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 아빠로 살기
전에도 아이가 자폐라고 글 적었었는데,
또 한탄을 하러 오게 됐네.
딱히 결론도 방향성도 없는 글이야.
그냥 그 간의 이야기를 해보려구.
아이는 그 사이 중증 장애 판정을 받고 장애인 등록이 됐어.
외관은 다행이 멀쩡해 보여서 사람들이 보기에 가만히 있을 때는 평범해 보이지만, 이제 초등생 정도 나이가 되었지만 여전히 말도 거의 못하고 유아기 수준 발달이야.
발달의 상태로 보면 한 중고등학생 정도 되야 4-5살 수준의 의사소통이 될까말까 할것 같아.
나름 치료 한다고 아이 치료비에만 억 단위 돈을 매년 쓰고, 전국을 다니고 있는데 약간씩은 좋아 지는 거 같아서 혹시 한 10살쯤이나 한 중학생 나이쯤 되면 좀 느린 아이로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했었어.
그런데 시간이 조금씩 흘러보니 정말 최고 수준의 치료를 계속해도 평범하게 학교를 다닌다거나 직업을 가진다거나, 사회생활을 한다거나, 의사소통을 나누는 친구가 생기거나 하는 일은 우리 아이에겐 없을 일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 같아.
아마 엄마아빠 정도가 우리 아이의 삶의 대부분이 되지 않을까 싶어.
처음 아이가 자폐 판정 받고 했을 때 애가 클 수록 하는 짓은 애긴데 몸은 성인이라 통제하기 힘들어 벅차진다 뭐 이런 이야기 들으면 남의 얘기라고 생각했는데 벌써부터 화난다고 날뛸 때 통제가 안 되는 것 보니 앞으로도 쉽지는 않겠지.
언젠가 와이프는 견디지 못하고 포기 하지 않을까, 결국 나 혼자 일하면서 아이를 케어해야하지 않을까 고민도 혼자 많이 했었는데 점차 그게 현실이 되는 것 같아. 엄마는 조금씩 포기하고 내려놓고 싶어하고 나는 그냥 내 목숨줄 붙어 있는 한에는 계속 뭐든 해보려구.
주 7일, 새벽 to 새벽으로 일하면서 그냥 저냥 연 몇억씩은 벌며 치료비, 그외 생활비들 감당하며 살고 있는데 양가 부모님은 사실상 아이 케어에 참여가 어려우시고, 풀 7일 육아, 케어, 치료 관리 하면서 일도 같이 하려면 어찌해야할까 고민하다보니 그냥 웃음도 나오고 해서
뭐라도 써보자 해서 한번 오랜만에 남겨봤어.
개집 글들 보면서 자주 고민 잠깐 잊고 멍때리기도 하고 즐겁게 보고 있어 고마워 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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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애둘 혼자키우고 있어요
첫째가 어릴때부터 말,행동이 너무느려 2년간 자폐테스트 받고 아니여서
2년정도 치료후 또래아이들 처럼 지내게 되었네요.
그러다 뇌전증 판정 받아서 3년정도 꾸준히 검사받고 매일 약먹고있습니다..
부모라는게 무난하게 자라도 힘든게 부모인데
이런일 생기면 참 힘들더라구요 .. 포기하지 않으려 해서 멋있습니다. 화이팅해요 !
큰어머니랑 큰아버지가 정말 대단하시고, 저는 저상황에 저렇게는 못할꺼같다라는 생각이 자주들곤합니다..
비아냥 댓글들 무시하시고 힘내시길 기도드립니다. 하시는일들 다 잘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