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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國志 ep 10. 동탁부터 조비까지, 삼국시대 최고의 모사 가후 Pt 1

Kuat 2 428 10 0

자 오늘의 주인공은 어쩌면 삼국지에서 가장 많은 군주들을 갈아탄 처신의 달인이자 조조에게 엿을 먹이고도 중용된 최고의 책사!




잔느님이 요청하신, 그리고 많은 분들이 아시는 가후(賈詡), 자는 문화(文和)로 무위군 고장현 사람입니다. 




가후는 젊은 시절에 사람들이 별로 알아주지 않는, 소위 무명인사였다고 하는데요. 한양(조선 수도 한양 말고 량주 한양군)의 염충이라는 사람이 가후에게는 장량과 진평의 기계가 있다고 칭찬해주었다고 합니다. 



첫 출사는 효렴으로 천거되어 낭이 되었다고 하는데, 효렴은 해당지역의 유력 인사나 명망높은 문사가 젊은 신진을 관직에 추천하는 일종의 프리패스입니다. 음서제는 관료의 자제가 등용문으로 오르는 지름길이라면 효렴은 지역 유력가의 추천을 받아 선택되는 일종의 추첨제라고 해야되나?


하지만 추천제이고 자리는 적다보니 효렴에 천거되는 것도 인맥이 있거나 운빨도 있어야 되거든요. 




물론 가후같이 자기 능력에 자부심 있는 양반이라면 그마저도 시원찮았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왜냐?


병이 생겼다고 관직을 버리고 고향인 서쪽으로 돌아갔거든요. 

(그 자리 나 주면 안되겠니 정규직인데..)


그런데 아뿔싸, 시대가 혼돈의 카오스 후한 말기 아니겠어요? 반란을 일으킨 저족(중국 서북에는 수많은 이민족들, 예를 들어 강족, 저족, 호족 등등이 난립하고 있었습니다)에게 붙잡히는 위기에 처하는데..


가후가 타고난 말빨을 가감없이 발휘합니다. 


"나는 단공(段公)의 외손이니, (죽이거든) 너희들은 나를 따로 묻어라. 우리 집에서 필히 후하게 값 치르고 가져갈 것이다"


저족들이 이 말을 듣고 가후는 풀어주고, 나머지 일행들은 모두 죽여버립니다.


(너만 사냐!)




자 그럼 대체 단공이 누구길래 가후만 쏙 빼놓고 살려주고 맹약까지 맺었느냐?


바로 당시 태위​1였던 단경을 지칭하는 겁니다. 가후가 관직에 출사하기 전부터 초기 생애쯤의 시간동안, 서량을 안정시키고 강족을 토벌한 량주삼명(凉州三明)이 있었는데 그 중 한 명이 단경이고, 다른 한 명이 황보규, 바로 황건적 토벌의 공신 중의 1인 황보숭의 숙부되는 사람입니다. 더더군다나 3명 중에 단경이 가장 매파에 속하는 인물이라서 이민족들은 그를 가장 꺼려했는데, 마침 가후랑 현까지 같은 고향이라 이 구라가 제대로 통했다는 겁니다.


물론 가후는 단경의 외손자일리가...




없었죠. ㅋㅋㅋㅋㅋ



그리고 한동안 기록이 없다가, 동탁(킹갓폭군)이 낙양에 들어가서 가후를 태위연(태위 보좌관), 평진도위(平津都尉)로 삼았다가 토로교위(討虜校尉)로 옮겼다고 합니다. 그리고 정확한 기간은 나오지 않지만 동탁의 사위인 우보가 섬현에 있었으며 가후는 우보의 진영에 있었다고 합니다. 




즉 첫 출사는 연의에서는 듣도보도 못한 동탁의 사위 우보라는 이야기.





하지만 여포의 배신으로 동탁이 죽고, 상사인 우보도 죽어버립니다....





가후는 동탁 사후 이각 일파에게로 말을 갈아탑니다.



