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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버지 건망증 정도가 아닌거 같은데 고민입니다.

NDIQbVuF 13 329 0

글쓴이는 4년 전쯤 코시국 시작할때부터 부모님 모시고 같이 살고 있는데 예전에는 몰랐던 아빠의 면모를 보고 좀 많이 고민스러운 자식입니다. (한국에 사는게 아니라는 것을 감안하고 봐주세요)



첫번째로 너무 많은걸 너무 자주 까먹고 잊어버리십니다. 예를 들어 제가 밖에 1시간 조깅하고 온다고 얼굴 보고 이야기하고 뛰고 왔는데 매번 뛰고 집에 올때마다 '어 어디갔다왔어?'라던가 어머니가 저녁에 약속이 있어서 6시쯤에 차 써야한다고 아침에 당부를 하고 일하고 왔더니 아버지는 5시 반즈음 해서 느지막이 차타고 커피 원두 사러 나갔다 오셔서 차를 7시넘어서야 집에 가져오심. 그래서 어머니가 약속에 늦어버리는 상황이 발생하니까 본인이 잊어버리셨다고 미안하다고 함. 이 경우는 나나 어머니 같이 타인이 이야기 해준 정보나 약속된 사안을 제대로 기억을 못하는 정도인가보다 할텐데 더 큰 문제는 본인(아버지)이 주도하고 약속했던 사안조차도 허둥거리거나 펑크내는 참사를 자꾸 보여주시는 것에서 매우 염려스러운 겁니다. 골프약속을 2주전에 아버지가 직접 하셔놓고는 약속 당일날 어느골프장 몇시였지 기억이 안나 이러셔서 주로 가시는 골프장 마다마다 연락 돌려서 어느 골프장인지 그제야 확인하고 티오프 타임은 타임대로 늦게 도착하셨는데 도착하셨을 즘에 어머니한테 톡이 온게 '아 지갑 놔두고 왔다'. 로 골프비를 안가져가셔서 친구분한테 돈까지 빌리셨습니다. 이런 식으로 본인이 결정하고 약속한 사안을 일주일에도 다섯 건 이상은 트러블을 내서 어머니가 수습하거나 내가 커버해드리는 일이 자주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단기적인 기억이 많이 안좋으신건가 기억이 정리가 안되시는 건가 싶을텐데, 두번째는 그동안 경험한 것이나 기억의 무게? 흐른 정도에 매우 둔감하다고해야하나 그 감각이 없다고 하는 모습도 자주 보여주십니다. 어머니가 아버지 좋아하시는 갈치조림이라던가 찜갈비 같은거 요리하면은 '나 이거 되게 좋아하는데' 라고 마치 처음 드셔보는 듯한 칭찬인듯 감탄사를 쓰시는데 그래서 여쭤보면 어머니가 해준적이 없는거 같다고 본인은 이거 좋아하니까 자주 해달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사실은 결혼한지가 34년이고 못해도 분기에 한번 이상은 꼭 해주신 요리들인데도 그만큼의 경험이나 기억이 쌓여온 흔적이 마치 전혀 없는 듯한 마인드로 답을 하니까 벙찐다고 하나요.


그래서 몇 번 넌지시 중요한 걸 자주 잊어버리니까 폰 달력을 쓰시던가 아니면 아날로그식이라도 다이어리나 수첩을 쓰시는게 어떻냐고 권고드리면은 그래볼게 대답만 하시고는 한번을 시도조차 안하시고, 그래서 차선책으로 뭔가 잊은게 있는거 같거나 해야 할 것이 있는지 확신이 없으면 나나 어머니가 리마인드 해드릴까 물어보면 그거는 본인이 애냐고 거부감을 드러내시고 싫어하는 티를 팍팍내십니다. 


작년에 환갑이셨어서 이제 예순 하나신데 사실 친할머니(85살)보다도 더 기억력이 안좋은 것 같아서 병원을 모시고 가야하나 많이 고민됩니다. 한국 가실 때마다 건강검진 하면 지금까지는 큰 문제 없어서 다행이다 했는데 이거는 신경과나 정신과를 가야하는건지 좀 답답합니다.

