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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인생 실패한것같은 한심한 놈

j0tcA3uo 26 741 10

내 이야기다


올해 30이고 곧 31살이 되겠지

그동안 개인적으로 실패만 쌓여온 인생이라 생각한다


대학도 재수해서 갔고 본가는 지방인데 굳이 서울로 진학해서 부모님 돈도 많이 썻지

대학때 공부 열심히 하는 조건으로 알바같은거 안해도 되도록 지원해주시기도 하셨으니 부모님돈 상당히 많이 썼다

내가 사치하거나 술담배 하는 성격이 아니라 그나마 좀 낫긴 했지만 그래도 많이 썼다

금수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집안이 좀 넉넉했던 집안이라 돈좀 쓴것까진 그나마 괜찮았다


20대 중반 대학 졸업 전후로 창업을 했다

결과적으로 잘 안좋게 끝났다

금전적으로 손해는 안봤지만 그래도 인생 2년정도 쏟아 부었다

경험이니 어쩌니 해도 어쨋든 실패로 끝났다


그 이후에 개인적으로 하고싶던 일이 있어 서울 자취방에서 일했다

법인내고 하는 사업은 아니지만 사업의 일환으로 생각했다

그것도 한 2년 넘게 했다

결과는 처참하진 않지만 이렇다할 성과도 없다

지금도 하고있는 일이라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솔직히 결론은 실패다


그러다 보니 30살이 됐다

아니 30살이 다 지나갔다


그렇게 지내던 중에 몇일 전 문득 내 인생은 실패만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물론 이미 알고있었다

다만 애써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으로 그 현실을 희석해왔던것 같다

알고있던 사실을 더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나니 그동안 나를 지원해주셨던 가족이 떠오르더라


넉넉한 형편이지만 두 아들 서울생활 지원해주신다고 딱히 편하게 지내진 못하신 부모님..

그저 나는 병신이 부모 잘만나서 30평생 분수에 넘치는 호의를 누리고 살았던것 같더라

그런데 그 반대로 생각해보니 부모님은 자식 잘못 만난 죄로 아직도 편하게 누리지 못하시고 있는 중이더라


몇일 전 생각이 여기까지 이르니 왈칵 눈물이 나더라

너무 죄송해서. 나를 믿어준 가족에게 너무 미안하고 내 인생이 한심하고 차라리 내가 없었다면 우리 가족이 더 편했을텐데 싶어서 ..

진짜 자취방에서 서럽게 엉엉 울었다

자취방에 내가 병신같이 우는걸 보는 사람이 없다는게 참 감사하더라


처지를 비관해 자살하는 사람들은 이런심정인가 싶기도 했는데

솔직하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나는 죽고싶다기보다 이렇게 살고싶진 않았다는게 더 맞는것 같다


그래서 이제 현실을 받아들이고 본가로 내려가려고 한다

집 계약이 두어달 남아서 그동안 서울생활 정리하고 내려가려고 한다

그동안 서울에서 고마웠던 사람들에게 연락이나 돌리려고 생각해보니 예전여친이 제일먼저 떠오르더라

그래서 오늘 망설이다 인스타 디엠으로 연락해봤다

고맙다는 말이 너무 하고싶어서


근데 진짜 너무 고맙게도 반갑게 답장해주더라

그 답장 보는데 이렇게 좋은사람들한테 둘러 쌓여서도 나는 이렇게 병신같이 살았나 싶더라

그나마 전여친은 요즘 하는일이 잘 되고 있는중이라 잘 지내는것같아 그게 위로가 되더라


난 원래 요즘 소위말하는 ㅆ인싸 까진 아니었어도 술자리에서 분위기 메이커 하던 밝은 성격이었다

근데 요즘은 술자리 같은거 은근히 거절하는 빈도가 높아졌다

자격지심 같은거겠지만 그냥 나름 열심히 살아가고있는 친구들 보면 내가 한심해서 견딜수가 없다


그래서 서울생활 정리할동안 고마운사람들 한번씩 만나고 나서

본가로 내려가면 적당히 취업해서 회사다니려고 한다

이미 나이가 30살이라 좋은곳은 못가겠지만 적당히 월급 주는곳 가서 일해서

받는 월급으로 부모님 맛있는것좀 사드리고싶다

그리고 그동안 정말 감사했고 죄송했고 이젠 좀 쉬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어쨋든 본가에서 취업전까지 놀수는 없어서 유튜브 채널 하나 만들었다