동탁의 하수인이었던 이각, 곽사, 장제는 군대를 해산하고 고향으로 가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듣자하니 장안 내의 의론이 주(凉州) 사람들을 다 죽이려 한다는데 여러분들이 군대를 버리고 홀로 가시면, 곧 한 명의 정장(정(亭)은 마을 단위의 작은 행정지역이므로 정장이면 동네촌장 정도의 미관말직입니다.)이 라도 여러분들을 잡을 수 있습니다. 군대를 통솔해 서쪽으로 향해 가는 게 나으니, 가는 곳마다 병사를 거두어 장안을 공격하면 동탁의 원수를 갚게 되고, 다행히 일을 잘 해결하면 국가를 받들어 천하를 정벌하게 되고, 일이 풀리지 않으면 그 때 달아나는 것도 늦지 않지 않습니다."



그말이 옳다 생각하고는 군대를 모아 장안을 공격합니다. 3인이 동탁의 뒤를이어 권세를 잡으니까 가후에게 상을 주려고 하니까 이제 가후는 처신에 주의하기 시작합니다. 아마 그의 식견으로 이 정권도 오래가지 못하리라고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겠지요.


1. 먼저 가후를 좌풍익2에 봉하고 제후에 봉하려고 하니까 "이것은 목숨을 구하기 위한 계책일 뿐인데 무슨 공이 있습니까!" 라며 극    구 사양합니다.


2. 그러니까 상서복야​3 줄게! 이랬더니 


  "상서복야는 관리들의 우두머리(師長)로 천하가 바라는 바이며, 제 명성은 무겁지 않아 남을 복종시키지 못합니다. 제가 영    리(榮利)에 눈이 어둡게 하시면, 나라와 조정은 어찌 하시려 합니까!"  이러는거 아니겠어요?


3. 상서​4(尙書)로 고쳐 배수하여 관리의 선발과 임용을 맡게 하자, 많은 것을 바로잡아 제어하니 이각 등이 그를 친근히 하면서도 꺼려했다고 합니다. 


아니 잘했다고 상 주는데 겸손히 고사하는 것도 아니고 격렬히 제 살 깎아먹으면서 상서 직위를 수락하니까 이각 등은 생각보다 큰 상 안줘도 되서 괜찮으면서도 저 놈 뭔 꿍꿍이지 싶기도 했을 겁니다.


친근하면서도 꺼려했다(?)가 무슨 결과로 나타났는지는 사료에 나옵니다.



1. 이각이 헌제의 하사품을 모두 실어서는 자기 진영에 두었는데 가후가 "황상의 뜻을 거슬러서는 안됩니다." 

   즉 죄다 니 주머니로 착복하지 말라는 거죠. 


하지만 이각은 이 충고를 씹습니다.


2. 가후의 모친이 상을 당해서 관직을 떠나자 광록대부에 제수하고, 지낭이 없으니 이각이랑 곽사랑 장안에서 피터지게 싸우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이각이 선의장군으로 삼습니다.


3. 또 이각은 헌제를 관중(장안)에 모셔두고자 했는데 가후가 다시 충고합니다. 


"그렇게 하면 안됩니다. 천자를 협박하는 것은 그것은 옳은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각은 이 충고 역시 씹습니다.


이후 이각과 곽사가 웬수지간으로 갈라지는 상황이 오게되는데..


애초에 이각이나 곽사나 동탁 밑에서 명성과 지위가 동등했습니다. 다만 태위직을 먼저 이각이 받아가지고 1인자처럼 되버린 상황.


그래서 이각이 무슨 꾀를 썼느냐? 





손안대고 코풀기!





이각이 곽사를 치려고 강족과 호족 수천 명을모아서는 선수금 격으로 비단을 주고 관리들의 부녀자를 아내로 삼도록 허락해줍니다.


(아니 이 시발놈이 권력에 미쳐서 남의 부녀자들을 강제 NTR??)


