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이집트: 이모텝의 진실
주성치
8
3892
2018.04.16 22:34
이모텝: 까꿍?
이모텝 (Imhotep)
우리에겐 영화 <미이라> 시리즈로 익숙한 인물이다.
파라오 세티 1세의 왕비와의 염문으로 인해
사후세계로 인도받을 수 없는 극형에 처하게 된 이모뎁이
20세기에 다시 깨어나 깽판을 치는 인물이다.
하지만.
이모텝이라는 캐릭터는 사실 완전한 허구의 캐릭터에 가깝다.
이모텝이라는 이집트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유명한 인물이 존재하고
이 영화는 사실상 2차 창작, 동인지라고 할 수 있다.
이모텝: 헤헤 내가 그렇게 인기있는 캐릭터임?
이제부터
이모텝 캐릭터의 근원이 누구인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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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텝(Imhotep)
기원전 ????년 ~ 기원전 ????년
대부분의 서적에는 임호테프라고 번역되어 있다.
위의 대머리와 비슷하게 보이는가?
물론 위 조각상은 이모텝의 외모를 재현한 것은 아니다.
이는 이모텝의 시대에서 천 년도 더 지난 후에 후대인들이 조각한 것이다.
이모텝이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기억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모텝: 왜 내가 이렇게 유명할까?
그렇다면 이모텝이 어떤 일들을 했는지를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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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 역사에서 가장 비중이 큰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이집트의 왕, 파라오였다.
이집트 인들은 파라오를 신으로 숭배했고
결국 파라오 중심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모텝은 이 파라오들만큼이나 유명했고
오히려 대부분의 듣보잡 파라오들보다 더욱 칭송받았다.
여기서, 이모텝의 가장 큰 업적을 소개하겠다.
바로 최초의 피라미드를 설계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이모텝은 고대 이집트 고왕국 시대의
제 3왕조 파라오인 조세르 왕의 시대에 살았던 재상이었다.
그는 건축 기술에 뛰어났고, 조세르 왕의 신임을 크게 받았다고 한다.
조세르 왕의 조각상
1왕조, 2왕조 파라오들도 존재하긴 하지만
사실상 이들은 중국의 초기 왕국들이 신화 시대 취급을 받는 것과 같이
확실하게 밝혀진 바 없는 전설로만 내려오고 있다.
그렇기에 조세르 왕은 사실상 앞으로 이어질 강대한 이집트 왕국을
시작한 파라오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왕권은 엄청나게 강력했다.
그렇기에 조세르 왕은, 자신의 엄청난 왕권을 기념물로 나타내고 싶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최초의 피라미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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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른쪽에 보이는 것이 최초의 피라미드인
조세르 왕의 계단식 피라미드이다.
이 피라미드를 시작으로 오랜 시간을 거쳐 피라미드 기술이 발달하여
기자의 대피라미드까지 발전한다.
물론 훗날 쇠퇴하고 왕가의 계곡으로 이동하긴 하지만.......
이모텝이 건설한 계단식 피라미드는 최초의 석조 건축물이다.
이전까지는 흙으로 만든 것이 전부였는데
돌을 깎고 운반하여 건축하는 것을 처음으로 도입한 것이다.
조세르의 피라미드에는 이모텝의 서명이 남겨져 있다.
여튼 이 피라미드를 디자인한 인물이 바로 가운데에 보이는 이모텝이다.
이모텝이라는 이름의 뜻은 '평화롭게 다가오는 사람'이라고 한다.
평화롭게.... 다가간다...
위의 조세르 석상에 쓰여 있는 대로 말하자면,
파라오의 고문, 하이집트 왕국의 회계, 상이집트 왕국의 2인자,
위대한 재상, 귀족, 헬리오폴리스의 대신관, 건설자, 목수, 조각가, 도예가
라는 칭호들로 표현되어 있다.
일개 재상이 한 나라의 2인자라고 칭해질 정도라면 그의 영향력은 엄청났을 것으로 사료된다.
게다가 그 고대에 '재상'이라는 관직은 존재하지 않았는데
이모텝이 최초로 도입한 것이라고 한다.
(*재상: 군주제에서 군주를 보좌하는 최고 책임자)
게다가 고대 이집트의 종교도시였던 헬리오폴리스에서
라에게 지내는 제사를 도맡아 하기도 한 것으로 보아
파라오를 제외하고는 그를 건드릴 자는 없었을 것이다.
천문학, 철학 등의 여러 학문에도 뛰어난 데다가
사실 왕족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야말로 엄마 친구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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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3세기의 한 이집트 역사가의 말에 따르면
이모텝의 신들린 의술은 수많은 병을 손쉽게 고쳤으며
그는 또한 명필가였다고 한다.