이걸로 소소하게라도 수익생기면 부모님 다 드리고싶다


몇일 뒤에 어머니가 서울놀러 오신다고 하셨다

내가 서울생활 얼마 안남은거 아셔서 내가 집 정리하기 전에 서울에서 나랑같이 구경도 좀 하시고 그러기로 했다

부모님도 많이 늙으셨던데 아직 나랑 놀러다닐 수 있으셔서 그건 참 다행이다 싶다


글 쓰다보니 의식의 흐름대로 쓰게 되서 앞뒤가 좀 없다

그냥 하소연하고 싶었다

여긴 익게고 내가 누군지 아무도 모르니 마음 편하게 하소연 한것같다

다들 알아서 잘 하겠지만 열심히 살자

나는 내 30년 인생 실패를 인정하고 본가로 가서 부모님 잘 모시면서 살게

26 Comments
nFWfm1g9 2018.11.16 16:32  
아직 시기가 안맞았을 뿐이지 넌 뭘 해도 언젠간 성공 할 것 같다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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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37FDuIE 2018.11.16 16:45  
[@nFWfm1g9] 고맙다 진짜로. .
근데 이제 그냥 매사에 자신감이 좀 많이 떨어진것 같다
멘탈이 회복되면 너 댓글을 보고 다시 열심히 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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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ieYsQA 2018.11.16 16:35  
형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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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37FDuIE 2018.11.16 16:46  
[@DIieYsQA] 고맙다 ㅎㅎ 형이라는거 보니 나보다 어린것같은데
후회없이 열심히 살아 ㅎㅎ
l0hmoQhb 2018.11.16 16:4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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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rsZk6r 2018.11.16 16:47  
일단 정신상태가 매우 옳바르다 뭘해도 될거다 힘내라
몇일 -> 며칠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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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37FDuIE 2018.11.16 16:47  
[@aBrsZk6r] 그런거 틀린줄도 모르고 글썻네
좋은말 고맙다
gnoLpd7Z 2018.11.16 17:27  
[@aBrsZk6r] 옳바르다 -> 올바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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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7FIbeHQ 2018.11.16 16:47  
영원한 실패도 성공도 음는거 아니갠나 ㅡ.ㅡ
어디가스 자기자리에스 채선을 다하믄 그걸로 댄거 같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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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37FDuIE 2018.11.16 16:48  
[@z7FIbeHQ] 안녕하새오 ㅡ.ㅡ
Dluiq3r8 2018.11.16 16:56  
나도 4-5년 전까지만해도 되는거 없고 극단적 생각까지 해봤는데

그래도 꾸역꾸역 살다보니까 어느새 가족도 지원해주고 어느정도 주위에서 부러워하는 위치로 올라왔다.

포기만 안하면 해뜰날 오니까 맘 굳건히 먹어라! 할 수 있을거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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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37FDuIE 2018.11.16 17:18  
[@Dluiq3r8] 진찌 고맙다
나도 다시 멘탈이 돌아오겟지
요즘 특히나쁜거겟지 뭐 ㅎㅎ
sgfTS90U 2018.11.16 17:03  
성공도 실패해본 사람이 하는거라 생각한다.

글쓴이야 힘내자 주변에 아직 좋은사람 있고 부모님도 다 계시잖아 아직 어리다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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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37FDuIE 2018.11.16 17:19  
[@sgfTS90U] 부모님한테 잘해야겟다는 생각이 제일 많이든다 ㅎㅎ 고맙다
3D9puAG0 2018.11.16 17:05  
반갑다 너랑 동갑인 사람이다
나 역시 지금껏 살아온 게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현재도 고군분투중이고
그래서 어느정도 공감도 된다
그러나 실패든 성공이든 그건 마지막에 판가름나는 거라고 생각한다
정말로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언어유희일 수도 있지만 너는 실패한 게 아니라 성공으로 가는 과정인 거다

