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하다 형들..아내가 내가 싫대
상황 설명을 하면..
난 나름 가정적이라고 생각하거든 주변사람도 그렇고
결혼생활도 후회한적 없어..
인터넷 드립으로 하지마? 이러긴 해도 진심으로 결혼을 추천하고 다니는 사람이야
그리고 아들이 지금 18개월 넘어가는데 너무 예뻐
애기가 이제 지 맘에 안들면 소리지르는데 그때는 화나긴해도..ㅋㅋ
또 생활쪽 이야기하면 술은 잘마시는데 술자리 자체를 안즐겨..
시간아까워 음식이야 어차피 내 능력으로도 먹을수있는것들이고..
그냥 애기랑 놀고싶고 와이프랑 놀고싶고..애기자면 게임이나 하고싶고 그래
어릴땐 술자리가 좋았는데 결혼하고부터 내시간 뺏기는게 싫더라구
그래서 정말 회식이나 부득이한 술자리 아니면 회피하다싶이하면서 다녔거든
나름 대인관계도 나쁘지않아서 부르는 술자리는 아직 많지만..
나쁜놈소리 들으면서도 걍 집가서 가족이랑 노는게 좋아
그리고 육아가 힘든건 사실이니까.. 일찍 가서 애기 씻기는것도 (이제 무거워서 힘들어 나도 ㅋㅋ)
쓰레기, 음식물쓰레기 무조건 내가 하고.. 빨래도 내가 하려고 하고..
애기 놀고 뒷정리 내가하고 설거지도 내가하고..집에있으면 집안일 내가 하려고 하거든
주말에는 음식도 내가 해
오늘도 여느때와 다름없이 아내랑 이것저것 이야기하는데
요즘 내가 짜증이 많아졌다는 말이 나왔어 (이건 사실이긴 해 요즘 일이 많아서 스트레스때매)
와이프가 답답하게 행동하거나 애기 소리지르고 그러면 짜증나서 한숨쉬고 그러거든
근데 절대 아내한테 위협적으로하거나 그러진 않아 그럼 이혼당해야 싸지
하여튼..요즘 짜증이 심해져서 내가 늦게와도 싫고 일찍와도 싫대
순간 어이가 없고 화나서 나보고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되는거냐
내가 뭐때매 일찍들어가는건데 내가 평소에 노력하는건 알고그러냐면서 뭐라했지
근데 왜 화를내냐고 도리어 화내더라
아니 이해는 돼..집에서 짜증내면 안돼지 화풀이를 안한다고는 하지만
말투가 짜증이니 듣기 싫었겠지
근데 내가 집에 있는거 자체가 싫다고 하는게 느껴져서 서럽더라고
발언에 대해서 사과는 제대로 안하고 자꾸 변명하려고하고..
그래서 이야기하기 싫다고 하고 연락안하는중이야..
하루종일 그냥 우울하다..일도 손에 안잡히고
점심도 입맛없어서 안먹었는데 배도 안고파
아내가 저렇게 말하니까 내가 있을 자리는 어디인지 모르겠다
막상 또 괜히 욱해서 아내한테 뭐라했네 미안하다 생각들고 머리가 복잡하네
죽는거 무서워하는 사람인데도 그냥 콱 죽어버릴까 싶다
근데 또 아들 얼굴이 눈에 밟히고 그러네
아 회사인데 글쓰다가 눈물나네
그냥 익명글이라 푸념한번 적어 봤어
오늘 마침 회식인데 술 겁나마셔야겠다 ㅋㅋ
술취해서 뛰어내릴 용기 생기면 어떡하지 ㅋㅋ
그럼 이게 유언장일수도 있겠다 안녕 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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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마음 나는 이해한다
나는 지금 30대 후반을 향해 달려가고 아내는 30대초반 아들은 이제 44개월 정도 됐거든
애기가 18개월이라고 했지?
우리는 첨부터 애기 둘을 생각했고 아내도 출산하자마자 이정도면 둘은 낳을 수 있다고 자신만만했는데
아들이 18개월 되던 때에 아내가 둘째는 포기하자고 하더라
나도 뭐 경제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힘든 시기여서 둘이 그렇게 결정했지
육아에 힘도 많이 쓰고 집안일도 많이 도와주는걸로 봐서 충분히 알고 있겠지만
요즘 애들 18개월 땐 1818욕이 나온다고 한다더라
돌 이전보다 훨씬 자라기도 했고 이제 나름의 의사표현도 생기지만
그래도 애기는 애기다 보니깐 육아의 강도가 훨씬 강해진거지
딱 그시기에 부부들이 많이 싸운다고 하더라고 특히 첫째가 18개월일 땐 더 심하고
나도 코로나의 영향도 있지만 결혼 이후엔 개인적인 외출은 거의 분기별로 한번만 나가고
모든 밖에서 하는 취미생활은 다 끊었어
영화는 cgv vvip였는데 지금은 마지막으로 극장에 간 건 아들 팝콘 사주려고 간 기억 뿐이고
조기축구도 회비만 내고 있는 중
아내가 집안일은 시키지 않아서
집에 오면 아들이 잠들기 전까진 거의 모든 시간은 아들에게 할애하는 편이야
아내는 내가 집안일을 도와주는 것보다
지금의 아들에게 많이 놀아주는 아빠를 원하더라고
글고 좀 보수적인 면이 있어서 집안일은 아예 시킬 생각도 없고
그래서 난 정말 내 모든 힘을 다해서 아들이랑 놀아주는데
사실 우리도 스트레스는 풀어야 하잖아?