근데 곽사는 성 안에 있어서 얘내들이 몇 번 둘러보더니 


“천자께서 안에 계십니다. 이 장군이 우리게 관리의 여자들을 주겠다고 했지만 지금 우리가 안전할지 모르겠습니다.”


요로케 안전용 밑밥을 깔지요.


헌제는 이런 상황에서 이각이 곽사 치는데 성공하면 그야말로 제2의 동탁 등장과 동시에 헌제의 권위는 땅에 떨어질것이 뻔하거든요. 게다가 동탁처럼 다른 황족 데려다가 자기를 내치면 어쩝니까?


가후가 이번에는 천자를 위해 꾀를 내놓습니다.


몰래 의뢰받은 강족과 호족들을 불러가지고 음식을 대접하고 관작과 귀중품을 주고 물러나게 했습니다. 얘내들은 횡재한거죠!


이각한테야 선수금 받은거 뿐이지만, 황제가 하사품을 또 주고 관작까지 제수받으니 명분도 같이 챙기는 아주 띵호와한 상황이죠?




이후 이각의 세력이 급격이 약화되었다고 합니다.




시간이 흘러 헌제가 낙양으로 탈출러쉬를 감행하자 이각이 쫒아와서 헌제의 군을 대패시키죠...사도 조온(趙溫), 태상 왕위(王偉)와 주충(周忠), 사예교위 영소(榮邵) 등이 평소 이각에게 미움받던 처지에 천자를 호종하다가 이각한테 덜미를 잡히니까 이각이 이들을 죽이려 듭니다.


가후는 이각에게,


“그들은 모두 천자의 대신들이오. 그대는 어찌하여 그들을 해치려 하오?” 


이러니까 이각이 그만두었다고 합니다.



**이거는 과거에 이각이 가후의 충고를 여러차례 무시한 적도 있지만 그도 뇌가 있으니 천자 앞에서 수족들을 베는 것은 분풀이 말고는 딱히 명분도 실리도 그닥 없어서 가후의 말을 들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마침내 헌제가 장안을 빠져나오자 이각 진영에서 자신의 쓸모도 다했기도 해서인지 자기 관직의 인수를 돌려바치고..





가후는 세 번째로 장군 단외에게 의탁합니다.


​재미있게도 단외도 동탁의 부하 중 하나였는데 여기서부터는 가후의 이름값이 높아져있어서 단외의 군대에서 우러름을 받았다고 합니다.


단외는 속으로 가후가 자기 자리를 뺏을까 싶어서 겉으로는 가후를 잘 받들고 후히 대해줍니다.


하지만 동탁과 이각 아래에서도 필요할 말 다 하면서 처신해온 가후가 그 정도도 모를리가 없죠.


때마침 동탁 패밀리 중 하나였던 장제의 조카인 장수(張繡)가 남양에 주둔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낸 가후.


장수와 짝짜꿍이 맞아서 떠나려는데 가후의 사람 보는 눈에 대한 일화가 하나 전해옵니다.



"단외가 그대를 후하게 대해줬는데 그대는 어째서 그를 버립니까?" 하고 어떤 이가 물으니까


"단외의 성품은 의심이 많고 제 뜻을 기피하는 바가 있어, 예는 비록 후하였지만 믿을 수 없고 오래 있으면 (그에게) 도모 당하게 될 것이오. 내가 가면 반드시 기뻐하며, 또 내가 외부의 큰 원군과 결탁하길 바라고 있어 필히 내 처자를 후하게 대할 것이오. 장수는 책모를 담당하는 자(謀主)가 없어 또한 나를 얻기 바라고 있으니, 곧 내 일가와 내 자신이 반드시 모두 보전될 것이오."


​한 마디로 자기 자리 지키기 급급한 소인배 사장(단외)하고 일하기 싫은 능력있는 부하(가후)가 헤드헌팅받고 장수네로 이적한 셈.


