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익명 > 개나무숲
개나무숲

자존감이 많이 떨어진 하루다

qdbnJX3Y 11 357 2

자존감이 많이 떨어진 하루다


내 업무는 여러사람들에게 굽신굽신 하는 업무다

못하면 죄송합니다. 잘해도 죄송합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으니 그냥 회사에서는 친절이라는 가면을 쓰고 댕기는데

평상시는 괜찮다가 가끔 피곤하거나 그러면 그 가면이 벗겨질 때 가 있다.


오늘은 그런 날 중 하루였다.


집에서는 그리 친절하지 못한다.

밖에서 너무 감정소비를 많이 해서인지

집에서 더 친절해야 하는데, 우리 가족들에게 그러하지 못했다.


반성한다.


그래도 집에서도 날 대우 안 해 주면 난 어디서 내 감정을 다스린단 말인가.

피곤한 하루를 겨우 마치고 집으로 들어왔는데

좀 쉬고 싶은데 집에서도 내 일이 있다.

가족을 돌 보는 일은 부부가 공동으로 해야 하는 일인걸 알지만

전업인 주부가 조금 더 해 주면 안 되는것인가?


왜 이건 이렇거 저건 저렇고 하면서 잔소리를 하는가

하고 있는데 하기 싫게...


생일이었다.


생일선물 뭐 받고 싶냐는 말에

한동안 멍 했다.


갖고 싶은게 없다.

아니 갖고 싶은건 있지만


내가 이걸 사면 우리 애들한테 줄 게 없어지지 않을까?

괜찮을까?


이런 쓸데없는 생각들이 들며 결국 못 골랐다.


이 세 가지 요인들이 겹치면서


감정이 뒤엉켰다.


내가 회사에 너무 충성하는거 아닌가?

늦게까지 회사에 있어서 머 하자는 건가?

사에 있는 이유는 가족과 함께 살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인데

사에 너무 오래 있으니 가정에 소홀해 지는거 아닌가?


이런 맘으로 집에 일찍 귀가 했는데

집에 와보니 내 자리는 없는 느낌...

나만 겉 돌고 있는거 같고...


딜레마에 빠졌다.


사에서 집중해서 일을 하다 보니 늦게까지 하게 되면 가정에 대한 죄책감이 들고

그래서 집에 와서 가족들과 보내려는데 생각보다 만족감을 못 느끼니 끝내지 못한 회사 업무가 생각나고...


거기다 생일선물에 대한 물음에

나는 비싼거 받으면 안 되나? 왜 내가 구질구질하게 싼거만 생각하나?

내가 번 돈으로 우리 가족이 먹고 살고 있는데

우리 애들과 부인은 생활비로 비싼거도(사치한다는 건 아님) 잘 사입고 그러는데

그런건 괜찮은데

왜 나는 유독 나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면서 나에 대한 선물에도 이리 엄격할까?


과연 내가 행복한가?


이런 물음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지금 상태는


그냥 아무 의욕 없음.


아무것도 하기 싫음



이런 상황이 잘 넘어가 주기를 바라고 있음.

11 Comments
GbD5QwSR 2022.03.29 09:18  
번아웃 증후군 같은데
혼자 여행이라도 다녀오던지 여러 방도를 찾아봐야 할듯

럭키포인트 17,197 개이득

uAeDw3rf 2022.03.29 09:22  
ㅇㅇ 번아웃 온거같다. 자기만의 시간을 가져봐요

럭키포인트 25,811 개이득

xz7iaCu6 2022.03.29 09:26  
얌마 나 그러다 공황장애 왔어
ㅈ같은면 걍 때려쳐라 남 눈치 말고 좀 쉬고  할일은 많다

럭키포인트 19,547 개이득

Gdiu14Y1 2022.03.29 10:40  
[@xz7iaCu6] 남일이라고 막던지네

럭키포인트 17,948 개이득

w7J3QYbS 2022.03.29 14:05  
[@Gdiu14Y1] ㄹㅇㅋㅋ 혼자살면 가능하겠지만 가정이 있으니 더 고민하게되는건데

럭키포인트 21,719 개이득

1ONk3cfY 2022.03.29 09:35  
밸런스가 중요하다

럭키포인트 8,211 개이득

C1pELmJ8 2022.03.29 11:27  
무슨 일 해?

럭키포인트 8,850 개이득

qdbnJX3Y 2022.03.29 12:12  
[@C1pELmJ8] 인사총무와 노무(금속노조가입사업장)업무 하는데, 노조도 강성이라 굽신굽신, 다들 조합원이라 현장이 갑이고 사무직이 을이라 굽신굽신.. 머 다들 그렇게 살지만 가끔 짜증날 때 있는데 그날 인듯 ㅎ

럭키포인트 29,905 개이득

JUBxbrpq 2022.03.29 12:35  
때로는 가족보단  나를 챙겨야 할때가 있습니다...

나를 위해 조금 이기적으로 해야 때가 있습니다.

내가 행복해야 가족도 행복하거든요


아내분과 얘기 많이 나눠주세요

지금 느끼는 감정 지금 고민되는 것들

뭘 해결하고자 얘기를 하자는게 아니라 그냥 얘기하고 싶었다 라고

툭 말해보세요

잘 이겨내셔서 더 행복한 내일이 오시길 간절히 바래 봅니다

럭키포인트 9,013 개이득

9RweaOJp 2022.03.29 13:04  
혹시 자동차업계 일하시나요 ㅠㅠ

럭키포인트 27,780 개이득

qg94yfQN 2022.03.29 15:13  
아이궁.. 너무 고생이 많아요.. 아버지로서,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이 참 무거워요.

럭키포인트 15,011 개이득

오늘의 인기글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