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미스터리 > 미스터리
미스터리

三國志 ep 4. 삼국지에는 영화 관상의 오리지널이라고 불릴 만한 이 사람이 있다

Kuat 7 470 10 1

 

삼국지연의에서 좌자나 우길같은 신비한 인물들을 보면 저런게 말이 될까 느꼈던 것이 비단 저뿐만은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외려 연의에는 언급조차 안되는데 정사에서 이런 인물들을 모아놓은 열전과 기록들이 실존합니다. 위나라에는 방기전(方技傳)이라는 열전에 5명이 수록되어 있으며 동오는 오국팔절이라는 8명의 기인들이 전해내려옵니다. 그리하여 오늘은 이중 한 사람을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몇 년전 배우 송강호가 출연했던 '관상'이라는 영화를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이정재가 "나는 이미 왕이 되었는데 왕이 될 관상이라니 이거 순 엉터리 아닌가?"라고 일갈하는 씬은 지금도 뇌리에 각인되어 있는데요.. 

 



삼국지 정사에도 전설적인 관상가가 존재했으니 그의 이름은 바로 주건평(朱建平)입니다.


연의에는 등장조차 하지 않는탓에 코에이 일러스트조차 없지만 정사에는 제법 흥미있게 나오는 인물입니다. 


조조의 고향인 패국 출신으로 지내던 마을에서는 관상을 잘 봐서 이미 유명했다고 하는데요. 213년에 조조가 그렇게 뛰어난 관상가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불러서 낭중(문서 일을 맡는 속관직)으로 삼았고 조예가 죽기 전에 죽었으니 239년 이전에 죽었다고만 나옵니다. 관상가가 벼슬길에 나가는 거는 뭐 대성할 일도 없고 재주를 우선으로 삼는 조조가 먹고 살 기반을 하나 마련해준 것이지만 위나라에 적을 둠으로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남깁니다.


211년, 조비(위나라 문제)가 오관중랑장이 되었을 때, 30여 명의 손님들을 불러서 연회를 열었는데 그 중 주건평도 있었습니다. (오관중랑장은 궁중의 대문을 지키고 숙직을 하며 외부로 나갈 때는 전쟁용 수레나 기마부대로 들어가는 자를 관리하는 무게감 있는 자리입니다.) 


조비가 주건평에게 자신과 손님들의 관상을 봐달라고 합니다. 이에 주건평은 조비를 필두로 하후연의 4남 하후위, 사마의의 정권찬탈 후까지도 사는 문학가 응거, 그리고 막 17살이 된 조비의 배다른 동생 조표의 수명을 점쳐줍니다. 각각에게


1. 조비를 보고는 "장군의 수명은 여든 살인데, 마흔 살 때 작은 재난이 있을 것이니 조심하여 보호하시기를 원합니다.” 


2. 하후위에게 "당신은 49살에 주목(州牧)에 임명되지만, 재난을 만나게 됩니다. 재난을 만일 넘긴다면 70살까지 살고, 관직은 공보(公輔)에 이를 것입니다.” 


​3. 응거에게는 “당신은 62세에 시중(伯)에 임명되지만, 재앙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보다 1년 전에 흰색의 개 한 마리가 혼자에게만 보이고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4. 마지막으로 조표에게 “당신은 자기 봉국(藩國)에서 있다가 57세가 되면 병란(於兵)의 재앙을 당하게 될 것이니, 이 일에 대비해야만 합니다.” 


소름돋게도 이 예언(?)은 고대로 적중하게 됩니다. 


1. 조비가 226년 중병에 걸려 눕고는 “주건평이 말한 80은 낮과 밤을 구별한 수이구나. 나는 곧 죽을 것이다.” ​라며 조예에게 보위를 넘기고 승하합니다.


2. 하후위는 관상을 좀 믿었는지 49살에 연주자사가 되고는 12월에 병에 걸리니까 죽을 준비를 하고 기다립니다. 그런데 12월 30일이 되자 병세가 호전되니 얼씨구나 하고 주연을 열면서 “나의 병세가 나날이 좋아지고 있고, 내일 닭이 울면, 내 나이 50이 된다. 주건평의 경계는 무사히 지나갈 것이다.” ​라며 회포를 풉니다. 


**중국의 달력은 30일날이 끝입니다. 그래서 12월 30일 이후 31일이 아니라 1월1일 즉, 새해가 됩니다.


​밤이 되서 손님들이 돌아가고 하후위는 잠을 자다가 덜컥 병이 재발해서 닭이 울기 전에 사망합니다. 

