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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킨 세계관 속의 축생들 - 용들의 아버지 글라우룽(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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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없는 눈물의 전쟁, 니르나이스 아르노이디아드가 끝났다.



앙그반드 포위망의 주축이었던 핑곤의 나라, 히슬룸은 멸망했고



마이드로스의 변경에서부터 청색산맥 기슭까지 세력을 떨치던



페아노르의 아들들도 바람 앞의 낙엽처럼, 기약없는 유랑의 길을 떠났다.



벨레리안드의 패권은 모르고스가 완전히 장악했고



가운데땅의 요정과 인간들에게는 시련의 시간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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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로잡힌 후린은 모르고스의 앞에 끌려왔다.



곤돌린의 위치를 알고 있는 후린을 심문하기 위해서였다.



인간의 대영웅이자 불굴의 의지를 품고 있던 후린은 모르고스에게 강력하게 저항하고 그를 조롱했다.



고작 필멸자가 자신에게 저항하려 드는 데에 부아가 치밀은 모르고스는



"네 놈과 네 놈의 아내, 그리고 네 놈의 후손들 모두



어둠과 슬픔만이 기다리는 운명을 맞이할 것이다.



네 놈은 이 곳에 앉아서 네가 사랑하는 자들에게



악행과 절망이 닥쳐오는 모습을 지켜봐라.



감히 아르다의 운명의 주재자인 나 멜코르를 조롱하고 의심한 댓가다!"



라며 끔찍한 저주를 퍼붓고, 상고로드림의 높은 봉우리의 돌의자에 강제로 앉혔다.



후린은 자신의 아이들이 운명과 저주 속에 몸부림치며 고통받는 모습을



그저 바라만 볼 수 밖에 없는 운명에 빠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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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 모양새가 좀 빠지긴 했지만



니르나이스 아르노이디아드의 승리의 주역이었던 글라우룽은



앙그반드에서 뒹굴거리며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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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글라우룽의 휴가는 그렇게 길지만은 않았다.



가운데땅의 완전한 정복을 노린 모르고스는 



니르나이스 아르노이디아드에서 입은 병력 피해를 보충한 이후 



글라우룽에게 군대를 이끌고 요정왕국 나르고스론드를 공격하라는 명령을 하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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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르핀의 아들 핀로드 펠라군드가 동굴을 파서 건설한 도시 나르고스론드는



핀로드가 톨 인 가우로스에서 베렌을 구하다 죽은 후



그의 동생 오로드레스가 다스리고 있었다.



핀로드의 재위 시기에 나르고스론드는 쇄국정책을 펼쳐 도시 자체가 숨겨져있었고



수비병들도 숲과 산악에 은신한 채로 게릴라전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했다.



하여 나르고스론드를 찾는 것은 악의 세력으로써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글라우룽이 군대를 이끌고 국경을 넘으니



꽁꽁 모습을 감춘 채로 유격전을 펼치고 있어야 했을 나르고스론드의 군대가



평원에 방진을 갖춘 채로 당당하게 앙그반드의 군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글라우룽은 당황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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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고스론드군을 철저히 짓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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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하니,



후린의 아들, 나르고스론드의 검은 검 투린이 나르고스론드에 정착하게 되었고



그 곳의 실권을 장악하면서 나르고스론드의 체질을 완전히 바꿔버린 것이었다.



감춰진 도시에는 다리가 놓이며 문호가 개방되었고



유격전을 펼칠 게릴라들은 '간지가 안 난다는 이유로'



평원에서 회전을 벌일 수 있는 정규군으로 재편된 탓이었다.



(원문: 투린은 매복이나 잠행, 혹은 몰래 활쏘기와 같은 나르고스론드의 전투 방식을 좋아하지 않았고



훤히 트인 야외에서 용감하게 접전을 벌이는 전투를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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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산맥의 화염 저항 갑옷을 입은 난쟁이들이 아닌 이상



나르고스론드의 요정 병사들은 글라우룽의 불꽃 앞에서 녹아내렸고



선봉에서 싸우던 오로드레스는 전사했고, 상급지휘관 귄도르 또한 치명적인 부상을 입은 채



투린에게 저주를 퍼부으며 눈을 감았다.



지휘를 맡았던 투린은 패잔병들을 겨우 수습하여 툼할라드 평원으로 후퇴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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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고스론드군을 박살낸 글라우룽과 앙그반드군은 



투린이 패잔병을 수습해 귀환하기 전에 나르고스론드를 급습했다.



하필 번듯하게 지어놓은 다리가 나르고스론드 공성을 더욱 쉽게 하였고



단단한 나르고스론드의 정문, 펠라군드의 문마저도 글라우룽의 화염 앞에 녹아내렸다.



요정들이 깨어난 이후 자유민 세력의 가장 큰 축 중 하나였던



나르고스론드가 멸망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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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 패잔병들을 수습한 투린은 황급히 나르고스론드로 돌아왔지만



이미 나르고스론드는 글라우룽에 의해 약탈이 자행되던 와중이었다.



