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들 학교 선배 죠패버렸습니다 ;
고1 때까지 복싱했었습니다.
그러다가 내가 한국에서는 좀 하는 편이긴 한데 해외에서도 그럴 실력이 될까 ?
또 나는 그 부족함을 채울만한 열정이 복싱에 있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오랜 고민 후 그만두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공부만큼 1등이 아니어도 되는 게 없다고 느꼈습니다.
공부는 1% 아니 10%만 돼도 괜찮겠구나, 운동은 0.1%는 돼야 성공했다 하니깐요.
그래서 늦게 시작한 만큼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고 ... 저는 결국 재수를 했습니다 ㅠ.ㅠ
그리고 원하는 전공에 바라던 대학을 가게 됐습니다.
집에서도 엄청 좋아했고 저도 해냈다는 뿌듯함에 정말 기뻤습니다.
그러고 대학 생활을 시작하는데
여기가 내가 생각했던 곳이 맞나... 내가 현실감각이 부족했던 건가 싶더라고요.
운동에서만 선후배 기강 쎈 줄 알았지... 일반 대학에서까지 이럴 줄은 몰랐습니다.
지금부터 설명할 선배가 ... 며칠 전 제가 죷나 패버린 선밴데 ...
입학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저한테 몇 살이냐 묻길래 21살이라고 말했더니
"씨~발럼이 나랑 동갑인데 뭐 하다 이제 왔어~?"
이러더라고요?
당시 2018년도인데 지금이 08년도인가 싶고 아니 08년도에도 이랬나? 싶더라고요.
진짜 학교 다닐 때, 운동하는 애한테 괜히 약한 모습 보이기 싫어서 필요 이상으로 까불던 양아치들 생각이 나더라고요.
솔직히 괜히 찍히고 싶지도 않았고, 그냥 순탄하게 잘 다니고 싶어서 웃고 말았습니다.
그 뒤로 저만 보면 "여~ 빡대가리~" 이러더라고요.
그럼 주위 선배들이 "왜 빡대가리야?" 이러면 "나랑 동갑인데 재수함 쟤 " 이러고
몇몇 선배들은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하긴 했는데 앞에서만 알겠다 그러고 계속하더라고요.
근데 이게 대놓고 괴롭히는 것보다... 뭐랄까 사소하게 좆같달까...
참 많은데 하나하나 다 적기엔 좀 힘들고 가장 기억에 남는 괴롭힘이
과 내에서 친한 사람끼리 술자리를 갖게 돼서, 한잔하고 있었는데 술집에서 그 선배와 우연히 마주치게 됐었습니다.
서로 다 아는 사이기에 모르는 척할 수는 없었기에 인사를 했고 거들먹거리며 자리에 와서 바로 앉더라고요.
그러고 30분 정도 지나서 제 앞에 있는 물컵에 소주를 가득 주더니 "형이 준 거니까 마실 수 있지?" 이러더라고요.
근데 그때는 제가 표정 관리를 하지 못했어요, 주위에서도 "동갑인데, 무슨 형이야" "너 이런 장난 좀 그만 쳐" 이러면서 말렸었고
그 선배도 "아 장난이지~ 삐졌어? 아 장난인데 정색하네~" 이러고 그만하더라고요.
근데 그때는 평소처럼 엮이기 싫다 라는 느낌보다 내가 씨~발 왜 이러고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면서
저 새끼가 한 번만 더 지~랄하면 다 깨부셔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얼마 안 돼서 그 선배는 입대를 했고 휴가 나와도 저랑 엮일 일이 없다 보니 만날 일이 없다가
며칠 전 대학 선배 생일로 술자리에서 만나게 됐습니다.
그동안 괜찮았고 아무 생각도 안 했었는데 묘하게 그날은 얼굴만 봤는데도 짜증이 스멀스멀 올라오더라고요.
근데 여태껏 있었던 일과는 달리 저한테 안녕~ 이러고 말고 유하게 지내길래, 군대 가니 사람이 변했네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자기가 군대 후임 중에 복싱하다 온 애가 있는데 걔한테 좀 배웠다면서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혼자 주먹질을 허공에 하는데
왠지 느낌이 저 븅신 일낼 것 같더라고요?
아니나 다를까... 저한테 오더니 면전 앞에서 주먹질 하더니
"쫄았어? 빠르지 ㅋㅋ 안 때려 안 때려 쫄지 마~" 하면서 주먹으로 제 턱을 톡톡치더라고요.
근데 생각보다 냉정했던 것 같아요.
그냥 그럴 것 같았고, 이래야 저 씨~발 럼이 본분을 다한 것 같은 느낌?
