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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國志 ep 8. 유비가 마음을 터놓은 건 제갈량이 아니라 법정? P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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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침내 219년 정월에 조조군에게 대참사가 일어납니다. 바로 정군산 전투가 일어나기 때문이죠.



먼저, <하후연전>에는 이렇게 쓰여있습니다. 


"219년 정월, 유비가 밤에 녹각(진채의 장애물)을 불사르며 포위하자 하후연이 장합에게 동쪽을 지키게하고 자신은 경병을 이끌고 남쪽을 지켰다. 유비가 장합에게 싸움을 걸었으나 장합군이 불리했다. 하후연은 병력의 절반을 나누어 장합을 돕게 했는데, 유비의 습격을 받아 마침내 하후연이 죽었다." 


<장합전>에는 조금 더 자세하게 나오는데, 약간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유비가 정예병 1만여 명을 10부로 나누고 밤중에 장합을 급습했다. 장합은 친위병을 이끌고 치열하게 맞서 싸웠고 유비는 이길 수 없었다." 여기까지는 내용이 같습니다. 


그런데 "유비가 주마곡에서 도시 주변을 불태웠다. 하후연이 불을 끄러 다른 길로 왔다 유비와 서로 만났다.(아마 나눈 절반의 병력) 단병으로 서로 칼을 맞부딪히며 교전하다 마침내 하후연이 죽었고 장합은 양평으로 돌아왔다." 


<하후연전>을 보면 병력을 나눠서 돕게 했다가 유비한테 당한 것처럼 쓰여있고, <장합전>을 보면 나눈 절반을 이끌고 하후연이 직접 도우러갔다가 참살당하는 것처럼 묘사되어있죠. 전자는 하후연이 기껏 장합을 도우러 왔다가 변을 당한 것처럼 보이지만 후자는 하후연 본인이 총사령관의 신분도 망각하고 직접 맞다이 뜨다가 죽은 용렬한 이미지를 줍니다. 

 




게다가 더 이상한건 유비가 이길 수 없었다고 써있지만 먼저 급습을 당한 것은 장합인데, 돌연 유비가 도시를 불태우고 돌아가면서 다른 길로 온 하후연과 만나서 하후연만 죽었다? 이건 말이 안 되는 것이 비등한 상태에서 유비가 후퇴하는 것도 이상하고 장합 도우러 온 하후연 군 절반이 장합은 안 돕고 불지르고 물러나는 유비군을 쫒다 만난다?


이 점의 의문은 다음 삼조카페에서 다루고 있는 것을 참조했는데요, ,<황충전>에서 


"하후연의 군대는 매우 정예했으나 황충은 적의 예봉을 꺾어 어김없이 전진하며 사졸들을 격려하여 이끌고, 징과 북소리는 하늘을 울리고 환성은 골짜기를 뒤흔드니, 한 번 싸움으로 하후연을 참하고 하후연의 군대를 대패시켰다."  


이에 앞서서 <법정전>에는 


"법정이 말했다. '가히 공격할 만 합니다.' 선주(유비)가 황충에게 명해 높은 곳에 올라 북을 울리고 함성을 지르며 이를 공격하게 하여 하후연군을 대파했고 하후연 등은 참수당했다." 


​이를 토대로 하후연의 본대는 정예병이고, 남쪽인 정군산에 주둔하고 있었지만 법정이 하후연군을 고지대에서 시야에 두고있다가 하후연의 이목을 돌리기위해 유비의 다른 일군이 동쪽의 장합군과 싸우는 소식이 하후연의 귀에 들어가기를 기다렸다가 군을 나누자 그제야 법정이 공격 개시 명령을 내리고, 유비가 황충에게 북과 함성으로 '한 번 싸움', 즉 뒤를 보지 않고 단숨에 반쪽이 된 하후연과 본진을 대파하는 시나리오라는 겁니다. 


이렇게 하후연이 죽고 장합이 패퇴하는 소식이 전해지자 조조는 

"나는 예전부터 현덕이 이 같은 일을 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으니 필시 남의 가르침을 받았을 줄 알았다."


이렇게 하후연의 죽음을 딱히여기고, 법정을 나름 인정하죠


이후 218년 9월부터 장안에서 있던 조조가 야곡을 거쳐 219년 3월 양평에 합류합니다.  


그리고 지형의 험준함에 의지해서 존버하는 유비와 그것을 깨뜨리고 다시 한중 밖으로 쫓아내려는 조조 간에 매우 치열한 전투가 계속됩니다. 

 


이게 과연 존버라고 할 만한 것이 <법정전>에 자세히 나와있기 때문이죠.


"선주가 조공과 함께 다툴 때 형세가 불리했다. 의당 퇴각해야 했으나 선주가 크게 화를 내며 퇴각하려 하지 않으니 감히 간언하는 자가 없었다. 화살이 비오듯 쏟아지고 있는데 법정이 선주의 앞으로 나아가려 하자 선주가 말했다. '효직(법정)은 화살을 피하시오.' 법정이 말했다. '명공(유비)이 친히 화살과 돌을 당해내시는데 하물며 소인이겠습니까?' 이에 선주가 말했다. '효직, 내가 그대와 함께 물러나겠소.' 그리고는 퇴각했다."



