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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니 종현이가 자살한 원인이 우울증, 우울증을 겪어 본 사람으로써 글 한번 써본다 (스압, 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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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니 종현, 나랑 같은나이네.


니가 자살한다고 내 인생에 영향이 없을텐데, 나는 그냥 내 갈 길을 가면 될텐데, 왜 이렇게 슬픈지..


회사에서 밥먹다가도 핸드폰으로 니 소식을 수없이 접한다 종현아


영정사진속 밝은 니 모습을 볼 때마다 퇴근하는 버스 안에서, 지하철 안에서도 수없이 울컥하는게 왜 그런지 나도 모르겠다..


내 보잘것 없는 인생에서 종현이라는 올바르고 멋진 아티스트 때문에 혼자서 술 먹다가 울었다..


그저 올바른 그룹, 올바른 아티스트라고 나도 모르게 니가 스며든거 같다


왜 그랬니, 많이 힘들었니




나 역시도 20대 초반 때 우울증을 심하게 겪었어


햇빛이 싫었고, 엄마한테 암막커튼을 사달라고 졸랐지.


내 돈으로 사면 된다고?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으로 인해서 사회생활은 불가능했지


집앞에 편의점을 나가지도 못했다.


한 6개월동안 외출을 한 기억이 없네.


그 때 부모님을 참 많이 원망하기도 했어. 


내 옆에 부모님이 나 때문에 참 힘들어 하시는 모습을 봤지.



근데 우울증이 왜 무서운지 알아 얘들아?


부모님이 힘들어 하시면, 내가 변해야지 라는 생각보다는, 우울증을 겪으면 "내가 죽어야 부모님이 편해지시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리고 하염없이 소리쳤어, 부모님에게 주변사람들에게


대놓고 "나 우울증이야" 라고 말은 못하고, 돌려말했지. 나는 남자니까 남자다워야하니까 그깟 우울증에 사로잡히면 안되니까, 사회시선이 무서웠어


그 때문에 돌려서 계속 내 속내를 알려줬는데도 주변사람들 모두 그려려니 하더라고..


엄마는 내 이상징후를 느끼시고 외삼촌(엄마 친오빠) 에게 말해서 외삼촌 지인이 운영하는 정신과에 가보자 하더라고 


정신과에 처음 방문했는데, 무슨 설문조사 종이같은것을 주더라.


질문이 되게 유치했어, "본인은 아버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본인은 행복하다고 느끼십니까?"


대충 저런 질문들이 (몇개였는지는 기억안남 50~100개인가) 있더라고 


우울증이 무서운게 뭐냐면 종현이가 말한거 처럼 "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 힘들어, 


그리고 난 태어나지 말았어야 돼, 내가 없으면 우리 부모님이 더 행복해지실꺼야" 이 생각이 든다는거야 



우울증 걸려서 정신과 가도 별거 없다.


의사들은 정말 대충 진료하더라, "뭐 이런거 때문에 왔냐" 라는 식의 말투로 대충 진료한다. 


나는 그럴꺼 알고 있어서 설문지도 일반정신이상자 처럼 보이게 끔 적었다.



"당신에게 아버지는 어떤 존재입니까?" -> 슈퍼맨 같아요. 


라는 둥. 



구청에서도 자살방지 센터, 심리치료 같은 것도 가봤다.


엄마가 예약잡아놨다고 가자고 해서 억지로 끌려갔는데, 거기도 무슨 A4크기 종이 주면서 "본인의 인생에 대해 적어주세요 ^^"


라고 적혀있어서, "그래 시발 어차피 자살할껀데, 내 인생 한번 남겨보지" 라는 식으로 쭉 적어내려가니까 A4 빼곡히 한 페이지 다 채우더라. 



담당자한테 다 적었다니까 가져가더니 10분뒤에 상담실로 들어오래.


내가 그 당시 20대 초반이였으니까, 담당자는 20대 중후반처럼 보였다.


내 글을 읽더니 "오~ 개집님 정말 영화같아요~ 오~ " 별 쓰잘데기 없는 리액션만 해주고 공감대를 억지로 맞추려고 하더라.


이미 나는 사회랑 세상에 마음의 문은 닫았었기에, 담당자가 무슨 개수작인지 다 눈에 보였거든.


대충 비위 맞춰주면서 "아 그래도 상담자님이 해결해주셔서 좀 나아진거 같아요 ^^ (개수작부리지마 시바라, 어딜가든 똑같네)"


라고 생각하면서 자살의지를 확고하게 다졌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하루 빨리 이세상 떠나고 싶어서 자살방법 그런거 검색할 시간도 없었다 .


그냥 약국가서 "수면제 10통 주세요 ^^" 정상인인척 말했더니 약사가 "수면제는 처방전 없으면 안돼요"


순간 당황했지만 "아 제가 잠에 잠을 잘 못자서 ^^"


라고 하니까 약사가 "아 그럼 수면유도제라도 그릴까요? 몇통 드릴까요?"


나는 10통이면 고통없이 죽겠지 생각해서 "10통 주세요 ^^" 라고 했거든



그 때 약국에 사람이 많아서 나랑 대화하던 약사는 나에게 집중하지 않고 있었는데, 갑자기 내 쪽으로 몸을 휙 돌리면서


 "10통은 너무 많은데, 혹시 다른 생각하시는거 아니죠? <- (리얼 이렇게 말함. 너무 정곡을 찔려서 이 대사는 100%기억함)


나는 당황했지만 침착하게 "네 ^^ 그냥 정말 잠이 안와서요" 라고 하면서 10통을 사는데, 그 담당 약사가 나 나갈 때 까지 내 뒷통수에 레이져빔 쏘는게 


느껴졌음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수면유도제로는 뒤지지 않아요)



그리고 그 날밤, 수면유도제 10통을 , 아니 10각이라고 해야하나, 모두 털어 넣었다.








6 Comments
5Ha7z14f 2017.12.19 20:49  
지랄하고 자빠졌네
FHZyKp4e 2017.12.19 20:51  
마지막부분에서 씹주작 탄로났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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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GyoRR4 2017.12.19 21:01  
너보다 수백배는 더 많은 환자를 진료해본 의사가 더 잘 알겠지
심각한 우울증이면 문진길게 안하고 약처방 해준다
말은 안들어주고 약만 처방해줘서 지랄같음....
우울증 코스프레 하다가 진짜 우울증 걸리면 골로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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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WExY5m0 2017.12.19 21:15  
수면제 먹고 지금 글쓰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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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NvEYe 2017.12.19 21:24  
난 연예계 그런곳 관심도 없다 죽은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고
분명한 것은 글쓴이는 연예인은 아닐것이다.
일반인과 연예계서 잘나갔다는 연예인의 우울증은 분명 다른 성질의 것이다.
내가안다. 정확할지 모르겠지만 연예계 물좀 먹은 늠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그 우울증이란 뭔지 다 안다. 다만 까놓고 털어놓지 못한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얼마든지 미슷한 일이 계속 터질것이다. 그런곳이 연예계다.
obUlLBnQ 2017.12.20 01:01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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