내가 힘들 때마다 항상 마음 속으로 떠올렸던 말이 "콘크리트 속에서도 피는 꽃은 피는 법이다." 이거다
언젠가 너도, 나도 각자의 꽃을 피울 때가 오리라 믿는다
아직 그 계절이 오지 않았을 뿐
그때까지 포기하지 말고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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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37FDuIE 2018.11.16 17:42  
[@3D9puAG0] 나도 결국 다시 뭔가 하겟지 ㅎㅎ
다만 지금 되게 힘드네
고맙다 너도 열심히 잘 샬자
AsZMaeQ7 2018.11.16 17:08  
솔직히 실패라고 할만한것도 안보인다. 성공이라 부를만한게 없었을뿐인데 인생자체를 실패했다고 생각하는거보니 실패하긴했구나.  그런 마인드로 살면 잘살아봐야 딱 그수준으로밖에 못살것같구나...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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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37FDuIE 2018.11.16 17:43  
[@AsZMaeQ7] 그래 이런쓴소리도 필요하겟지
고맙다
yIBICqPp 2018.11.16 17:17  
우리 형 얘기 해줄게 우리형이 학창시절땐 공부도 안했고 대학도 돈만 주면 가는곳 가서 자퇴하고

 27살에 결혼했거든 지금 34살이고

결혼할때 아무것도 없었어 집도 돈도 아무것도 결혼도 엄마가 시켜줬고 우리집에서 생활했지

형이 결혼하기 전에 굴삭기 몇년 하다가 안맞는다고 접고 결혼 할 당시에 아마 백수였나? 공장다녔다 그런데

암튼 공장은

2교대하는데 그때 월급 250?되려나 그랬고

그러다 1년정도 하고 그만두고

형수는 캐드하는데 강남 출퇴근 왕복 3시간 걸리고 버스에 자리도없어서 종점가서 앉아서 갔다

형은 공장 그만두고 형수 출근할때 들어오고 형수 퇴근할때 나가서 겜방가고 당구장가고 했다 이것도 거의 1년을..

그러다 형수가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몸이 안좋아져서 한번은 기침하다가 갈비뼈도 나간일이 있었지

그때 형수네 부모님이 건강식(허x라이프)을 줬는데 그게 효과가 직빵이라 건강이 많이 좋아졌어.

그러다가 그거로 사업하자!이러고 형이랑 형수가 뛰어들었지 1년?2년? 했나? 했을거야

결과는 망했지 다단계니까 효과는 좋아도 판매방식이 다단계라..

그것도 다 엄마가 지원해줬던것들

그런데 지금 잘산다.

법 관련해서 영업 뛰는데 하는만큼 버는일이라 그 일 시작하고 처음 1년은 아무것도 못하고

다음해에 8천 그다음 1억2천 그다음 1억 8천 올해 2억 정도 수입 예상한다고 하드라

영업일이라 처음에 엄청 거부?? 라고해야되나..그런일도 많았는데

 다단계 하면서 주변에서 받던 취급?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 견딜만했고

또 영업뛰는 곳이 건설현장같은곳이 많은데 자기가 굴삭기 했던일이 그렇게 도움될줄 몰랐다고 하더라

자기랑 같이 일하는사람들은 그런 경험 해본적이 없을테니까 자기한테 엄청 큰 메리트가 됐다고 현장 내부 사정을 그래도 잘 아니까

그런얘기하면서 자기가 여테까지 실패했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다 도움되는 일이었대

너도 그럴꺼야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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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37FDuIE 2018.11.16 17:44  
[@yIBICqPp] 고맙다 이런 좋은말들이 위로도 되네
8Nj6kenr 2018.11.16 18:22  
그걸 모르는 사람도 많은데 이렇게 알고 또 다른 앞길을 찾아 나가네. 멋지다고 봐. 성공이 효도가 아니라 부모님을 생각하는 네 마음이 진정한 효도라고 봐. 네 속내를 아시면 무척 기뻐하실꺼야. 부모님은 널 물질로 키운게 아니라 마음으로 키우신거니깐. 하는 일 잘 됐으면 좋겠다.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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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37FDuIE 2018.11.16 22:11  
[@8Nj6kenr] 고맙다 ㅎㅎ 여기서 좋은말 많이듣고가네
3uZvSxVg 2018.11.16 18:30  
힘내 친구야 나도 너보다 더하면더했지 덜하진않을거야 봄은 올테고 꽃은 피겠지 걱정마

럭키포인트 1,222 개이득

B37FDuIE 2018.11.16 22:11  
[@3uZvSxVg] 멘탈다시 돌아오겟지 ㅎㅎ 고맙다
FY6EjsiO 2018.11.16 21:05  
아자아자 뽜이링이다 친구야 !!!


부산에서 격하게 응원한다 !!!!!

럭키포인트 3,372 개이득

B37FDuIE 2018.11.16 22:11  
[@FY6EjsiO] ㅋㅋ 나도 본가가 부산이다 너도 잘되길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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