오르크들이 남아있던 무장병력을을 모두 살해했고



생포된 부녀자들은 쇠사슬에 묶인 채로 노예가 되어 끌려가고 있었다.



분노한 투린이 검을 빼들고 오르크들을 베어넘기며 요정들을 구해내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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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벼드는 오르크들을 베어넘기며 투린은 나르고스론드의 부서진 정문 앞에 우뚝 섰다.



그러자 펠라군드의 문 안쪽에서 불쑥 글라우룽이 튀어나왔다.



글라우룽은 악의가 가득 서린 눈으로 입맛을 다시며 투린을 살폈다.



"어서 오게, 후린의 아들이여. 잘 만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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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한 투린은 성큼성큼 뛰어가 그의 애검 구르상을 치켜올렸다.



그러나 글라우룽이 뱀같은 그의 눈을 번뜩이며 투린을 응시했고,



눈꺼풀 없는 용의 눈에서 나오는 강력한 마법에 의해



투린은 그 자리에서 마비되어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그러자 글라우룽은 마비되어 조각상처럼 꼼짝없이 서있는 투린을 향해 조롱을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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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린의 아이야. 네가 가는 모든 길에는 사악함뿐이로구나!



네 놈은 도리아스의 왕 싱골의 배은망덕한 양아들이며, 요정 사이로스를 살해한 무법자요,



가장 소중한 친구 벨레그 쿠살리온을 죽인 자이며, 귄도르의 연인 핀두일라스의 사랑을 도둑질한 자요,



요정왕국 나르고스론드의 찬탈자, 무모하기 짝이 없는 지휘관, 그리고 일족을 버린 자일 뿐이다!



네 어미, 바라군드의 딸 모르웬과 누이 니에노르는 노예로써 비참하게 도르로민에 살고 있는 데 반해



네 놈은 왕자처럼 근사하게 차려입고 뽐낼 뿐이며



네 가족이 널 애타게 찾고 있지만 네 놈은 조금도 신경쓰지 않는다니!



네 아비 후린이 이를 알면 퍽이나 기뻐하겠구나. 물론 곧 알게 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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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린이 용의 눈길에 사로잡혀 고통스러워하는 동안



오르크들은 포로의 무리를 끌고 나와 다리를 건넜다.



무리의 안에는 '투린이 사랑을 훔친'  핀두일라스가 섞여있었고



핀두일라스는 애처롭게 투린을 향해 부르짖었다.



글라우룽은 사악한 미소를 띄우며 투린에게 걸린 마법을 풀었다.



정신이 해방된 투린은 고함을 지르며 글라우룽에게 달려들었지만



글라우룽은 그런 투린을 비웃으며 또 다시 투린을 조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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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놈이 정녕 죽기를 원한다면 죽여주겠다.



하지만 그것이 네 어미나 누이 니에노르에게 좋은 일이 될 것이라 생각하느냐?



넌 저 요정 여인이 외치는 소리도 듣지 못하지 않았느냐? 혈연마저 무시할 셈이냐?"



투린은 조롱에 아랑곳하지 않고 글라우룽의 눈을 향해 검을 휘둘렀으나



글라우룽은 재빨리 몸을 뒤로 뺐다가 다시 그의 눈 앞에 머리를 들이대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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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놈의 용기만큼은 인정해야겠구나. 내가 만난 그 누구보다도 네 놈이 가장 용감하다.



우리가 적의 용맹함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고들 말하지만 그건 거짓말일 뿐이지.



자, 봐라! 이제 네게 자유를 줄테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라! 



내 눈 앞에서 사라지란 말이다!



네가 이 선물을 거절한다면, 혹시 요정이나 인간들이 살아남아 오늘의 이야기를 전할때면



틀림없이 네 놈의 이름을 조롱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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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용의 눈길에 홀려 글라우룽을 '자신에게 연민을 베푸는 적'으로 생각한 투린은 다리를 건너 도망쳤고



글라우룽은 도주하는 투린의 등 뒤에 대고 소리쳤다.



"후린의 아들이여, 서둘러 도르로민으로 가는 게 좋을 것이다!



발걸음을 재촉하지 않으면 오르크들이 또 다시 네 놈을 따라잡을테니까! 


 

혹여나 네 놈이 핀두일라스에게 또 다시 눈이 돌아가 늑장을 부린다면



다시는 네 어미, 모르웬을 만나지 못할 것이고,



누이 니에노르도 보.지 못할 것이며



그들은 평생토록 네 놈을 저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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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린이 도망치자 글라우룽은 크게 만족하였다.



주인 모르고스가 맡긴 나르고스론드 정복의 임무도 완수했을 뿐만 아니라



모르고스가 저주를 퍼부은 투린의 운명 또한 가지고 놀았기 때문이었다.



글라우룽은 나르고스론드의 보물들을 약탈하던 오르크들을 전부 내쫒고



나르고스론드의 다리를 파괴한 후 모든 보물을 끌어안은 채 휴식을 취했다.




(7편에서 계속)

1 Comments
alboin 2019.01.30 02:50  
시바.. 다시 읽어도 안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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