표정 관리도 안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위 분위기도 좀 싸해지고 이목도 끌리는데
평소 웃던 제가 썩은 표정 지으니 불만이었는지 "ㅈ같냐? 귀엽네 ㅋㅋ" 하면서 볼을 꼬집더라고요 .
걍 바로 어퍼 꽂았습니다.
근데 꽂자마자 주위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와서 말리는 틈에 더 때릴 수도 없이 상황이 마무리됐는데
나중에 듣고 보니까 제가 한 대 칠 것 같아서, 본인도 모르게 막을 준비하게 됐었던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러고 선배들이 그 새~끼 진정시켜서 집 보낸다고 데리고 나갔는데
30초도 안 돼서 문 팍! 열더니 혼자 "야이 씨~발 럼아 일로 와" 하면서 성큼성큼 오더라고요?
어쩜 씨~발 하는 게 고딩 때 보던 양아치들이랑 다를 게 없던지
할 말도 없고
일어나서 앞에 딱 섰습니다.
그러더니 혼자 뭐 ㅈ같네 어쩌네 자기가 누군지 아냐고 뭐 그러길래
걍 팼습니다;
오긴 당차게 왔는데 왠지 말로 쇼부볼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자기 자존심은 챙겨야 하니까 말로 지~랄하다가 그래도 내가 장난이 심해서 네가 화난 거니 이해는 한다, 그래도 네가 그럼 안 되지 이런 느낌?
들어 봤자 되풀이될 것 같아서 그래서 팬 것 같아요.
한 ... 두 대?쯤 팰 때 그래도 배우긴 했는지 자세 잡더라고요?
동네 체육관에 가면 시작한 지 이틀 된? 자세 있죠?
어깨 경직되고 목각 인형이 원 투...치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서너 대 더 팼습니다.
뭐 물론 또 주위에서 우루루 몰려와 말려서 죽을 때까지 패지는 못했어요.
그렇게 말리는 분위기 속에서 저한테 너 씨~발 고소할 거라고 그러길래
하라 했습니다.
솔직히 깽값주는 한이 있더라도 한 번 더 그러면 팰 생각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얼마나 바라던 대학 생활인데 그걸 돈 몇 푼에 참을 생각하니까 시간이 너무 아깝더라고요.
절대 모든 일을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스타일이 아닌데 이번은 절대적으로 예외라고 생각했습니다.
고딩 양아치의 정신을 가진 스물한 살한테는 어른스러운 방법이 안 통하더라고요.
근데 일은 의외로 잘 풀렸습니다.
군인 신분에 쌍방 폭행은 영창이라고 그래서 고소를 못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대학 내에서도 소문이 워낙 안 좋아서 다른 선배들이 고소하면 그간 네가 한 짓들 문제 삼을 거라고 그래서
고소는 시도도 안 하고 다시 군대로 돌아간 거로 압니다.
근데 제가 '때려야 되겠다' 라고 생각을 했을 때, 깽값 걱정 대신했던 건 대학 생활이었습니다.
날 폭력적인 사람으로 보면 어떡할까, 선배를 팬 나쁜 놈이라고 보면 어쩌지.
전 복싱할 때도 체벌이랍시고 아무렇지 않게 하던 폭력들도 소름 끼치게 싫었기에
조금이라도 폭력적인 이미지를 주고 싶지 않아서 운동했다는 이야기도 대학 가서 안 했었습니다.
근데 정말 감사하게도 세상은 그렇게 저에게 관심이 있지 않았습니다.
딱 며칠 시끄럽더니 잠잠하더라고요.
또 나쁜 말도 그렇게 많이는 없었고
물론 몇몇 선배는 아무리 그래도 말로 해야지 사람을 왜 때리냐며 뒤에서 말한 것 같긴 한데
제 앞에서 말은 안 하더라고요?
그 선배 소식은 아직까지 잘 모릅니다, 아 sns는 언팔한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속도 시원하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근데 문득 드는 걱정이
나중에 진짜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 '저놈보다 똑똑하고 악랄한 놈이 날 괴롭히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싶네요.
그때는 지금처럼은 절대 하지 못할 것 같고, 다들 그럴 때 어떻게 하셨고 어떻게 하실 건가요?
정말 지혜로운 방법이 있을까요...
아마 저는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 했지만 그간 많이 스트레스받고 힘들었던 것 같아요.
분명 상황은 잘 해결됐는데, 새로운 곳에 가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가고 좋게 유지하는 게 무섭습니다.
검게 젖어버린 나무가 돼 버린 기분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