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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ep 15 제 2부. 인맥이 뭐 필요해? 가족이 인맥인데! Par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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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부의 행적을 이어서 설명하자면..






6) 265년, 종손(조카의 아들)인 사마염이 서진을 세우자, 사마부는 폐위된 진류왕 조환의 손을 잡고 운다던지, 사마염의 눈치를 보지 않고 조환을 때때로 방문하면서 


"신은 위나라의 신하입니다. 신은 평생 위나라를 배반하지 않습니다."


라고 조환에게 말하는 등(그럼 퇴위된 마당에 반역일으켜서 죽으라고?) 가증스러운 연기를 계속합니다.





왜 이것도 연기이냐?



사마염이 작은 할아버지인 사마부를 안평왕(安平王)에 봉하면서 식읍을 무려 4만 호나 내리고, 태재(太宰)로 봉하고지절(持節)을 내리며도독(都督중외제군사(中外諸軍事)라는 직함들까지 내립니다. 




*먼저 태제는 태사를 의미하는데, 동 태사(동탁이 받은 최고관직)할 때 바로 그 태사입니다. 황실의 제사에 관여하는 원로직이죠.


지절은 녹봉 2천 석 이하의 관리의 생사여탈권한을 가지고 있고, 


도독 중외제군사는 중국(중원) 외부의 군사 총괄지휘권으로서 최고위 군권으로 가는 정석루트입니다. 대장군이었던 조진도 이 자리를 거쳤고 사마의도 한 때 이 직위를 받았죠.


그러니 황제(사마염)에게 밉보인 사람이 엄청난 연봉 + 황실종묘직 + 행정감사권 + 군권을 받을 수 있을리가 있나요. 실권도 작위도 없는 폐황제에게 눈도장 받고 충신 타이틀 얻으면 남는 장사인 셈. 





이후에도 사마염이 작은 할아버지인 사마부에게 예거(輿車-황제의 수레)를 타고 입궐하는 특혜를 베풀고, 거동을 생각해서 친히 운모연(雲母輦-황제가 타는 수레의 일종)과 청개차(蓋車-푸른 덮개를 갖춘 수레)까지 하사하니 사마부를 보통 극진히 모신 게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사마부는 272년 무려 93세의 나이로 천수를 누리고 죽습니다. 


인생은 사마의​ 사마부처럼..



4남부터 막내까지는 같은 형제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기록이 단촐합니다.





III. 4남 사마욱(司馬旭)


위나라에서 태상을 지내고 무성후(武城侯)에 봉해졌다고 합니다. 



IV. 5남 사마순(司馬恂)


위나라에서 홍려승(鴻臚丞, 비 1천 석으로 제후와 귀순한 이민족을 관리하는 자리)을 지냈습니다.




V. 6남 사마진(司馬進)


위나라에서 중랑을 지냈다고만 나옵니다.




VI. 7남 사마통(司馬通)


위나라에서 사예종사를 지냈고 안성정후(安城亭侯)에 봉해졌다고 합니다.




VII. 막내 사마민(司馬敏)


위나라에서 안평정후(安平亭侯)에 봉해졌고 형제 중 유일하게 후사를 남기지 못함.






이렇게 5명의 기록은 다 합쳐도 그나마 기록이 짧은 사마랑 한 명의 열전 분량도 못되는 것이 아이러니라면 아이러니..







**이런 대가족을 가진 집안의 특성인지는 몰라도 사마의와 제갈량의 인물관계도 사뭇 정반대인데요. 전편의 제갈량을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요절한 양아들을 제외하면 외아들 하나뿐인 제갈량은 다섯 친우는 물론이고 나이를 초월해서, 문무를 가리지 않고 교류를 가진 명사들이 많습니다. 오나라의 노숙, 엄준, 장온이나 촉한의 조운, 마량이 대표적이죠. 


반면 사마의는 가족의 기록은 제갈량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데 비해 젊은 시절 조조와 조비 밑에서 조용하게 처신한 때문인지 누구와 특별히 친했다거나 많이 교류했다는 기록은 잘 없습니다. 






그러나 사마의와 제갈량 간의 공통점이 딱 하나 있으니 그건 바로 대단한 아내를 두었다는 것입니다. 




이 여자의 이름은 장춘화(張春華), 바로 사마의의 본처 되시겠습니다. 



이 사람으로 말할 것 같으면 사마의의 정치파트너이자, 그를 공처가(?)로 만든 장본인이며, 죽은 뒤에도 추존을 3번 받으며 시호를 3번 올려받은 훌륭한 어머니입니다..




I. 냉철한 정치참모?



201년, 조조의 출사 제의를 사마의는 중풍에 걸렸다는 핑계로 거부하는데, 사실은 와병 코스프레로 집 안에 그냥 누워있었습니다.


근데 그럼 그냥 백수잖아?