그니깐 애 잠들면 꼭 개인적인 즐거움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아내랑은 가슴속에 참을 인을 새기면서 더 많은 얘기를 해봐
그럼 서로 눈물 콧물 다 나오더라
우리도 그런 적이 있었거든
서로 뻔히 힘들다는 건 마음속으로 알고있어
근데 짜증이 더 크기 때문에 그게 더 표츌되는 거잖아
그 짜증이라는게 사실 따뜻한 말 한마디에 다 사라질 수도 있고
짜증을 내려는 마음이 오히려 미안한 감정으로 바뀔수도 있다고 생각해
나도 회사가 미칠듯이 힘들어도 집에 들어가기 전엔 마인드 컨트롤 오지게 하고 들어간다
힘들었던 날일 수록 더욱더
개인사정으로 힘들었을 때 회사 옥상에 올라가서 여기서 뛰어내리면 다 끝나려나?
이런 생각도 했었는데 전화기 꺼내서 애들 사진 아내 사진 보면서 내가 다 책임지고 살아야지
나 하나 믿고 우리 와이프 나한테 시집왔는데 내가 또 잘 데리고 살아야지
이렇게 마음 먹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야
힘든 시기는 꼭 지나가게 되어있어
나도 온몸이 물에 잠겨서 숨이 막히는 것 같은 시간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나마 콧구멍은 수면위로 올라온 거 같다
애기가 더 커서 말이 통하면 기쁨은 훨씬 커진다 (짜증도 비례함)
그리고 그 소통으로 인해서 더 행복해져 이건 진짜야
아내랑도 무조건 소통이야
따뜻한 말 한마디
짜증섞이지 않은 말투
한숨이 나오려고 하면 한번만 참으면 된다
너가 한번 참으면 아마 아내도 한번 참을거야
뭔가 너의 글을 보고 내 마음을 건드린거 같아서 댓글이 엄청 길어졌는데
여하튼 너도 너의 가족도 얼른 행복해졌음 좋겠다
글만 읽어도 네가 얼마나 징징거리는 성격인지 알겠다.
대충 요약하자면 이거잖아.
1.나는 가정에 충실한 사람, 결혼한 것 후회 안 한다.
2.나는 집안일도 육아도 한다.
3.내가 이렇게 좋은 사람인데 아내는 회사일 때문에 예민해져서 짜증 좀 냈더니 내가 싫다고 한다.
4.싫은 소리 들으니까 아무것도 하기 싫고 죽고 싶다.
네가 얼마나 감정적인 사람인지 글만 읽어도 다 알겠다.
아내는 얼마나 끙끙 앓다가 너한테 말했겠냐
네가 냈다는 짜증이 이 글에는 몇 줄도 안 되게 표현됐지만
아내가 글을 쓴다면 몇 줄로 끝날까 싶다.
생색도 냈겠지.
스스로 다른 남편들과 비교하면서
네가 가정적으로 군 게 하나의 장점이라는 생각에 말이야.
정신 차리자 친구야.
나도 결혼한 지 6년 됐고 애도 키우고 있는데
네가 아무리 혼자 잘하려고 해도 상대방하고 합이 맞아야 하는 거다.
어쩌면 네 아내는
네가 덜 가정적이고 집안일 육아 조금 덜 도아줘도
조금 더 믿음직한 남자이길 바라지 않을까 싶다.
힘들고 속상하고 답답한 일이 있으면
순간의 짜증으로 표현하지 말고 애기 재우고
뭐라도 시켜서 맥주 한 잔 하면서 나른하게 풀어 내라.
지금 아내의 싫은 소리에 죽고 싶단 소리까지 나왔는데
반대로 생각하자.
네가 낸 짜증에 아내도 너처럼 상처 받았을 수 있다.
그래서 네가 일찍 오든 늦게 오든 같이 있어도 힘들고 불편하다고 한 거라고 본다.
엄마랑 살 거면 계속 징징거리고
아내랑 살 거면 서로 감정적을 존중하면서 잘 대화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