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소에 다녀왔어 형들
훈련소에 다녀왔다고 하니 이새끼가 무슨 헛소리지 싶을텐데
전문연/공익/산업기능 셋 중에 하나 하는 놈이라 4주 훈련만 받고 돌아왔어
더운건 조금 힘들었지만
그에 비례해서 훈련 강도를 낮춰줬음
대신 몸이 좀 안 좋았었는데 이악물고 하나도 안빼고 죽어라 구르다가 왔네 ㅎ
느낀게 몇 가지 있는데
1)
내가 그 동안 군대에 대해서 많이 무지했던 부분이 있었고, 군에 대해서 무시하는 부분이 많았었는데
부족한 지식으로 인해서 많은 부분을 오해하고 있었던 것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음
자대는 가보 지도 못했지만 논산훈련소도 정말 체계적으로 돌아가고 있더라
다만 보여주기식 각맞추기 이런거는 좀 지금도 좋게 생각이 되지는 않음
2)
기간병들, 부사관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하더라
ㅈ 같은 ㅅㄲ들이 몇명 있긴 했는데, 그외에는 참 인간적으로 좋은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 많았음
군대도 사람사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고 너무 힘들거 같아서 마음이 많이 아팠음
+ 말년 병장과 행보관이 팔뚝 걷고 일 하기 시작하니까 정말 어마어마하게 빨리 끝나더라 ㄷㄷ
3)
논산은 정말 안 아플수가 없는 곳이더라
솔직히 기대했던거 이상으로 시설이 많이 좋아진 것은 인정할만한 부분임
더위 극한을 찍을 시점이라 타 교육대에서도 어김없이 몇명이 픽픽 쓰러졌었음
에어컨은 정말 눈물나게 고마웠음
다만 일렬로 쭉 누워자는데 내 옆에 애가 내 얼굴로 기침을 그렇게 해대는데
안 아플수가 없더라
그리고 천 몇백명 담당하는 의무관이 3명이었고, 지구병원은 여전히 싸가지 없는 새끼들 천국임
약도 적절히 받기 어려운 환경이었고, 한놈 나으면 한놈이 아프고
이런 환경이다보니 몸이 너무 안 좋았던거 같음
한번은 감기가 너무 심하게 걸려서 목소리도 제대로 내기 힘들정도였고,
나 같은 경우에는 피부염이 심하게 걸려서 전투화 신을 때마다 너무 괴로웠음
4)
종교는 교회가 제일 재미있는 곳이더라
지금도 목이 터져라 실로암 불러 제끼고 애들 춤추고 난리법썩을 떤다
신기하게 애들이 착해서 그 광란의 도가니에서 통제가 다 되더라
세례도 받으러 갔는데 그 똥물에 퐁당퐁당 빠지고 나서
결막염 걸린건 함정
5)
4주 훈련인게 부끄러워서 어디 말도 못하고 조용히 다녀왔어
나는 4주도 힘들었는데, 현역으로 가는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었겠어.
전원책이 그랬듯이, 밥을 먹는데도 배가 고프고, 잠을 자는데도 피곤했음
불침번 그까짓게 뭐라고 나는 참 힘들더라
현역들은 자대가서 얼마나 더 힘들었을까 생각을 많이 함
결론)
군인은 존중받아 마땅하며, 군대 다녀온 사람들에 대해 존중을 더 가지게 되었고
더불어 앞으로 갈 친구들 항상 건강하게 잘 다녀왔으면 좋겠다.
나는 곧 소집해제가 되겠지만 이 마음은 꼭 앞으로도 평생 가지고 갈 생각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