크으​ 이렇게 들으니 무슨 브로맨스 같은 전개군요 크흠..

 



아..아무튼 이런 혈투가 연일 벌어지는 가운데 세상에나 마상에나 조운이 레전설을 세워버리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집니다. 연의에서의 관우 장비보다도 더 드라마틱한 이 장면은 정사 <조운별전>에 실화로 기록된 점에서 충공깽을 선사합니다.

 




하후연이 패하자 조공(曹公-조조) 와서 한중 땅을 다투었고 북산(北山아래에 군량()을 운반하여 수천만 포대에 달했다. 황충(黃忠)이 가히 이를 탈취할 수 있다 하였고 조운의 군대가 황충을 수행해 군량을 탈취하려 했다 

 

황충이 기한을 넘겨도 돌아오지 않자 조운이 수십기()를 거느리고 가벼운 차림으로 위(-군사시설의 일종)를 나와 황충 등을 마중하며 상황을살펴보려 했다때마침 조공(曹公)이 양병(揚兵-거병;군세를 떨침)하여 대거 출전하니 조운이 조공의 전봉(前鋒)에 의해 공격받아 바야흐로 싸우는데 적의 대군이 도착하여 형세가 핍박되자 적진에 돌진하고 한편으론 싸우며 한편으론 물러섰다조공의군(조조군)이 패했다가 다시 합치니 조운이 적을 무너뜨리고는 위()로 달려 되돌아왔다 


장수 장저(張著)가 상처를 입자 조운이 다시 말을 달려 적의 ()으로 되돌아가 장저를 맞이했다.조공의 군이 추격해 위()에 이르렀다.이때 면양장(沔陽長장익(張翼) 조운의 위(안에 있었는데 장익이 문을 닫고 막아 지키려 하였으나 조운이 영()으로 들어와서 다시 문을 활짝 열고는 깃발을 내리고 북치는 것을 멈추었다. 조공의 군은 조운이 복병을 두었을까 의심하여 군을 이끌고 물러났다 


조운이 하늘을뒤흔들 듯 북을 울리며 오로지 뒤에서 조공의 군에게 융노(戎弩)를 쏘아대니조공의 군이 놀라고 어지러워져 자기들끼리 서로 짓밟았고 한수(漢水)에떨어져 죽은 자가 매우 많았다선주(先主)가 다음날 아침 조운의 영위(營圍)로 친히 와서 전날 싸운 곳을 둘러보고 말했다 


자룡(子龍)은 일신이 모두 담덩어리()로다. 

 



아니 수십 기의 기병으로, 조조의 본군과 싸웠다 물러났다 자유자재로 컨트롤하면서 조조군이 패했다가 합치게 시간을 끌고, 다시 적을 무너뜨리고 주둔지로 돌아왔다니?


거기다 동료장수를 적진에 나가 다시 맞이하고, 주둔지에 조조군이 다다르자 문 열고, 깃발 내리고, 북도 멈춰서 적이 의심하고 알아서 퇴각하게 하는 페이크도 선보입니다.

 


거기다 알아서 물러나는 적군에게 친히 화살노를 투척해서 적이 알아서 서로 짓밟고 떨어져 죽게해 대승을 거두는 완벽한 마무리까지..


누가 조운이 무예만 뛰어난 장수라고 했나요?

 



그리고 이 시점에서 그 유명한 계륵 장면이 등장합니다.


<구주춘추>에는 이렇게 쓰여있습니다.


"조조는 몇 달 째 가공할 공격을 퍼부었으나 사망자만 생겨날 뿐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에 조조는 회군하고자 생각하며 '계륵'이라 영을 내렸다. 이에 양수가 군장을 꾸리자 어찌 회군하고자 하는 의도를 알았냐며 묻자 양수는 대답했다. '버리기에는 아깝고 먹기에는 얻을 것이 없는 것, 그것이 계륵입니다. 그것이 한중이니 왕께서는 회군하시기를 바라고 계십니다.' " 라고.. 


그리고 빡친 조조가 그 해 가을 낙양에서 양수를 죽여버리죠. 

 



결국 조조는 아직 점거하고 있던 한중 지역에서 민호 5만을 이주시키고 후퇴했으며, 무도 하변에 있던 조홍과 조진은 진창으로 물러나게 지시합니다. 마침내 유비가 한중을 먹고 한중왕에 오르게 되는 것이죠.


유비가 한중왕이 되자, 법정은 공로를 인정받아 상서령, 호군장군이 됩니다. 이 시점에도 제갈량은 군사장군이고 왕의 밑에 상서령이면 상서성의 수장으로서, 사실상 행정 1인자라는 말이 됩니다. 즉 문관 서열에서 이전까지 제갈량과 법정이 쌍두마차였다면 이제는 법정이 1인자고 제갈량이 2인자인 것이죠. 이것만 보아도 유비가 얼마나 법정을 신임하고 중용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비가 한중왕에 오르고 1년 후인 220년, 법정이 덜컥 사망합니다. 


