순서인 듯 하다.
(물론 정확하지 않다)
자~ 한쪽 끝났습니다~
5분 지남.
그렇게 왼쪽도 시술.
5분 지남.
포경수술은 종이컵이었는데
정관수술은 양쪽 고환 사이 절개부분에 두툼한 솜뭉치를 두고 압박붕대로 마무리.
내일 11시30분에 붕대 푸시고 소독 하루에 한번 하시면 되고요.
2개월 후에 여기 드린 앰플에 정액 담아오셔서 정액검사 후에 무정자 확인하시면 되겠습니다~
약 꼭 3일치 드셔야 합니다 블라블라
그렇게 어기적어기적 계산하고 나왔다.
배신감.
네이버에 찾아본 정관수술 후기 그 어디에도
아프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고통이다. 이런 말은 볼 수 없었다.
무통이라며!
하나도 안아프다며!!!!!!
전기로 지지는(?) 고통이 통각이 아니라면 할 말은 없다.
근데 난 매우. 정말. 처음 느끼는 고통에 부들부들했다.
초딩 때 돈가스에 속았고
마흔에 네이버 후기에 속았다.
정관수술
내 기준에는 엄청난 고통이었다.
정관수술을 계획한다면.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