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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명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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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명화2

나에겐 두살터울의 형이있다
지금은 결혼을 몇달앞둔 필요이상으로 건강한 형이지만 어렸을때에는 몸이 약해서 늘 병원신세를 져야했다
그래서 어머니는 형의 병간호를 아버지는 돈을 벌기위해 지방으로 다니셨고
어린 나는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았다
어린 나를 집에 두고 병원과 일터를 다녀야하는 어머니는 늘 나에게 2천원을 주고 가셨다

그돈으로 나는 꼬마의 발걸음으로 30분은 족히 걸리는 동네에 하나뿐인 비디오대여점을 가서 비디오를 빌려보았다
처음에는 만화영화를 시작해서 이소룡영화와 성룡시리즈를 섭렵했고 헐리웃영화로 눈을 돌리때쯤이 내가 초등학교 고학년때의 일이다
그때쯤 비디오대여료가 천원더 비싸져서였을까 아니면 주머니사정이 여의치 않으셔서 였을까 어머니는 그전처럼 매일같이 돈을 주시지는 않았다
그렇기때문에 나는 토요일밤에 방영하던 '토요명화'를 손꼽아 기다릴수밖에 없었다

내 나이 또래의 개집인들은 잘 알것이다
토요일밤 11시쯤 티비에서 틀어주던 영화들은 어린 헐리웃키드의 마음을흔들어놓기에는 충분했다
영화가 시작하기전 아랑훼즈협주곡이 흘러나왔다
빰 빠바바밤 바바밤 빠라밤
그 음악이 흘러나오는 순간부터 가슴은 뛰기시작했고 처음보는 영화제목이 나올때는 기대감으로 보았던 영화제목이 나올때는 반가움으로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단순히 아랑훼즈협주곡이 내마음을 뜨겁게 만드는것은 아니었다

토요일밤은 일주일에 단한번 우리 네가족이 다모이는 시간이었기때문이다
지방에서 일하시던 아버지는 토요일 저녁쯤 집에 도착하셨고 입원한 형은 단하루 짧은 외출이 가능했기때문이다
영화가 시작하고 중반을 향해갈때쯤이면
아버지의 고단한 코골이가 시작된다
그 소리를 형과 키득거리며 따라하던게 생각이 난다
그리고 좀 더 시간이 지나면 형의 코~오하는 코골이가 시작되고 나는 어머니 옆에 더바싹누워 영화에 집중했다
그렇게 영화가 끝나면 언제 잠드셨는지 어머니도 잠들어 계셨다
그러면 나는 어머니의 콧바람을 이마로 맞으며 잠이들었다
그때의 토요명화는 나에게 보고싶은 아버지와 형을 불러오는 존재처럼 느껴졌다
그밤의 영화들은 내게 행복이었고
그밤의 코골이와 콧바람이 내가 영화를 좋아하게된 이유였다

나는 내게 질문했던 면접관에게 나의 행복했던 밤들에 대해 답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리 조리있게 말하지는 못했던것 같다
그리고 면접이 끝난후 나는 오랜만에 고향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해 가족과 저녁을 먹으며 그때의 얘기를 꺼냈다
아버지께서 말하셨다
항상 영화를 끝까지 다 보고 싶으셨으나 너무 피곤해서 항상 먼저 잠드셨다고
그날먹은 마늘장아찌는 유독 매웠던걸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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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omments
앙몬드 09.22 19:47  
나도 토요명화를 참 좋아 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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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모어 09.22 19:49  
3편 쓰시는 중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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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램파드 09.22 19:54  
[@노모어] 아 아뇨ㅎㅎ
그 이후로 운좋게 입사를 했고 3년정도 일하다가 지금은 부산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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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09.22 20:00  
필력 ㅗㅜㅑ...

토요일 밤에 하는 영화는 항상 기다려졌죠

어릴때 태풍이 상륙했을 때 부모님이 늦게오셔서 혼자 불을 환하게 키고 토요명화 보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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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반고기반 09.22 20:45  
간만에....개집에서  글 다운 글을 봅니다...잠시나마  어린시절의  추억으로  소환해줘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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