**그 해 조비가 선양을 받아 위나라 황제가 되고, 유비는 헌제가 죽었다고 공표하며 여론을 모아 221년 초에 재빨리 촉한의 황제로 오르고, 그제서야 제갈량이 승상에 올라 행정 1인자가 됩니다. 법정도 죽고 정세가 급변하는 시기라 자세히 서술되어 있지 않지만 제갈량이 인수인계받고 행정을 보았겠지만 몇 개월 기다렸다가 황제국으로 변하면서 정식으로 승상에 제수된 것으로 보입니다.


유비가 며칠 동안이나 눈물을 흘렸고, 시호를 익후(翼侯)라 했다. 이 대목에서 유비가 얼마나 법정을 아꼈는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볼 수 있습니다. 관우와 장비가 죽고, 이릉대전이 일어나고 유비가 사망하기까지는 못해도 3년의 시간이 있었지만 그들은 수십 년이 지나서 유선 시대에 시호를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법정이야말로 유비 생전에 시호를 받은 유일한 인물이었기 때문이죠.


이로서 생전에 유비의 충실한 모사이자, 제갈량보다도 더 총애받았으며, 시호를 받은 점에서는 의형제인 관우, 장비보다도 더 후한 대접을 받은 촉한의 기재 법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14 Comments
휘바휘바 2018.03.22 18:20  
법정 쩔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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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at 2018.03.23 05:37  
[@휘바휘바] 혹시 원하시는 삼국지 인물이 있으시면 알려주세요.
휘바휘바 2018.03.23 08:48  
[@Kuat] 노잼일지 모르나 개인적으로 장합을 좋아합니다
Kuat 2018.03.23 11:54  
[@휘바휘바] 오우야 장합스. 달아두겠습니다. 기록이 많아서 준비 단단히 해야되거든요.
휘바휘바 2018.03.23 16:26  
[@Kuat] 감사합니다 언제나 재밋게보고잇어요
딜교장인 2018.03.22 22:08  
법정이 살아있었다면 이릉대전을 찬성했을까 반대했을까?
찬성했다면 유비가 이겼을까 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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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at 2018.03.23 01:08  
[@딜교장인] 유비가 이릉대전에서 대패하고 돌아오자 제갈량이 이렇게 탄식했다고 합니다.

"법정이 살아있었다면 능히 주상을 제지해 동쪽으로 가시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설령 동쪽으로 가셨다 할지라도 필시 형세가 위태로워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릉대전 당시 유비가 부득불 고집을 부려서 대적인 위나라를 제쳐두면서까지 손권과 전쟁을 일으켰는데, 유비 본인도 관우의 죽음이 가장 큰 이유였는지 제갈량과 조운이 참여를 거부하자 성도에 남겨두고(물론 익주를 텅 비울 순 없겠죠) 위연도 한중에 그대로 둔 채로 이릉대전이 시작되죠.

이러고 보니 가장 큰 문제인게 관황마조 4명은 다 죽고, 그 다음이라 할 만한 조운과 위연도 참여하지 않았고, 참모로 쓸 법정도 죽고 제갈량도 불참이라 유비군은 한중공방전과 달리 온전한 위력을 낼 수가 없었습니다. 주장이 오반과 풍습에 서황에게 깨졌던 진식이니 누가봐도 이건 2군급이거든요.

반대로 상대인 오나라는 육손은 물론 역전의 노장 한당, 맹장 반장과 서성, 보즐에 반준 그리고 지휘 통솔력에 있어서는 주유 노숙보다도 더 윗급인 주연까지 있었거든요. 어떻게 보면 적벽대전보다도 더 최고의 1군급 인선인 셈인데 그렇기에 제갈량이 법정이 있었다면 유비를 말릴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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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바 2018.03.23 07:45  
관우의 죽음보다 법정의  죽음이 더 턴 포인트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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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at 2018.03.23 09:05  
[@아메바] 그래도 관우 장비는 유비가 아무것도 없는 건달인 시절부터 함께했던 형제들이라 그 상징성이 남다르죠. 그래서 관우에게는 가절월이라는, 명령불복종 즉결처분이 가능한 특별권위까지 하사했고, 유선의 태자비로 장비의 딸을 혼례시켰죠. 법정에게는 유비 개인적인 신뢰와 호감은 관우장비에 버금갔을지언정 그의 가문에게 딱히 더 특혜를 베풀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아메바 2018.03.23 10:02  
[@Kuat] 정사에서 보는 삼형제의 우애 이야기 좀 보고싶어요!! 다음에 올려주세요
Kuat 2018.03.23 11:56  
[@아메바] 오호 인물이 아니라 주제를 말씀해주신 분은 처음이십니다. 추천을 많이 받은 인물부터 좀 하고 한 번 만들어 보겠습니다.
하롱베이 2018.03.23 07:57  
법까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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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나다z 2018.03.23 12:35  
갓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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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ne 2018.03.29 17:28  
법정 제가 요청했었는데 글을 너무 늦게 봤네요 ㅜㅜ 잘봤습니다..확실히
촉에는 다양한 이유로 너무 빠르게 이탈된 인재들이 많은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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