그 와중에 책을 밖에 널어놓았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자 책이 젖을까봐 사마의는 꾀병도 잊고 허겁지겁 책을 걷으려고 합니다.


하필이면 이 우스꽝스런 광경을 한 여종이 목격하게 되는데, 이걸 알아 챈 장춘화가 여종을 죽이고 손수 집안일을 도맡아 했다고 합니다.


그 때 장춘화의 나이가 불과 13세! 초등학교 6학년이 남편을 위해서 살인멸구를 실행한 것이죠.









II. 밖에서는 잘난 고관대작, 집안에서는 쭈구리 공처가?



사마의는 이후 3명의 첩을 더 가지는데, 그 중에 백부인을 특히 총애해서 장춘화와는 거의 안 만났다고 합니다.


하루는 사마의가 병으로 몸져 눕자 장춘화가 문병을 왔는데, 


"늙다리(老物)가 가증스럽구나! 어찌 성가시게 나타났는가!"


라고 문병 온 본처를 하찮게 대합니다.




이에 제대로 빡친 장 여사는 수치스럽다고 단식 투쟁을 시작하고, 심지어 그녀 소생인 사마사사마소도 이에 동참하면서 집안이 콩가루 박살나기 일보 직전까지 가게 됩니다.



이에 깜놀한 사마의가 정식으로 사과하고, 그제야 단식을 중단했다고 하니 그녀의 패기를 엿봄과 동시에 와이프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불쌍한 남자 사마의를 확인할 수 있는 일화죠.



여담이지만 사마의는 외부에 


"늙다리(장춘화)가 어떻게 되든지 아쉬울 것이 없다. 다만 내 훌륭한 아들들이 잘못될까 걱정했을 뿐이다."


라고 애써 자존심을 회복해보려 하지만...


남자 망신 다 시키는 쓰마이..








III. 제사는 장남이, 왕비 추존은 차남이, 황후 시호는 손자에게 받은 기록적인 여자



247년 4월 장 여사가 죽으면서 맏아들인 사마사가 지극한 정성으로 장을 치루면서 광평현군(廣平縣君)에 봉해집니다.


264년 차남 사마소가 진왕에 오르면서 엄마를 선목비(宣穆妃)에 추존하는데, (穆)의 의미는 마음이 부드럽고 온화하다는 의미이니 자식들에게는 따뜻하고 자애로운 어머니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이듬해인 265년 손자 사마염이 서진의 황제가 되면서 할머니를 선목황후(宣穆皇后)로 올리며 이름을 바꾸지 않은 것을 보면 자애로운 할머니 역할도 잘 하고 간 듯 합니다.







이렇듯 사마씨가 황제 집안으로 거듭나는데는 비단 사마의뿐만 아니라 아내, 동생, 자식들이 모두 합심해서 이루어 낸 진정한 가족경영의 좋은 예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가 이래뵈도 집안 복은 있지!


물론 콩가루 집안의 예시도 증손자 대에서 오지게 이루어지는 것은 함정..









다음 편은 제갈량의 공직생활 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1 Comments
점심메뉴 2018.07.26 18:24  
꿀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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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at 2018.07.27 03:20  
[@점심메뉴]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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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삼 2018.07.26 23:32  
굳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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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at 2018.07.27 03:21  
[@안덕삼] 가독성이 떨어지거나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개선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I박해윤I 2018.07.27 08:19  
개꿀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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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바휘바 2018.07.27 11:11  
꾸르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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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춘이 2018.07.27 17:44  
너무재밑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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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at 2018.07.31 01:34  
[@덕춘이]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일이 밀려서 제갈량 공직생활편은 조금 더 걸릴 것 같습니다.
내가나다z 2018.08.01 14:44  
헐 내가 아는부분이랑 다르네요 ㅎㅎ
 사마 집안에 아들들이 저렇게 많았다니.대답하십니다
장춘화랑 사마의는 어떻게 만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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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at 2018.08.01 15:11  
[@내가나다z] 장춘화가 사마의보다 최소8살에서 10살 더 적었다고 합니다. 사마의는 하내 온현, 장춘화는 하내 평고 사람이라 집안과의 결합이지 않나 싶습니다. 장춘화의 아버지가 속읍의 령, 요즘으로 치면 마을 이장보다는 크고 군수보다는 작은 곳의 관리였습니다. 사마방은 똑부러지는 며느리 맞아서 좋고, 장씨 가문은 하내의 명가를 사돈으로 삼아서 좋고 정도의 관계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내가나다z 2018.08.01 15:28  
[@Kuat] 오 감사합니다......그럼 여장부라는 이야기 , 대단한 아내 라는건 밖에서 있었던 사건이 아니라 그냥
사마집안에서 하던 그런부분들때문에 나온 이야기이군요 ㅎ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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