13 Comments
q8S0Dh7x 09.26 05:47  
바로 가야지
요즘 미리 예방한다고 약 먹는다고 설득해서 다녀와
치매 예방약, 늦추는약 진단받고 드시게 해
치매는 진짜 힘든 병이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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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F04ur2R 09.26 06:40  
한국에 치매안심센터 같이
시나 구 같은 곳에서 검사 해 주는 곳이 있습니다.
거기서 한번 검사 받아 보세요. 무료일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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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IQbVuF 09.26 06:58  
[@JF04ur2R] 한국이 아니라서 일단 로컬 신경과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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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3EtTBz 09.26 06:47  
아 답답해
벌써 치매 초기인거 같은데
뭔 고민만 하고 자빠졌어
빨리 대학병원 신경과 예약하고 강제로라도 끌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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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IQbVuF 09.26 07:00  
[@fn3EtTBz] 한국이랑 시스템이 달라서 그렇게는 안되는데 신경과 모시고 가보도록 할게요
9SwgBPeq 09.26 08:14  
아버지가 현실을 빨리 받아들일수있게 하는게 먼저일듯. 
안그러면 본인이 누구인지 조차 모를때가 오는데 그러면 너무 늦잖아요 
친구 아버지가  어느날 아침에  내가 누구지 이러면서 일어났는데
일주일동안  기억상실자로 살았다고해요.  그뒤에 조금씩 기억이 돌아왔다고하는데
이런일 안생기게 빨리 조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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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IQbVuF 09.26 08:54  
[@9SwgBPeq] 저는 경각심이 좀 생기는데 본인은 그정도라고 생각 안하시는 갭차이도 있고. 어릴 때는 만약에 부모님 두 분 중 한분이 이런 상황이 된다고 해도 자식놈이 병원을 가자고 이야기하면 당신들이 심각성을 느끼고 납득을 해주실거라는 상상을 했었는데 또 그렇게는 안되네요. 어쨌든 최대한 빨리 전문의랑 만나게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DTricJgW 09.26 08:27  
어머니가 치매입니다. 말씀하신 증상이 얼마나 자주인지는 모르겠으나 글만 봐서는 초기는 이미 지난 상태입니다. 약을 드시고 있어도 저 증상이 심해지고 급격하게 나빠집니다. 빨리 병원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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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ZzgcR96 09.26 08:34  
저희 어머니 63살이신데 5~6년전쯤 처음 초기 치매 진단받으시고 지금은 cdr 3점 치매중증까지 됐습니다. 제이름, 저도 못알아보십니다.
빨리 신경과 가보시고 뇌 ct, mri 찍고, 치매약 드셔야해요.  치매도 알츠하이머인지 전측두엽손상인지 외부손상인지 암튼 종류가 많더라구요
65세미만 초로기치매는 이렇게 해도 진행이 매우 빠릅니다... 암도 젊을때걸리면 전이빨리되는거랑 똑같다고 하시더라구요.
이게 약을 먹고있는데도 이러니 전혀 효과가 없다고 느낄정도에요. 해 바뀔때마다 심해지는게 확 체감됩니다.
기억 깜빡깜빡 > 할수있는일이 없어짐(처음에는 운전같은 중요한일 그다음에는 사소한 설거지같은거까지) > 대소변못가림

글쓴이 아버님 상태가 저희 어머니 초기진단받을때보다 더 심하신거같아요. 
술,담배 하시고 계시다면 병원검사결과를 부풀리시더라도 충격을 주셔서 바로 끊게하세요.
기억을 잊는것과 더불어 조울증,분노조절 등 행동장애까지 같이 나타나니 아버님께서 평소와 다르게 화내시거나 고집부리신다면 정신약도
의사선생님께 처방받으세요. 보통 신경과에서도 행동물어보시고 처방해주시더라구요.
최근 기억부터 오래된순으로 잊어버리시니, 최근일은 일정 공유받으셔서 리마인드해주세요
옛날일도 같이 식사하실때나 한번씩 물어보시면서 기억해주시는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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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IQbVuF 09.26 09:53  
[@hZzgcR96] 술 담배도 안하시고 육체노동하시는 것도 아니고 운동하시고 주무실거 다 주무시니까 치매라고는 생각을 못해본 부분도 있습니다.
SHvAoaG1 09.26 09:58  
좀심각해보이긴하네.. 한국아닌 다른나라는 치매초기예방시스템이 어떻게 되있는진 모르겠지만
항상 치매관련해서 제일어려운건 아버지 당신이 스스로 내가 문제있구나를 인식시키는과정에서 많이 부딫히는듯..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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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Km37vd 09.26 11:31  
글은 안읽어 봤지만
근처 보건소나 치매센터 가면 무료로 검사 가능함
나이 상관없이 검사 받을 수 있으니까
모시고 가서 너도 어머니도 검사 받아봐
국가에서 해주는 복지같은거임
이쁜 누나들도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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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P5ceYn 6시간전  
무조건 검사 받으세요 모든 병은 악화되고 가면 할 수 있는게 없음
나도 할아버지가 치매셨는데, 중기 정도에 판정 받고 점점 어린애처럼 되시더니
나중에는 나도 못 알아보셨음.. 물론 가끔식 기억이 돌아오시긴 했는데
본인도 힘들어하시고 모두가 힘들었음

보통 어르신들도 겁나서 괜찮다 그냥 나이들어서 그런거다 하시는데,
그냥 요즘에는 건강검진 받는것처럼 간다 라고 해서 같이 가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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