 


3. 응거는 예언인 62살이 아닌 61살에 시중에 임명되어 궁에서 숙직을 하다가 돌연 흰 개 한 마리를 보게 됩니다. 그러자 주건평의 말을 기억하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에게 물어보지만 흰 개가 보이지 않는다는 답만 듣습니다. 그래서 응거는 죽을 것을 예상하고 사람들을 불러 여러 번 연회를 열고 지방을 돌면서도 주연을 하면서 즐겁게 말년을 보냅니다. 그리고 딱 1년 후인 62세에 세상을 하직합니다.


4. 조표는 57세에 초왕에 봉해지는데, 251년 왕릉과 영호우가 사마의에 맞서 반란을 일으키면서 조표를 추대했고, 진압되자 자살로 생을 마칩니다.


또 순유와 종요의 일화에서 주건평의 신묘함이 간접적으로 드러나기도 합니다.


순유가 먼저 세상을 뜨고 어린 아들만 남았으므로 종요가 순유의 집을 관리하게 되며 순유의 첩을 시집보내려고 합니다. 이 때 사람들에게 종요가 편지를 보내며 이렇게 말합니다.


"나와 공달(公達 : 순유의 자)은 일찍이 함께 주건평에게 관상을 보도록 하였는데, 주건평이 말하기를, ‘순군(荀君)은 비록 나이가 어리지만, 훗일을 종군(鍾君)에게 의탁할 것입니다.’라고 했습니다. 나는 그 당시 순유에게 농담조로 ‘그대에게 아무(阿騖)를 시집보내겠소.’라고 했습니다. 어떻게 그가 일찍 세상을 떠나게 될 줄 짐작하고 농담을 했겠습니까! 지금 아무를 시집보내려고 하니, 그녀가 좋은 곳으로 가도록 해주십시오. 주건평의 기묘함을 회상하니, 설령 당거(唐舉)나 허부(許負)라고 할지라도 또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주건평은 말의 관상도 잘 봤다고 하는데, 한편으로는 이게 맞춘건지 조비가(조비가 좀 청개구리인지 얌생이인지 이런 일화가 한가득이죠) 맞추게 만든건지 싶은 에피소드가 있으니.. 


조비가 외출을 하기위해 말을 고르는데, 고른 말을 보고 “이 말의 상을 보니 오늘 죽을 것입니다.” 라고 한 마디를 합니다. 조비가 그 말을 타려고하자 옷에서 싫어하는 향기를 맡고 조비의 무릎을 깨물어버립니다. 해서 빡친 조비가 이 말을 그냥 죽여버립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족집게 관상가도 틀린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왕창, 정희, 왕숙에 대해서는 관상을 점친 것과 다르게 살았다고 나옵니다. 대표적인게 왕숙인데, 바로 사도 왕랑의 아들입니다. 언제인지는 나오지 않지만 주건평이 왕숙의 관상을 봐주었고, 70은 살 수 있고, 관직은 삼공(三公)에 이른다” ​는 내용이었나 봅니다. 왜냐하면 왕숙이 62세에 큰 병에 걸리고 모든 의원들이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손을 떼자 주건평의 관상이 모두 실현되지 않았으니 내가 또 무엇을 생각 할 수 있겠소!” ​하며 부인에게 유언조차 남기지 않고 버티다가..



 

그대로 꼴까닥해버립니다. (유언은 남기지 어휴)


이상으로 삼국지, 무려 정사에까지 기술된 전설의 관상가 주건평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다음은 투표(3월 6일 새벽 3시50분 기준 3표로 동률이군요)에 따라 가장 많은 요청 인물을 할지, 생각해둔 오나라 인물을 할지 보겠습니다.


7 Comments
곰달다박 2018.03.06 07:4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 관상은 좀 웃기네여

럭키포인트 146 개이득

Kuat 2018.03.06 14:05  
[@곰달다박] 괜찮으시면 이런 기인열사를 간간히 올리겠습니다.
곰달다박 2018.03.06 16:17  
[@Kuat] 좋아여!
내가나다z 2018.03.06 08:02  
굿 ㅋㅋ

럭키포인트 576 개이득

순돌 2018.03.06 11:26  
중궈 특유의 허풍 아닐까

럭키포인트 370 개이득

Kuat 2018.03.06 14:04  
[@순돌] 삼국지 정사의 저자인 진수도 "<사기>의 저자 사마천이 편작, 창공, 일자의 전을 지은 것은 불가사의한 것을 포괄해 기록하고자 한 것으로 때문에 나 역시 이런 것을 기록했다"고 했을 정도니 뭐. 그 시대를 산 사람도 믿기 힘들었을 것이지만 사실은 당사자들만 알겠죠.

럭키포인트 231 개이득

물개 2018.03.06 11:28  
재밌어요

럭키포인트 780 개이득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