수천 년 동안 부풀려져서
연금술사였다느니, 파피루스도 이모텝이 만든 거라느니
하는 검증된 바 없는 헛소리도 생겼지만
그만큼 그가 이집트인들에게 있어 중요한 인물이라는 걸 알 수 있게 해 주는 요소이다.
하지만 어떻게 고왕국 시대의 인물이
수천 년 후의 이집트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쳤을까?
그의 실체는 사실 잘 알려져 있지도 않다.
무덤도 아직 발견되지 않았고
어떤 생활을 하며 살았는지 일화도 남겨져 있지 않다.
그런 이모텝이 이렇게 유명한 것은 바로
이모텝이 훗날 학문과 의술의 신으로 숭배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인간이 신으로 추대되는 것이 드문 일은 아니다.
바로 옆 나라인 일본에서는, 헤이안 시대의 문인이었던 스가와라노 미치자네가
21세기 일본에서 학문의 신으로 섬겨지기도 하고
중국에서는 관우가 현재 신처럼 숭배된다.
스가와라노 미치자네와 관우의 사당
하지만 이모텝의 신으로서의 영향력은
위 두 신들은 명함도 못 내밀 만큼 엄청났다.
이집트의 대표적인 신들보다는 못하지만
바로 그 아래 수준의 힘은 되었다.
그는 이집트 의학을 대표하는 신으로도 알려져 있다.
어째 손흥민하고 디마리아를 합쳐 놓은 듯한 외모를 하고 있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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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어떻게 그는 신이 되었나?
신이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전설적인 건축가이자 학문적인 업적을 남긴 이모텝은
지혜의 신인 토트와 동일시되게 된다.
사람들은 이모텝을 위해 따오기 (토트 신의 머리)의 미라를 만들어 바치기도 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이모텝은 점차 신으로 만들어져 갔다.
정글고의 불사조를 닮은 지혜의 신 토트
(훗날 그리스 로마 신화의 헤르메스 신으로 발전한다)
왼쪽부터 토트, 이모텝, 하푸 신의 모습
점점 영향력이 커지던 이모텝 신은
죽은 파라오의 무덤에 이모텝의 경고가 쓰여질 정도로 상승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왕의 잠을 깨우는 자, 이모텝의 저주를 받으리라" 라는 글귀이다.
사실상 투탕카멘의 저주 괴담의 시초라 할 수 있다.
투탕카멘 무덤 발견 당시 이 글귀도 함꼐 발견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저주와 엮여서
투탕카멘 발굴 년도인 1922년부터 10년 후인 1932년
악역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1932년 작 미이라의 원작 영화에 등장하는 이모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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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되어 숭배되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정말로 전설의 이모텝 짱짱맨 전설이 전부 사실일까?
이는 다양한 견해가 있다.
이모텝의 생애에 대해 알려진 것이 너무 없는 것을
단순히 오래 되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신으로 숭배했기 때문에 오히려 인간적인 면을 전부 삭제해 버린 것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이모텝 전설이 너무 사기적이라 느껴질 정도로 먼치킨이라서
만들어 낸 이야기라는 설도 있다.
하지만, 분명히 조세르 왕의 피라미드는 이모텝이라는 건축가의 작품이고
그로 인해 현재 우리가 아는 피라미드가 탄생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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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간으로
영화 <미이라>에서 왜곡된 사실들을 몇개 소개하겠다.
1. 여자 좋아하는 세티 1세는 사실 죽을 때까지 한 부인만 사랑한 애처가.
물론 고왕국 시대 사람인 이모텝과 달리
신왕국 시대의 파라오이다.
영화 속 세티 1세
2, 이모텝을 부활시키는 데 사용된 사자의 서는 사실
죽은 자들이 사후세계 가는데 보던 가이드북임.
사자의 서
죽은 자는 저승에서 심장의 무게를 저울로 재어
자신이 지은 죄의 무게를 측정한다.
(가운데 앉은 아누비스가 저울로 무게를 재고 있다)
3. 미이라 2에 나오는 스콜피온 킹은
사실 위에 서술한 이집트 1왕조 신화 시대의 건국왕이다.
스콜피온 킹이 나타난 부조
4. 미이라 2에 보면 아누비스가 엄청 강한 악신으로 묘사되지만
사실 죽은 자들이 저승에 가는 걸 돕는 신일 뿐.
아누비스: 나 착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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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아낙수나문의 기원
아낙수나문의 모습
아낙수나문(Ankhesenamun),
앙크 수 나문, 앙케 세 나멘이라고도 읽음.
투탕카멘의 부인이자
아케나톤과 네페르티티 사이에서 태어나기도 했음.
그러니까 남매끼리 근친혼.
역사상 별 비중은 없고
그냥 투탕카멘 부인임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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