​단외는 가후의 예상대로 가후의 처자식을 잘 봐주었다고 하네요. 이적했는데 세력 확장하러 간 줄 알았으려나?





​이런 우여곡절 끝에 가후는 드디어 4번째 군주로 장수를 섬기게 됩니다.



가후는 장수에게로 가서 우선 형주자사인 유표와 연수하라고 권하고, 곧 장수와 유표는 동맹을 맺습니다.


하지만 유표에 인물됨을 살피고는 


"평상시에는 삼공(三公)이 될 재주가 있다. 그러나 일의 변화를 살피는데 의심이 많고 결단력이 없으니 무능하다"


라고 뒤로 유표를 군주로서는 부적합하고 문인으로서 좋다는 칭찬같은 디스를 하죠.



하지만....


197년에 조조가 완(남양)으로 오자 장수는 조조에게 항복합니다. 


뭐 유비나 손권처럼 거창한 대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장수도 알고보면 혼자 잘먹고 잘살고 싶은 여러 장군 중에 하나거든요. 이 타이밍에서 중국 군웅 투탑은 원소 아님 조조인데 마침 형주 손보자고 조조가 직접왔으니 점수도 좀 따고 잘 대해주겠지 싶기도 하지 않았을까요?



그런데...



장제의 과부 추씨를 조조가 불러들여 썸씽이 있었다는 것을 알아냅니다. 한이 제대로 맺히죠.


(내가 숙모를 성 상납하려고 항복했는줄 아나?)



<장수전>에만 등장하지만 조조는 장수가 빡쳤다는 걸 알아내고는 몰래 죽이려다가 하필 또 장수가 알아채서 반격했다고 써져있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이렇게까지 진행되기 전에 Missi충 조조가 일언반구도 없이 자기 숙모와 밤일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자기를 기둥서방만도 못하게 본 모독처럼 느껴지지 않았을까요? 문관도 아니고 거친 서량에서 장군하던 사람이?


가후는 조조를 치기 위해 행동지침을 알려주는데 결과는 이렇습니다.


장수가 군을 옮겨 높은 길로 나아가고, 조조에게 


"수레가 적으나 무거우니 병사들에게 갑주를 입혔으면 합니다." 하며 허락을 구합니다.


항복한 장군이 수하 병사들을 무장시키는 건 한 번쯤 의심해봐야되는 건 당연하고, 조조가 머리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장수를 믿고 ​허락하자 장수가 조조를 들이쳐서




​전위, 아들 조앙, 조카 조안민​이 혼란 중에 죽습니다.



조조 생에 이런 큰 타격을 받은 건 몇 번 되지 않는데 말이죠...


To be continued....







1. 태위: 국가의 대사를 결정하는 관직으로서 주로 군사 방면을 담당했다. 녹봉은 4천 2백 석이었다가 후한 말기에 대사마(大司馬)로 명칭이 바뀌고 나서 1만석으로 올랐고 실질적인 승상(丞相) 예우를 받았다. 한 마디로 국방장관


2. 좌풍익: 장안의 북부 군을 좌풍익, 나머지 반을 우부풍이라고 합니다. 한국으로 치면 경기도를 둘로 나눠서 하나의 도지사라고 보면 되겠군요.


3. 상서복야(尙書僕射)상서복야는 상서성의 장으로 가장 높아보이지만 좌복야와 우복야로 2자리가 있었으며 상서의 최고자리는 상서령이 따로 있었다고 합니다. 


4. 상서(尙書): 천자와 조신 사이의 문서를 맡아보는 관직으로, 상서령 밑에서 정무를 분담하는 자리라고 적혀있습니다. 후한에는 6자리나 있었다고 하며 나중에 당송시대에 가서 6조의 기틀이 되는 자리입니다. 



 


2 Comments
불량우유 2018.04.04 17:20  
처신은 가후처럼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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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삼 2018.04.05 23:49  
저도 가후를 가장 좋아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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